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란노 아버지학교 운동본부 참가 수형자들
두란노 아버지학교 운동본부 참가 수형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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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08-31 12:52
  • 승인 2010.08.31 12:52
  • 호수 853
  • 5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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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회의 세족식’…새 삶 약속 화제
세족식

두란노 아버지학교 운동본부는 수형자들을 대상으로 ‘참회의 세족식’을 개최했다. 이는 수의를 입은 남편의 거칠어진 발을 가족들이 손수 씻겨주는 행사로 가족 갈등을 해소하고, 범죄로 무너진 아버지 상을 바로잡기 위한 행사였다. 지난 26일 광주교도소 대강당에서 열린 ‘참회의 세족식’ 행사에는 30여 명의 수형자와 그 가족들이 참석해 눈물바다를 연출했다.

지난 8월 26일, 두란노 아버지학교 운동본부가 주최한 ‘2010년도 수용자 아버지학교 수료식’이 열린 광주교도소 대강당은 ‘참회의 눈물바다’가 됐다.

두란노가 가족간의 갈등관계를 해소하고 범죄로 무너진 아버지 상을 바로잡기 위한 마련한 6회째 행사이다.

이날 ‘참회의 세족식’ 행사에 참가한 수용자 30명은 자신의 실수로 가장 큰 고통을 받고 있는 가족들을 위해 서로의 발을 손수 씻겨주기 시작했다. 세족식이 시작하자 수용자들은 또 한 번 참회의 눈물을 흘렸다.

한 수용자는 아내에게 “여보, 새사람으로 다시 태어날께…”라며 눈물을 흘렸다. 아내도 남편의 거칠어진 손을 붙잡으며 말없이 흐느꼈다.

또 다른 수용자는 평생 처음으로 아내의 발을 씻겨주고, 마른 수건으로 정성껏 물기까지 닦아내는 장면이 눈시울이 불거질 정도였다.

새족식에 참가한 K씨는 “30년을 같이 살았는데 발을 씻겨주는 것은 처음이다. 예쁜 아내의 발이 거칠어져 있었다. 그 동안 그것도 모르고 살았다. 앞으로 새 사람이 되어 아내와 가족을 위해 봉사하며 살겠다”고 다짐했다.

세족식을 통해 ‘섬김의 삶’을 다짐한 수용자들은 가족 앞에서 순결한 아버지로 거듭날 것을 약속하는 ‘순결서약’을 낭독했다.

이번 행사는 건강한 가족관계 회복과 출소 이후 재범의 유혹에 빠지지 않고 성공적으로 사회에 복귀할 수 있도록 3주간의 교육일정으로 실시했다.

다른 한쪽에서는 가족들이 수료식에 참석하지 못한 수용자들의 발을 교도소 관계자들과 자원봉사자들이 씻겨주고 있었다.

그 자리에는 무릎을 꿇고 수용자들의 발을 씻겨주던 주경섭 교도소장과 안창호 광주고검장, 고종석 광주지방교정청장의 모습도 눈에 띄었다.

주경섭 소장은 “아버지학교는 일방적인 교육이 아닌 수용자의 적극적인 참여와 이해를 통해 참다운 아버지상을 깨우치는 프로그램으로 가족관계 개선뿐만 아니라 수용생활에도 큰 활력을 불어 넣어주고 있다”며 “가족 앞에서 맹세한 다짐과 각오는 앞으로 어떤 어려움이나 유혹에도 좌절하지 않고 위기를 극복할 수 있는 원동력이 될 것이다”고 말했다.

한편, 두란노 아버지학교 운동본부는 ‘아버지가 살아야 가정이 산다’는 기치를 내걸고 지난 1995년 10월부터 최근까지 국내·외 200여 개 지역에서 6만 명을 대상으로 아버지학교를 개설·운영했다.

[광주 뉴시스=안현주 기자] ahj@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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