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서울ㅣ박형남 기자] 박근혜 대통령이 새누리당 유승민 원내대표에 대해 불신임을 선언한 것은 오래전부터 누적돼온 인간적 서운함과 배신감이 작용한 결과라는 게 정치권의 분석이다. 특히 이재만(총무)·정호성(부속실)·안봉근(국정홍보) 등 비서관 3인방으로 대표되는 ‘문고리 권력’과 유 원내대표 사이의 오래된 불신과 갈등이 원인이라고 말하는 이도 적잖다.
실제로 유 원내대표는 2005년 초 박근혜 대통령의 당시 비서실장으로 발탁됐을 때부터 갈등을 빚은 것으로 전해졌다. 박 대통령이 자신의 의원실 보좌진이었던 이재만·정호성·안봉근 비서관과 고 이춘상 전 보좌관 등 4인방을 데리고 별도회의를 했다. 이를 지켜본 유 원내대표가 제동을 걸었다고 한다.
뿐만 아니라 친박계 한 인사가 4인방에게 가족 동반 해외여행을 보내주려고 했고, 이를 알게 된 유 원내대표가 이들에게 쓴소리를 했다는 확인되지 않은 말들이 나오기도 했다.
이때부터 이들의 박 대통령 주변에서 ‘인의 장막’을 치고 있다고 의심했다. 이 때문에 유 원내대표는 지난 2014년 7월 박근혜 정부의 중국 경도론 논란과 관련해 “이거 누가 합니까. 청와대 ‘얼라(얼린이)’들이 하는 겁니까”라고 말하기도 했다.
이를 두고 친박계 의원들 사이에서는 “유 원내대표의 직설적인 발언으로 이들과의 관계가 멀어지는 계기가 됐고, 이들 역시 박 대통령과 유 원내대표 사이에서 갈등을 유발시켰다”는 얘기가 끊이지 않게 나오고 있다. 즉, 유 원내대표와 문고리 3인방의 갈등으로 인해 박 대통령과 갈등도 시작됐다는 분석이다.
급기야 지난 2012년 총선을 앞두고 당명을 한나라당에서 새누리당으로 바꾸자 유 원내대표가 “새누리당이라는 이름엔 전혀 가치와 정체성이 담겨 있지 않다”고 비판하는 등 박 대통령과의 갈등이 계속됐다. 뿐만 아니라 유 원내대표가 국방위원장이던 시절 야당에서 청와대와 협의 좀 해달라는 요구가 빗발칠 때마다 “청와대와 소통이 잘됐다면 내가 국회에 있겠느냐”고 주변 인사들에게 말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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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형남 기자 7122love@ilyo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