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림 형제 집안 전쟁 풀스토리
대림 형제 집안 전쟁 풀스토리
  • 강휘호 기자
  • 입력 2015-07-06 10:00
  • 승인 2015.07.06 10:00
  • 호수 1105
  • 37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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욕실 시장 다툼… 최후 승자는 누구?

[일요서울|강휘호 기자] 재벌가에서는 부자(父子)간 소송이나 형제간 분쟁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재산권이나 상표권, 경영권을 놓고 이들이 펼치는 신경전은 이루 말할 수 없을 정도다. 그런데 대림가(家)에서는 사뭇 색다른 대립 구도가 보이고 있다. 앞서 분쟁을 거치기도 했지만 현재 가족 간 똑같이 욕실 사업에 진출, 엎치락뒤치락하고 있다. [일요서울]은 이들의 사업 현황을 통해 내부 균열과 향방을 짚어봤다.

경영권 분쟁 뒤 B2B서 B2C까지 격돌
경영 성적표는 동생 우세…향후는 어디로

대림 집안의 경쟁이 벌어지고 있는 곳은 욕실 시장이다. 이들은 대림통상과 대림B&Co로 갈라져 있는 상태다. 그런데 재미있는 점은 대림B&Co는 대림통상의 계열사였다는 사실이다. 이들은 왜 시장을 양분해야 했을까. 

시간은 2007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보다 4년 전인 2003년 대림B&Co의 최대주주였던 이재우 대림통상 회장과 이부용 전 대림산업 부회장, 이부용 전 부회장의 장남인 이해영 현 대림B&Co 부회장 등의 경영권 다툼이 일어났다.

이후 대림통상 계열사였던 대림B&Co는 긴 다툼 끝에 2007년 이부용 전 부회장의 장남 이해영 사장이 경영권을 가져왔다. 그리고 현재 대림B&Co는 고 이재준 대림그룹 창업주의 차남 이부용 전 대림산업 부회장 일가가 지배하는 욕실 관련 건축자재 제조 회사로 자리를 잡았다.

경영권을 가지고 온 3세 이해영 대림B&Co 사장은 그 뒤로 회사 주식을 잇달아 사들이면서 경영권을 안정화하고, 지분을 늘려나갔다. 또 이 사건은 대림가의 숙질의 난으로 재계에서 종종 회자되기도 한다.

현대가의 시숙의 난과도 종종 비교되곤 한다. 이재우 회장은 대림그룹의 창업주인 고 이재준 명예회장의 동생이고 이부용 전 부회장은 이재준 명예회장의 둘째아들로 현 대림그룹 이준용 회장의 이복동생이다.

이러한 가족사가 얽혀 있다보니 대림통상과 대림B&Co의 격돌이 국지전의 성격을 띤다고 보는 시각도 있다. 이재우 회장 입장에선 대림B&Co라는 수익성 좋은 회사를 넘겼으니 기회를 보고 있다는 이야기다.

이렇다 보니 두 회사의 경영 성적에도 큰 관심이 몰린다.

본격적으로 맞붙은 2013년 영업년도부터 살펴보면, 그동안 적자가 지속되며 실적악화에 시달리던 두 회사가 나란히 수익성 개선에 성공한 모습을 보였다. 2013년엔 각각 진행 중이던 생산설비 투자 등이 마무리되지 않아 우열을 가릴 수 없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대림B&Co는 2013년 매출 1162억8300만 원을 기록해 전년 대비 14.5% 성장을 이뤄냈다. 비록 당기순이익은 29억5908만 원 적자를 냈지만 전년대비 적자폭을 크게 중인 해였다.

대림통상도 대림B&Co와 마찬가지로 수익성 개선을 통한 실적 반등에 성공한 해로 평가된다. 대림통상의 2013년 매출은 1608억2540만 원으로 전년대비 소폭(2.4%) 감소했지만 역시 적자폭을 줄였다.

다만 지난해는 양 쪽의 분위기가 사뭇 달랐다. 동생인 대림B&Co의 상승세가 더욱 뚜렷해 분위기가 동생 쪽의 승리로 굳어지는 것 아닌가 하는 인상을 준다. 반대로 형의 대림통상은 뚜렷한 성장세를 보여주지 못하는 실정이다.

주가도 명암 갈려

대림B&Co의 2010년 345억 원 수준이었던 수전금구과 비데의 매출이 지난해 933억 원까지 상승했다. 거의 3배 가까운 수익이 올라간 것이다. 위생도기 매출까지 더해져 총 매출은 80.6% 급증했다.

대림B&Co의 성장과는 반대로 대림통상은 주력제품이었던 수전금구와 비데 매출이 감소했다. 해당 제품의 매출추이를 보면 2010년 1330억 원에서 2014년 1248억 원으로 떨어진 상태다.

전년 대비 성적만 봐도 비슷하다. 대림B&Co는 지난해 매출 1474억7970만 원, 영업이익 80억5155만 원을 기록해 전년 대비 각각 26.8%, 457.1% 증가했다. 당기순이익은 32억5399만 원을 올려 전년 29억5908만 원 적자에서 흑자전환했다.

대림통상 역시 매출 1673억3157만 원, 영업이익 29억5268만 원으로 각각 4.1%, 157.7% 상승한 수치를 보였지만 대림B&Co와 비교하면 다소 아쉬움이 남는 성적이다. 아울러 당기순손실은 19억4645만 원으로 전년 72억7081만 원의 손실을 기록한 데 이어 적자세를 지속했다.

이는 주가 성적에도 영향을 미쳤는데 대림B&Co 주가는 건설 경기가 상승을 동력삼아 올해 들어 371.3% 급등하는 수치를 나타냈다. 대림통상 주가도 41.5% 증가했지만, 동생에 비해선 이마저도 부족했다.

한편 이와 관련해서 시장에서의 평가는 대림B&Co가 일반 소비자를 대상으로 삼은 제품을 적극적으로 내놓은 것이 승부에 영향을 미쳤다는 분위기다. 다만 대림통상도 각종 기능을 강화한 신규 비데 시리즈 도비도스 ‘DB-4000’을 출시하는 등 반격을 준비하고 있다. 

두 회사 모두 B2B 시장을 넘어 B2C 시장에서도 또 한 번 강력하게 부딪힐 전망이 팽배하게 가운데, 향후 몇 년 간 두 회사의 성적표는 재계 또 하나의 관심사로 남을 것으로 보인다.

hwihols@ilyoseoul.co.kr
 

강휘호 기자 hwihols@ily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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