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정배發 신당창당’ 밑그림 그려졌다
천정배發 신당창당’ 밑그림 그려졌다
  • 박형남 기자
  • 입력 2015-07-13 11:25
  • 승인 2015.07.13 11:25
  • 호수 1106
  • 15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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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뉴시스>

[일요서울 ㅣ 박형남 기자] 무소속 천정배 의원이 신당창당에 무게를 두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여의도 정가가 술렁이고 있다.

현재 천 의원과 함께 하는 인사들은 신당 창당에 방점을 찍고, 뉴DJ 영입에 나서고 있다고 한다. 4월 재보선에서 천 의원을 지원한 염동연, 이철 전 의원 등이 서울 영등포구 당산동에 사무실을 마련해 신당 창당 로드맵을 그리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특히 염동연, 이철 전 의원 등은 20대 총선에 출마하지 않을 방침이다. 전면에 나서면 ‘신당창당’ 기본 취지가 훼손되기 때문이다. 일부에선 ‘천정배 신당’에 대해 회의적인 시선을 보내기도 하지만 새정치연합 내 불고 있는 분당론과 새누리당 계파갈등으로 인한 분당 가능성까지 거론되면서 상당한 폭발력을 발휘할 것이란 전망도 만만찮다. 정계개편 핵뇌관으로 부상하고 있는 천 의원의 신당 추진 막후를 살펴봤다.


‘뉴DJ+개혁적 성향’ 인물 영입 대상 1순위

‘광주의 천정배’ ‘대구의 유승민’러브콜


정치권은 양당제로 갈등을 중재할 제3세력의 부재를 느끼고 있다. 국민들의 피로감도 가중되고 있다. 이렇다 보니 20대 총선을 앞두고 이런저런 각본과 시나리오가 회자하고 있다.
 
‘새누리당 비박 중심의 신당’, ‘새정치민주연합 비노 중심의 신당’, ‘비박-비노 제3지대 신당 창당’ 등의 다양한 정계개편 구상이 흘러나고 있다. 이런 정계개편 구상에 대해 대부분 ‘구상’만 있을 뿐 ‘실체’는 없다는 지적이다.

수도권 방점 두고
호남에 읍소 전략

‘신당창당’이 정치권의 핫이슈로 떠오르면서 최근 무소속 천정배 발 신당창당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당초만 해도 천정배 발 신당 창당은 호남 신당으로 국한됐다. ‘뉴DJ(고 김대중 전 대통령)’, 즉 호남을 중심으로 개혁적인 젊은 인사들을 키우겠다는 의도가 짙었다. 이 때문에 야권에서는 천정배 신당이 실패할 것으로 내다봤다. 한 야권 인사의 말을 들어보자.

“현역 의원들이 참여하지 않은 이상 신당이 동력을 얻기는 힘들다. 이 때문에 정동영 전 의원 등 기존 정치권 인사들과의 연대설이 나오는 것만 봐도 ‘뉴DJ 발굴’과는 무관한 길을 갈 것이다. 더구나 야당도 인재발굴에 나서고 있는 이상 20대 공천에서 떨어진 인사들이 신당에 합류할 수밖에 없다. 따라서 천 의원의 신당창당은 ‘야권 분열’만 야기시킬 뿐이다.”

하지만 야권을 중심으로 각종 신당창당 얘기가 흘러나오면서 상황은 정반대로 흘러가고 있다. 정대철 상임고문의 중도 수권 정당, 박준영 전 전남지사 중심의 구민주계 인사 중심이 된 합리적 개혁정당, 김한길 의원의 중도개혁 정당 등 야권발 신당창당 얘기가 끊임없이 흘러나오고 있는 것. 여기에다 새정치연합 전직 당직자 50여 명이 탈당하면서 야권 신당론이 힘을 받고 있다.

심지어 ‘천정배-정동영’ 연대설까지 불거져 나오고 있다. 재보선 패배 후 중국으로 떠났던 정동영 전 의원이 귀국하면서 정치적 고향인 ‘전주 덕진’에 출마할 것이라는 말이 나오고 있다. 따라서 ‘전북-정동영, 광주·전남-천정배’ 역할 분담을 통해 호남 발 신당창당을 추진할 것이라는 얘기가 끊이지 않고 있다. 하지만 ‘천정배-정동영 연대’에 대해선 일단 부정적 시각이 존재하고 있을 뿐 아니라 야권 내에서 거론되는 신당파와 함께 손을 잡을지 여부도 불투명한 상황이다.

이런 가운데 천 의원 측에선 신당창당에 대한 구상을 어느 정도 마친 상황이다. 특히 이들과 손을 잡는 것에 대해선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강조한다. 그러다 보니 정대철 고문 등 신당창당을 갈망하는 인사를 통해 조언을 들을 뿐 함께 가지는 않을 것이라는 게 천정배 신당창당 작업에 관여하고 있는 한 인사의 전언이다. 구세력과는 가지 않겠다는 의미다. 이와 관련, 천 의원과 함께 하고 있는 한 인사는 이렇게 말했다.

“천 의원은 호남 중심이 아닌 수도권 중심의 신당창당을 추진하고 있다. 게다가 온건한 진보, 개혁적 보수 정당을 중심으로 좌우도 아닌 ‘원칙, 정의’를 추구하고 싶어한다. 호남은 이미 새정치연합으로 안 된다는 여론이 확산됨에 따라 수도권 지역에 후보를 내고, 전국정당화를 위해 호남에서 힘을 보태어 달라는 구상이다. 이미 수도권에 30, 40, 50대 세력을 모으고 있다. 그렇지 못할 경우 호남 중심으로 후보를 내거나 무소속 연대를 추진할 수도 있다. 현재로서는 모든 가능성이 다 열려 있다.”

하지만 여전히 의구심이 남아 있다. 과거 새정치연합 안철수 의원이 신당창당을 추진하려 했으나 ‘인물 부재’로 인해 신당창당이 무산됐다. 결국 당대당 합당을 통해 새정치연합에 흡수됐다. 사실상 천 의원도 신당창당 동력을 잃을 것이라는 주장이 존재하고 있다. 현직 의원들이 참여하지 않은 이상 전국적 바람은커녕 호남 지지조차 받을 수 없겠느냐는 회의론이다.

이에 대해 신당창당 작업에 합류하고 있는 한 관계자는 “정치권 인사들 중에서도 개혁적인 성향의 인사들을 영입할 수 있는 것 아니겠느냐”며 “코드가 맞는다면 영입하거나 구애작전을 통해 데리고 올 수도 있는 것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천 의원이 지난 9일 “사퇴한 새누리당 유승민 전 원내대표와도 함께 할 수 있다”고 말한 것과 일맥상통한다.

개혁적 여권인사 OK
갖가지 시나리오 난무

이와 관련, 정치권에선 현실적 가능성이 떨어지지만 불가능한 시나리오는 아니라는 말이 흘러나오고 있다. 여당 내 합리적인 개혁세력인 ‘대구의 유승민’과 ‘광주의 천정배’가 연대해 영호남을 아우르는 신당을 만들 수 있다는 논리다.

실제 새누리당 유승민 전 원내대표는 현 권력인 박근혜 대통령에게 ‘배신자’로 낙인 찍혔다. 이렇게 된 이상 20대 공천을 받지 못할 수도 있다는 여론이 팽배하다. 청와대에서 어떤 방식으로든 유 전 원내대표가 공천을 받지 못하도록 ‘방해공작’을 펼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럴 경우 유 전 원내대표는 탈당을 한 뒤 무소속 출마를 강행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이러다 보니 천 의원과 유 전 원내대표가 연대전선을 구축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것이다.

더 나아가 정치권에서는 유 전 원내대표가 원내대표 직을 던진 이후 다음 타깃은 김무성 대표라는 말이 심상찮게 흘러나오고 있다. 서청원·이정현 등 ‘친박’ 최고위원을 비롯해 김태호·이인제 등 ‘범박’(범박근혜)계 최고위원들로 둘러싸여 고립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그래서일까. 일부에선 ‘당 대표지만 20대 공천을 받지 못할 경우 탈당을 선언, 천 의원 신당에 합류할 수 있는 것 아니냐’는 추측성 얘기까지 나오고 있다. 18대 총선에서 공천을 받지 못한 김 대표가 새누리당을 탈당해 무소속 출마를 선언해 당선된 전례가 있다. 특히 김 대표 주변에서는 종종 YS(김영삼)-DJ(김대중)로 인한 지역갈등을 봉합하기 위해 ‘영호남 화합이 최종 목표’라는 말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럴 경우 ‘영호남 화합의 아이콘’으로 성장할 수 있다. 천 의원으로서도 손해볼 장사는 아니라는 게 정치권의 대체적인 시각이다.

이처럼 정치권에서 나돌고 있는 소문들이 과연 실현될지, 아니면 하나의 시나리오에 불과할지 여부는 좀 더 시간이 지난 뒤 구체화 될 것으로 보인다. 

7122love@ilyoseoul.co.kr

박형남 기자 7122love@ily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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