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호 원장의 관절 이야기] ‘등 통증’은 척추관절 질환의 바로미터
[김영호 원장의 관절 이야기] ‘등 통증’은 척추관절 질환의 바로미터
  • 김종현 기자
  • 입력 2015-07-06 11:21
  • 승인 2015.07.06 11:21
  • 호수 1105
  • 53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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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사람들이 ‘등 통증’을 경험한다. 등 통증은 흔히 ‘담’이라고 불리는 근막통증증후군을 말하는데 뒤통수 뼈부터 아래로 등뼈에 이르기까지 길게 내려오는 승모근과 그 이하 근육이 경직돼 뻐근하고 불쾌한 느낌이 드는 상태를 말한다. 해당부위를 누르면 심한 통증이 전달된다.

보통 이런 근육통에 의한 등 통증은 어깨를 많이 쓰는 운동선수나 주부 등 반복적인 동작을 많이 하는 사람들에게서 많이 발생한다. 또한 사무직 직장인처럼 하루 종일 컴퓨터 모니터와 씨름하며 장시간 오래 앉아 있거나 습관적으로 삐딱한 자세를 취하는 사람들에게 등 통증은 열심히 일한 훈장과도 같다.

계속되는 등 통증에 올바른 자세를 취해보지만 그때뿐이다. 꼿꼿하게 허리를 펴고 장시간 자세를 유지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자신도 모르는 사이 상체는 굽고 한쪽 다리를 꼬아 잘못된 자세를 취하게 된다.

장시간 잘못된 자세를 취하게 되면 척추에 불균형한 하중이 전달된다. 그로 인해 근육이 피로해져 통증이 유발된다. 일시적인 등 통증은 며칠 지나면 해소되지만 자주 발생하는 등 통증의 경우 방치하면 만성으로 진행될 확률이 높다.

이처럼 등 통증이 너무 흔하게 발생하다 보니까 단순한 근육통으로 여길 뿐 척추관절의 이상신호로 의심하는 사람은 많지 않다. 실제로 등 통증은 잘못된 자세로 인한 근육통에 의한 통증이 발생하는 경우가 많은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목이나 어깨 등 척추관절의 이상으로 통증이 등으로 전이되는 경우가 빈번하게 나타나기 때문에 세심한 주의가 필요하다.

등은 우리 몸에서 가장 움직임이 많은 관절과 근육에 둘러싸여 있어 서로 영향을 주고받기 때문에 빈번하게 통증이 나타날 수 있는 부위다. 등 주변의 목이나 어깨 혹은 허리에 이상이 생기면 등 통증으로 이어질 수 있는 셈이다.

특히 목 디스크는 경추 사이의 추간판이 탈출되면서 주위의 신경을 누르게 되는데 이때 압박 받은 신경근에 의한 방사통으로 척추 뼈와 견갑골 사이 능형근 부위인 일명 날갯죽지 안쪽으로 등 통증이 나타난다.
또 ‘척추관협착증’이 등 통증의 원일 수도 있다. 이 질환은 머리부터 다리까지 내려가는 척추 내 신경통로인 척추관이 좁아져 허리 통증을 유발하거나 다리에 복합적인 신경 증세를 일으킨다.

보통 허리를 젖히면 좁아진 척추관으로 인해 신경이 눌려 아프지만 허리를 굽히면 신경을 압박하고 있던 척추관이 상대적으로 넓어져 통증이 덜한 것이 특징이다. 어쩔 수 없이 허리를 앞으로 굽히는 습관이 생길 수밖에 없는데 장기간 이를 방치하면 척추 주변 근육과 인대가 퇴행되면서 척추를 지지해 주는 기능이 떨어져 역시 ‘등 통증’이 발생하게 된다.

드물게 등 통증의 원인이 흉추디스크인 경우도 있다. 주변에서 허리디스크나 목디스크는 많이 들어봤지만, 등디스크는 거의 들어 본 바가 없을 것이다. 사실 흉추는 목이나 허리에 비해 운동범위가 제한적이고 주변에 붙어있는 갈비뼈가 척추가 견뎌야 할 하중을 분산하므로 발생 빈도가 낮은 편이다.

하지만 등을 떠받치고 있는 흉추에도 지속적인 압박이 가해지거나 노화가 시작되면 수핵이 빠져나와 신경을 누르는 디스크 증상이 발생할 수 있다. 등에서부터 가슴이나 배 쪽으로 뻗어나가는 방사통이 발생할 뿐만 아니라 하체 전반에 걸쳐 감각장애, 성기능 장애 등의 증상을 유발하므로 주의할 필요가 있다. 

최근 수년 사이에는 장시간 스마트폰을 하는 사람들에게서 등 통증 발생률이 높아졌다. 스마트폰을 사용할 때 고개를 숙이고 어깨를 웅크린 채 시선을 고정한 자세를 많이 취하게 되는데, 이런 자세를 오랜 시간 유지하다보면 등도 굽어지면서 근육의 경직으로 인해 통증이 생기게 된다. 평상시 굽은 등 자세를 오래 취하면 단순한 등 통증을 넘어 퇴행성 척추질환을 가속화 시킨다.

<김영호 일산하이병원 원장>
<정리=김종현 기자> todida@ilyoseoul.co.kr

김종현 기자 todida@ily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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