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의 꽃’ 빅 4 요직·경찰 요직 독차지
경찰관 간부들의 영남 지역과 경찰대 출신 편중 현상이 두드러지는 것으로 나타나 우려를 낳고 있다. 지난 9월 19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소속 박대해 한나라당 의원이 경찰청으로부터 제출받은 총경 이상 경찰 간부 615명 전원 인적사항자료 분석에서 나온 결과다. 여기에는 지난 9월 7일 단행된 치안정감과 치안감 등 경찰 수뇌부 인사 이후 19일까지의 인적 사항이 반영 돼 있다. 경찰간부 전원의 대학, 입직경로, 지역, 출신고교 등 인적 사항을 분석하고 공개된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주목을 끌고 있다. 이와 더불어 MB 정부에서는 대구·경북(TK) 출신과 고려대 인사들이 검찰 인맥의 중추를 형성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른바 검찰 실세로 대구·경북(TK) 출신과 고려대 인사들이 부상하고 있는 것. 검찰의 고위직 간부 인사에 이어 차·부장급 중간간부 인사에서도 대구·경북(TK) 출신이 요직을 꿰찼다. 경찰대 출신 독점 현상
총경 이상 경찰 간부 출신대학은 10명 가운데 3.5명이 경찰대 출신인 것으로 조사됐다. 총 217명으로 전체의 35.2%를 차지하고 있는 것. 그동안 꾸준히 지적돼 오던 경찰대 편중 심화 현상이 이번 자료를 통해 구체적인 데이터로 제시된 것이다.
출신대학별로 보면 동국대79명(12.8%), 한국방송통신대 51명(8.3%), 영남대 18명(2.9%), 전남대 17명(2.8%) 순으로 나타났다.
경무관급 이상 고위 간부 69명 중에서도 경찰대 출신이 모두 20명으로 전체의 29%를 차지해 가장 높은 비중을 보였다. 과거 총경 이상 경찰 간부의 중심축을 형성했던 경찰 간부후보 출신은 26명(37.7%)으로 경찰대 출신을 8.7% 근소한 차이로 앞서 있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결속력과 유대가 강한 경찰대 출신들의 독점 현상은 우려의 대상이라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출신대학별로 보면 경찰대 뒤를 이어 동국대 19명(27.1%), 한국방송통신대 8명(11.6%), 고려대 5명(7.2%), 경북대, 동아대, 영남대, 중앙대 각각 2명 씩(2.9%) 순이었다.
이번 자료에서도 나타나듯 전체 총경 이상 경찰 간부 출신 중 경찰대나 경찰 간부출신이 72.9%에 달해 경찰 간부들의 충원 통로가 다양하지 못하고 폐쇄적인 것으로 드러났다.
영남 지역 편중 현상
경찰대 출신 독점 현상과 더불어 영남 지역 편중 현상도 두드러지게 나타났다. 출생지별로는 자료가 공개되지 않아 출신고교 기준으로 자료가 분석됐다.
총경 이상 경찰 간부 중 서울이 92명(14.9%)으로 선두를 차지했고, 대구 69명(11.2%), 경남 66명(10.7%), 광주 59명(9.6%), 경북 47명(7.6%) 순으로 나타났다. 이같이 출신 고교별로 살펴보면 대구·경북(TK) 출신 간부가 모두 116명으로 다른 지역들을 앞섰다.
경무관 이상 고위 간부에서는 부산·경남(PK) 출신이 19명(경남 11명, 부산 8명), 대구·경북(TK) 출신이 13명(대구 10명, 경북 3명)이었다. 이처럼 영남 지역 출신이 69명 중 32명으로 전체의 절반 가까이를 차지해 특정 지역 편중 현상이 나타났다.
검정고시·방통대 출신 많아
총경 이상 경찰 간부 출신 고교는 검정고시 출신이 32명(5.2%)으로 가장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 순경 채용 기준이 고졸 이상인 것과는 달리 과거에는 중졸 이상이 기준으로 경찰 입문 후 승진 등의 필요에 따라 검정고시를 치룬 경우가 많았던 것으로 보인다.
대학별로는 한국방송통신대가 경찰대와 동국대를 이어 3위를 차지했다. 방통대 출신이 51명으로 8.3%를 차지한 데에는 간부 모집 후보 기준이 고졸이상으로 경찰 간부로 경찰에 입문한 후 방통대를 다닌 간부가 많았음을 방증했다.
동국대의 경우, 오랜 역사를 지닌 경찰행정학과가 있어 경찰대 다음으로 동국대 출신 경찰 간부 수가 많았던 것으로 보인다.
박대해 의원은 “경찰 주요 간부가 특정 학교와 지역에 편중된 것은 한국 사회의 고질적 병폐인 연고주의에서 비롯된 측면이 크다”고 지적하며 “전면적인 인사혁신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빅 4’ 중 TK·고려대 라인 두 자리 꿰차
검찰 역시 대구·경북(TK) 출신이 강세였다. 더불어 고려대 출신도 검찰 요직을 차지하며 검찰을 쥐락펴락하고 있다.
현재 법무부와 검찰의 검사장급 고위간부는 법무부 장관을 포함해 총 54명으로 나타났다.
대표적인 검찰 대구·경북(TK)과 고려대 인사로는 최교일 법무부 검찰국장, 노환균 서울중앙지검장, 권재진 전 서울고검장이 꼽히고 있다.
이른바 ‘빅4’로 불리는 서울중앙지검장, 대검 중앙수사부장, 대검 공안부장, 법무부 검찰국장 등 요직 네 자리 중 두 자리를 최교일 법무부 검찰국장과 노환균 서울중앙지검장이 꿰차 ‘대구·경북(TK)·고려대’ 라인의 파워를 여실히 드러냈다. ‘빅 4’는 검찰의 꽃이라 불리는 검찰 요직이다.
최교일 법무부 검찰국장은 서울중앙지검 1차장 시절 정연주 전 KBS 사장과 PD수첩 사건을 지휘했지만 잇따라 패소했다. 하지만 검찰국장으로 임명되면서 건재함을 과시했다. 그는 전국 검사의 인사를 좌지우지할 수 있는 위치이다. 최 국장은 대구·경북(TK) 출신에다 고려대 출신이다. MB정부의 고소영, TK요직이라는 완벽한 조건을 갖추고 있는 셈이다.
노환균 서울중앙지검장의 경우도 경북출신으로 한명숙 전 총리의 5만 달러 불법정치자금 수사 사건이 사실상 실패로 끝나 유임이 불투명하다는 관측이 우세했지만 결국 유임해 ‘빅 4’ 자리를 차지했다.
이와 더불어 청와대 민정수석에 임명된 권재진 전 서울고검장 또한 대표적인 대구·경북(TK) 출신 인사로 손꼽히고 있다.
법무부 검찰 고위간부 TK 12명
올해 검사장들의 학연·지연 자료에 따르면 대구·경북(TK) 출신과 고려대 출신의 약진이 두드러졌다. 총 54명인 고위 간부 중 대구·경북(TK) 출신은 7명에서 5명이 늘어난 12명으로 집계됐다. 대학별로 살펴보면 여전히 서울대가 54명 중 35명으로 압도적인 우위를 차지했지만 고려대가 1명에서 10명으로 크게 늘어 비약적인 발전을 보였다.
문민정부가 출범한 이후 법무부 장관과 경찰총장에 임명된 법조인은 모두 32명으로 그중 서울대 출신이 78%를 차지했다. 나머지 7명은 모두 고려대로 두 요직을 두 대학이 나란히 독식해온 것으로 나타났다.
고교 출신별로 보면 대구·경북(TK) 출신의 요람이라 불리는 대구 경북고가 6명으로 선두를 달렸고, 서울 경기고 3명, 부산 경남고 3명, 광주 광주고 3명이 그 뒤를 이었다.
지역별로 법무부 장관은 총 19명으로 호남출신 7명, 부산·경남(PK) 출신 5명의 뒤를 이어 대구·경북(TK) 출신이 3명으로 3위를 기록했다.
[최은서 기자] choies@dailypot.co.kr
최은서 기자 choies@dailypo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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