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칠성파 행동대원 서울 상경기
부산 칠성파 행동대원 서울 상경기
  • 최은서 기자
  • 입력 2010-09-13 17:50
  • 승인 2010.09.13 17:50
  • 호수 855
  • 17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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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강남서 심야 집단 혈투극 벌였다
부산의 대표적인 폭력조직인 ‘칠성파’ 행동대원 3명이 40대 남성을 집단 폭행했다. 서울 강남경찰서는 지난 9월 8일 논현동의 한 유흥업소 앞에서 칠성파 행동대원 정모(38)씨 등 3명이 안모(46)씨 일행 3명과 패싸움을 벌인 혐의로 수사하고 있다고 지난 10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안씨 일행은 현장에서 즉시 검거했으나 정모씨 일행은 도주했다. 다음날인 9일 상해를 입어 병원을 찾은 안씨 앞에 도주한 정씨 일행 중 한 명이 나타나 흉기를 휘두르는 등 보복 폭행에 나선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은 도주한 안씨 등 3명의 행방을 쫓는 한편 양측 모두에 대해 공동상해 혐의로 수사를 벌일 계획이다.


강남 한복판 집단 난투극

지난 9월 8일 밤, 부산칠성파 행동대원 정씨 등 3명은 강남구 논현동에 위치한 유흥업소에서 술을 마셨다. 이들은 밤 11시께 밖으로 나오다가 술에 취한 안씨와 어깨가 부딪쳤다.

안씨가 “왜 어깨를 부딪치냐”며 욕설을 퍼부었다. 이에 발끈한 칠성파 행동대장 정씨와 일행 2명은 안씨에게 주먹을 휘둘렀다. 사소한 시비가 폭력으로 번진 것이다.

때마침 이들의 싸움을 목격한 유흥업소 업주 A씨는 그때까지 술집 안에서 술을 마시던 안씨의 동료들에게 폭행사실을 알렸다.

안씨 일행들도 싸움에 가세했다. 서울 강남 길거리에서 3대3 심야 혈투가 벌어진 것이다.

싸움이 불리해지자 정씨 일행 중 한명이 주차돼 있던 정씨의 벤츠 승용차에 올라탔다. 시동을 건 정씨 일행은 싸움을 말리던 종업원들과 안씨 일행을 향해 돌진했다. 돌진해 온 차에 안씨 일행 1명과 종업원 3명이 부상을 입는 등 봉변을 당했다. 자칫 살인으로 이어질 뻔한 아찔한 순간이었다.

누군가 경찰에 신고했고 정씨 일행은 차를 버리고 도주했다. 신고를 받고 달려온 경찰에 안씨 일행은 현장 검거됐다.

유흥업소 업주 A씨는 “당시 안씨가 술에 만취해 차를 잡아주기 위해 나왔다. 잠시 화장실을 다녀오던 차에 세명이 안씨를 폭행했다. 불과 몇 분 사이에 시비가 벌어져 안씨는 세명에게 폭행당했다. 안씨 일행에게 이 사실을 알리면서 3:3패싸움으로 번졌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사건은 경찰의 개입으로 일단락됐다. 하지만 도주했던 정씨 일행은 분이 풀리지 않은듯 보복을 감행했다.


흉기 휘두르는 등 보복 감행

정씨는 다음날 오전 8시 30분께 안씨가 입원한 용산구에 위치한 한림동 병원을 찾아갔다. 안씨는 치료를 받은 뒤 택시를 기다리고 있었다.

정씨 일행은 안씨를 보자 “이 XX가 맞네”라며 미리 준비해간 흉기를 휘두르며 폭행했다. 안씨는 정씨 일행의 폭행으로 얼굴과 몸에 상처를 입었고 옷이 찢어졌다.

정씨 일행은 안씨를 보복폭행한 뒤 도주했다. 현재 정씨 일행은 경찰의 수사를 피해 몸을 숨기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정씨의 벤츠 승용차를 감식한 결과, 정씨가 부산의 대표적인 폭력조직 칠성파의 행동대원임을 밝혀냈다.

경찰관계자는 “정씨 측 일행 2명은 신원확인이 되지 않은 상태다. 칠성파인지 여부는 조사 진행 후 알 수 있다”며 “술을 마신 후 벌어진 우발적인 사건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병원까지 쫓아가 보복 폭행을 한 것은 심각한 범죄행위다”고 밝혔다.

부산 칠성파는 전국적인 조직으로 지난 반세기 동안 부산의 암흑가를 주름잡아왔다. 영화 ‘친구’의 소재가 되기도 했다. 지난 1950년 한국전쟁이 일어난 이후 전국이 황폐화되었지만 ‘해방 특구’인 부산은 전쟁의 참상에서 비켜갈 수 있었다. 오히려 ‘전쟁 특수’를 톡톡히 누렸다. 1957년께 지금의 두목인 이강환의 손위 동서가 ‘세븐 스타’라는 명칭으로 결성했다. 그 후 칠성파는 무서운 속도로 부산의 암흑가를 장악하며 지역 맹주로 떠올랐다.

국내 3대 폭력 조직인 ‘서방파’와 ‘양은이파’,‘OB파’ 등과 어깨를 나란히 할 정도가 되자 1980년대 후반에 칠성파는 새로운 보스를 맞이했다. 그가 바로 이강환이다. 이씨가 조직을 물려받자 칠성파의 세력은 더욱 강성해졌다. 그는 먼저 부산의 군소 조폭들을 깨뜨리거나 흡수하는 방식으로 조직의 덩치를 키웠다.

1988년에는 일본 야쿠자 가네야마조와 사카스키 의식을 통해 의형제를 맺는 등 국제 조직과의 연대도 강화해갔다. 칠성파는 국제 조직과의 연대를 무기로 현재까지 명맥을 유지해 가고 있다.

[최은서 기자] choies@dailypot.co.kr



최은서 기자 choies@dailypo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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