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요서울Ⅰ오두환 기자] 1100억원대 방산 비리로 재판에 넘겨진 무기중개업계 '거물' 이규태(65) 일광공영 회장이 국군기무사령부(기무사) 군무원에게 뇌물을 주고 군사기밀을 빼돌린 혐의로 추가 기소됐다. 합수단은 이 회장에게 방위사업청을 속여 챙긴 범죄 수익 60억원 상당을 해외로 빼돌린 혐의도 추가했다.
방위사업비리 정부합동수사단(단장 김기동 검사장)은 이 회장을 뇌물공여와 범죄수익은닉의 규제 및 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추가 기소했다고 30일 밝혔다.
합수단에 따르면 이 회장은 2008년 2월부터 지난해 10월까지 일광공영 임직원들에 대한 신원조사 등 정보 수집 업무를 담당하게 된 기무사 소속 군무원 변모(58·구속기소)씨와 김모(59·구속기소)씨에게 군 내부 기밀과 무기중개업체·방사청 동향 등을 알려주는 대가로 뒷돈을 건넨 혐의를 받고 있다.
변씨는 이 회장에게 20차례에 걸쳐 현금 1050만원을 받았고, 김씨는 12차례에 걸쳐 현금 585만원을 받은 것으로 조사됐다.
이 회장은 변씨로부터 군사비밀 2급 문건인 2008~2012 합동군사전략목표기획서와 군사비밀 3급 문건인 2008~2012년 국방중기계획 등 2건의 군사기밀과 기무사 내부 자료 22건 등을 제공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김씨로부터는 신원명부 등 500건의 군사기밀 자료와 기무사 내부 비밀 자료 170건 등을 받은 것으로 밝혀졌다.
변씨와 김씨는 지난달과 이달 초 구속기소돼 최근 군사법원에서 각각 징역형을 선고받았다.
합수단은 이 회장에게 또 공군 전자전훈련장비(EWTS)를 국산화한다며 연구·개발비를 허위로 청구해 방사청으로부터 타낸 돈을 미국에 설립한 페이퍼컴퍼니 명의 계좌로 빼돌린 혐의도 추가했다.
이 회장은 2010년 9월부터 3년여 동안 페이퍼컴퍼니 N사 미국 현지 금융기관 계좌로 모두 518만달러(59억9570만원 상당)을 빼돌린 혐의를 받고 있다.
합수단 조사 결과 이 회장은 EWTS 국산화 연구·개발을 하는 국내 하도급 업체 SK C&C가 재하도급을 준 일광공영 계열사 '솔브레인'이 N사에 또 다시 재하도급을 주는 것처럼 꾸며 이 같은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드러났다. 솔브레인과 N사는 이를 위해 '전자전훈련장비를 위한 계약서'를 허위 작성한 것으로 조사됐다.
앞서 지난 3월 이 회장은 EWTS 장비를 국산화하는 데 연구·개발비가 필요하다며 납품대금을 부풀려 방사청으로부터 1100억원대 사업비를 타낸 혐의(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사기)로 구속기소됐다.
지난달에는 EWTS 핵심 장비인 채점장비(TOSS)의 잠금 장치를 풀기 위해 해외 정보기술(IT) 업체 직원의 사무실에서 관련 프로그램을 몰래 빼낸 혐의(저작권법·부정경쟁방지법 위반)로 추가 기소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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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두환 기자 freeore@ilyo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