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서울 | 김현지 기자] ‘여성, 지방대’란 딱지가 취업에 큰 영향을 미칠까? 최근의 연구에 따르면 답은 아니다.
고용정보원은 6일 대졸자 취업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을 분석한 결과를 밝혔다. 그 결과는 성별과 대학소재지가 취업가능성에 큰 차이를 만들지 않는다는 내용이다. ‘대졸 남성, 수도권 대졸자가 취업 가능성이 높다’는 통념은 이제 현실과 맞지 않는 실정이다.
연구진은 2005년과 2012년 대졸자의 특성별 취업 경험을 비교분석했다. 대졸자 취업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들이 시간에 따라 어떻게 달라졌는지 알아보기 위한 방법이다.
연구 결과 2005년에는 대졸자 남성의 취업경험률이 그 해 여성의 취업경험률에 비해 10% 가까이 높았다. 반면 2012년에는 남성 78.3%, 여성 76.9%로 큰 차이가 없었다. 이는 과거에 비해 대졸자 남성과 대졸자 여성 간의 취업 가능성 차이가 줄어들었다는 것을 보여준다.
또한 대학소재지별 비교분석의 결과도 과거와 달라진 세태를 보여준다. 2005년에는 수도권 출신자가 비수도권 출신자에 비해 취업경험확률이 약 9.4% 높았지만, 2012년에는 수도권 출신자와 비수도권 출신자의 차이가 줄어들었다.
오히려 학교유형과 전공 계열이 취업경험에 영향을 줬다. 4년제 졸업자보다 전문대 졸업자, 인문계 졸업자보다 사회·공학·의약계 졸업자의 취업 가능성이 최근까지 계속 높게 나왔다. 전문성 있는 계열, 전공 이수자가 취업이 더 잘 되는 셈이다.
이는 ‘인구론’('인문계의 90%는 논다'는 뜻을 가진 신조어)과 맞닿아 있다. 2005년에는 인문계와 예체능계 졸업자의 취업 가능성엔 큰 차이가 없었다. 하지만 2012년의 연구결과를 보면 인문계의 취업 가능성이 예체능보다 더 낮은 걸로 나타난다.
박가열 고용정보원 연구위원은 "예전에는 '남성이냐 여성이냐, 수도권 대학이냐 비수도권 대학이냐'가 취업하는데 중요했지만, 구직자 능력 이외의 요인들이 취업을 결정했던 관행들이 이제는 점점 사라지고 있음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또한 "이러한 흐름이 일시적 현상이 아니라 지속가능한 채용문화로 자리 잡기 위해서는 기업을 비롯한 우리 사회가 능력중심의 공정한 사회를 만들기 위해 더욱 노력해야 할 것이다"고 덧붙였다.
김현지 기자 yon88@ily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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