
- 동방문화의 중요성에 대해 말씀해주십시오.
▲ 저는 제22회 행정고시 출신으로 교육인적자원부, 동우대학 총장과 한영외고 교장 등 교육계를 두루 거치고 대학원 과정만 있는 대학원대학교, 특히 동방문화라는 학문은 굉장히 새로운 분야의 학교 입니다. 제가 온지 4개월 됐습니다. 저도 학교에 와서 동방문화에 대한 중요성 역사적인 배경, 요즘 국내에서의 연구 의미 등을 설명하는데 더 많은 시간을 할애한 이유 역시 그 때문입니다.
꼭 불교정신이 아니더라도 우리 민족에 내재된 문화라는 것이 있잖아요. 우리나라가 이런 부분에 더욱 주력해야 한다는 생각을 합니다. 특히 지금은 전 세계적으로 동양사상이 주목받기 시작하는 때이기도 하니까요. 동양적인 것 중에서 우리민족이 하나하나 뿌리를 찾아가는 작업을 해 나가는 과정이 필요하고, 저와 우리 대학교가 학문을 통해 그런 역할을 하는 것이라고 봅니다.
동방문화대학원대학교는 네 개의 과를 중심으로 학교를 특성화시켜 ‘동방학’ 하면 동방문화대학원대학교를 떠올릴 수 있도록 학교의 정체성을 확립하는 것을 최대의 목표로 삼고 있습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총장의 임무가 막중하다고 할 수 있지만 총장 책임이 제일 무거워도 혼자 할 수 있는 일은 아닙니다. 하지만 혼자 하면 금방 뭔가 되는 것 같이 보여도 그 대표가 사라지고 나면 다시 옛날로 돌아가 버립니다. 시간이 걸리더라도 학교 모든 구성원의 소통과 이해를 바탕으로 학교 특성화의 뿌리를 내리도록 하는 것이 총장으로서의 책무이자 사명감입니다.
- 학교의 규모는.
▲ 총 정원 210명의 석사 및 박사, 석·박사통합과정으로 구성된 동방문화대학원대학교에는 현재 문화예술콘텐츠학과와 불교문예학과, 자연치유학과, 미래예축학과 등 네 개 학과가 개설 돼 있습니다.
문화예술콘텐츠학과에서는 문화예술과 문화융합콘텐츠디자인, 옻칠조형, 회화예술 등을 다루며 불교문예학과에서는 불교역사철학과 불교문화와 불교예술 불교 상담심리 등을 연구합니다. 자연치유학과에서는 명상상담과 영성상담 요가치유 피부미용치유, 자연양생 등을, 미래예측학과에는 특히 최근 많은 관심이 집중된 명리 인상, 풍수 용합, 주역 철학 동양철학 등을 연구하고 있습니다.
동방대학원대학에서는 동양철학이나 동양사학, 불교대학원 등은 타 대학에서도 접할 수 있지만 동방문화를 전문 적으로 연구하는 곳으로는 동방문화대학원대학교가 유일하다는 자부심을 갖고 있습니다.
우리 학교는 지금까지 박사 300여 명 석사100여 명 종 400여 명이 학교를 통해 배출 했습니다.
- 동방문화대학원대학교 교육적 장점에 대해서
▲ 모든 학문이 동양의 문화를 다루고 있다는 점에서 그 자체가 학교의 경쟁력이 되지만 특히 문화예술콘텐츠학과의 옻칠조형이나 옻칠예술 등 옻칠 분야는 동방문화대학원대학교가 큰 강점을 보이는 부분 중 하납니다. 중국에서 연구비를 지원받아 옻칠 연구를 하러 온 중국의 연구원들도 상당수입니다. 문화예술콘텐츠학과의 특성 자체가 우리나라의 전통문화, 전통예술을 현대화하여 세계에 알리자는 취지를 갖고 있기 때문에 옻칠 분야에서 나타내는 이러한 성과는 상당히 고무적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옻칠은 우리나라, 일본, 중국에만 있는 문화입니다. 국내에서는 과거 사치품으로 분류돼서 금지가 되는 바람에 발전이 안 됐을 정도로 고급스러운 문화죠. 명나라 때<휴식록>이라고, 옻의 바이블이라고 불리는 고전이 있는데 이를 이론적으로 강의할 수 있는 유일한 분이 중국의 청화대에서 박사학위를 받은 우리 학교의 권순섭 교수님이에요. 권 교수 강의 때문에 중국의 연구자들이 우리 학교를 찾는 이유입니다.
중국뿐만 아니라 태국, 베트남 등에도 국립 전시관이나 연구소 등이 있을 만큼 동양에서의 옻칠 문화가 갖고 있는 위상은 대단합니다. 그만큼 동방문화대학원대학교가 갖고 있는 옻칠 분야에서의 강점은 앞으로도 낙관적인 전망을 가능하게 합니다.
다만 옻칠 분야 외에도 모든 연구 분야가 동양에서 최고의 성과를 나타낼 수 있도록 학교 특성화에 주력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옻칠 전공이 속한 문화예술콘텐츠학과뿐만 아니라 최근 서점에서 가장 많이 팔리는 책이 풍수나 주역일 만큼 사람들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미래예측학과의 전망 역시 낙관적입니다.
- 학교와 총장님의 미래비전에 대해 말씀해 주십시오.
▲ 내년부터는 대학원대학교의 평가가 진행될 예정이기 때문에 저는 올해 안으로 동방문화대학원대학교의 기초와 내실을 확실히 닦는다는 계획을 세워놓고 있습니다. 이를 통해 내년에 좋은 평가를 받고 그로 인해 동방문화대학원대학교가 우리사회 속에서 확실하게 자리 잡을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저의 재임 중 가장 시급한 계획이자 목표입니다.
사실 국내에만 40개가 넘는 대학원대학교가 있지만 아직 제대로 자리를 잡은 곳은 많지 않습니다. 학부 과정이 없고 석·박사 과정으로만 이뤄져 있으니 학생수가 적어, 재정적인 자립을 하지 못하는 학교들도 많습니다. 그러니 이제 설립 10년 차에 접어든 동방문화대학원대학교도 어려움들이 있습니다.
취임 초기나, 그리고 올해와 내년에도 저의 첫 번째 목표는 무조건 우리 대학이 동방문화의 산실로 자리 잡을 수 있도록 만드는 것입니다.
두 번째 목표는 학교의 실질적인 자립이겠죠. 이를 위해서는 외부 프로젝트도 많아야 하고 교수의 연구력 재고와 우수한 학생들 유치가 필요합니다. 임기 4년 동안 모든 게 이뤄질 수 없겠지만 최소한 제가 그 터전은 만들어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전문대학원대학교의 특성상 학과의 수가 지나치게 많아도 좋을 것이 없다는 것이 저의 생각입니다. 학과 규모는 지금의 네 개 학과로 유지하되 다만 현재 12명에 불과한 석사과정 정원을 늘려서 학생 수를 약 3백 명 정도로 늘릴 수 있다면 조금 더 발전적인 학교의 모습을 그려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 학생 중심 교육으로 사회가 필요로 하는 인재 교육을 위해서는?
▲ 요즘 총장으로서나 개인적으로나 동방문화에 푹 빠져 있습니다. 학교 교수님들로부터 듣는 설명과 이야기들도 너무나 흥미진진하고 제가 요즘 즐겨 있는 책들도 <조선상고사>나 <손자병법>, <요동사>, <사기> 등입니다. 한 번씩은 접했던 책들이지만 동방문화대학원대학교 취임 후 다시 읽기 시작했고 그렇게 마주한 내용들은 새삼 달리 보입니다.
동방문화대학원대학교에는 게스트하우스가 하나 있습니다. 기숙사는 아니지만 지방에서 온 학생들이 주로 이용하고 있습니다. 다른 대학에 없는 특수 분야의 전공이다 보니 대중적인 인지도는 낮아도 해당 분야에 관심 있는 사람들이 전국에서 많이 찾아오는 편이고 그만큼 지방 학생의 비율50% 이상으로 타 대학에 비해 높습니다.
오랜 기간 교육계에 몸 담아온 저는 교육철학은 학생 중심의 교육입니다. 교육의 가능을 크게 두 가지로 본다면 하나는 개인의 인격 완성과 자아실현이고 또 하나는 이를 바탕으로 국가와 사회가 필요로 하는 능력과 기술을 기르는 것입니다. 결국 인성을 키워주고 국가와 사회가 필요로 하는 인재를 길러내는 것이 교육의 역할인데, 특히 요즘 사회에서는 유용한 사람, 쓸 만한 사람을 만들어내는 교육이 중요합니다.
인성 함양과 자아실현이 옛날만큼 중요하지 않다는 것이 아닙니다. 다만 사회가 다양해진 만큼 학생들이 가진 다양한 특성이 발현되어야 하고, 다양한 인재를 만들어 내려면 무엇보다도 학생 특성 중심의 교육이 되어야 한다고 봅니다.
새로운 분야를 만나게 된 설렘과 앞으로의 변화에 대한 기대감이 큽니다. 저의 교육철학과 오랜 교육 현장 경험은 동방문화 연구라는 특수한 영역을 만남으로써 더욱 노련하게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을 갖고 있습니다. 앞으로 학과 특성화에 따른 집중화, 동방문화의 계승을 통한 선도학문 구축의 전문화, 특성화 분야에 대한 관련 산업 협력체계를 강화하는 연계화, 경쟁대학 사이에서 비교 위를 지속하는 차별화를 통한 동방문화 창달, 전통 문화의 현대화, 세계화로 인류 공동체 발전에 기여하는 대학원대학교를 목표로 발전 했으면 합니다.
chanho227@ilyoseoul.co.kr
박찬호 기자 chanho227@ilyo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