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CEO 경영성과 비교
기업 CEO 경영성과 비교
  • 이범희 기자
  • 입력 2015-06-29 10:15
  • 승인 2015.06.29 10:15
  • 호수 1104
  • 38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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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문별 1위 박성욱·김상헌·윤석춘…꼴찌는?

[일요서울 ㅣ 산경팀] 기업 최고경영자(CEO)의 경영성적표가 잇달아 발표됐다. 기업 경영성과 평가사이트 CEO스코어(대표 박주근)는 ▲500대 기업(보험·증권사 제외) 중 사업 기간이 3년 이상 기업에서 1년 이상 재임한 CEO 대상 ▲매출 2조 원 이상 사업기간 3년 이상 기업 중 1년 이상 재임한 CEO 대상 ▲국내식음료 업계 CEO대상으로 한 결과를 발표했다.

이번 평가서에는 임기가 끝나는 경영진의 심사 결과도 포함돼 있어 이목이 집중된다. 또한 CEO의 경영 성적이 결국은 기업 오너의 성적과도 연계되는 만큼 이번 발표가 갖는 의미가 더 크다. 


오너의 경영성적 연계 가능성 높아 ‘민감한 반응’
성적 발표 후 사내분위기 ‘좋아졌다’ vs ‘험상궂다’

 

기업 관계자는 “성적이 발표되자 안도의 숨을 내쉬는 이들도 있었고, 반면 씁쓸한 입맛을 다시는 이들도 있다”고 전했다. 직장인으로서 가장 높게 올라설 수 있는 ‘CEO’직에서 거쳐야 하는 ‘능력 평가’라는 점에서 민감할 수밖에 없다. 또한 해당기업들이 이번 CEO의 경영성적표가 결국은 기업 오너의 경영성적표에도 직간접적으로 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분석에 따라 더욱 주목 받는다.

모 기업 관계자는 “성적이라는 게 1등을 하면 좋은 거 아니냐”며 “동종업계 CEO랑 비교했을때 순위가 떨어지면 이는 업계 순위를 대변한 꼴이 돼 불편할 수밖에 없다”는 속내를 비쳤다. 자연스레 결과 발표에 따른 사내 분위기도 달랐다는 후문이다.

그렇다면 500대 기업에 1년 이상 재임한 CEO 466명(345개사)을 대상으로 한 평가에서 누가 좋은 결과를 얻었을까. 
매출·수익·고용지표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해 본 결과 박성욱 SK하이닉스 사장이 매출 5조 원 이상 500대 기업 CEO(오너 포함) 중 지난해 가장 우수한 경영과를 올린 것으로 분석됐다.

박 사장은 5개 평가 항목(20점 만점) 중 2011년 이후 3년간 매출액 평균성장률(CAGR) 대비 전년도 매출 성장률 갭(18점)과 수익성 지표인 ROE(15점)에서 비교적 높은 점수를 얻었다.
ROE는 23.3%로 5조 원 이상 500대 기업 중 가장 높았고 지난해 매출은 17조1256억 원으로 전년 대비 20.9% 증가하며 사상 최대 실적을 거뒀다. 특히 모바일 시장 성장에 따른 D램과 낸드플래시 부문에서의 실적 호조가 큰 힘이 됐다.

김경배 현대글로비스 사장은 1위보다 1.5점 낮은 72점을 받아 2위에 올랐다. ROE(16점)와 매출액 성장률(15.5점)에서 높은 점수를 얻었다.
3위는 67점을 얻은 홍기택 한국산업은행 회장에게 돌아갔다. 지난해 매출증가율(20점)은 만점을 받았다. 하지만 수익성 지표인 ROE(9.5점)와 재무건전성을 보여주는 부채비율(11.5점)에선 비교적 큰 차이로 뒤졌다.

윤준모 현대위아 사장과 김봉영·윤주화 제일모직 사장은 66.5점으로 공동 4위를 기록해 ‘톱5’에 들었다.
현대모비스의 정몽구 회장·정명철 사장은 65.5점으로 6위, 전동수 삼성SDS 사장과 박용환 한라비스테온 사장은 63.5점으로 공동 7위를 기록했다.

정수현 현대건설 사장(63점)과 박진수 LG화학 부회장(62점)은 9, 10위를 차지하며 톱10에 이름을 올렸다.
11∼20위는 김해성·이갑수 이마트 사장, 유정준 SK E&S 사장과 박재홍 한화 사장, 이상철 LG유플러스 부회장, 삼성전자의 권오현 부회장·윤부근·신종균 사장, 현대차의 정몽구 회장·김충호·윤갑한 사장, 황태현 포스코건설 사장, 프란시스랏츠 한화토탈 부사장, 이형근 기아차 사장, 전병일 대우인터내셔널 전 사장, 이웅범 LG이노텍 사장 등이다.

매출 5조 원 미만 500대 기업 중에는 핸드백 제조업체인 시몬느의 박은관 회장과 요하네스타머 아우디폭스바겐코리아 사장, 김상헌 네이버 사장이 1∼3위에 올랐다.
삼성SDI, 현대제철, 현대엔지니어링 등 기업합병으로 총점의 왜곡 가능성이 있는 기업은 조사에서 제외했다.

서비스업종 으뜸 ‘네이버’

매출 2조 원 이상 서비스업 CEO 중에서는 김상헌 네이버 대표이사가 지난해 서비스업종 매출 상위 5개 사의 CEO 중 경영 성과가 가장 뛰어난 것으로 평가됐다. 평가 점수 73.5점을 얻어 1위에 올랐다.
네이버는 고용증가율에서 20점 만점을 획득했다. 지난해 7월 네이버비즈니스플랫폼 사업 부문을 합병하면서 직원이 2013년 1595명에서 지난해 말 2346명으로 47.1%(751명) 급증했다.

자기자본이익률(ROE)도 25.1%로 이 항목에서 15점을 얻었다.
네이버의 매출액 증가율은 2013년 2조3112억 원에서 지난해 2조7585억 원으로 19.3% (4473억 원) 증가해 13.5점을, 최근 3년간 연평균 성장률인 CAGR(Compound Annual Growt h Rate) 대비 지난해 증가율 갭은 10.6%포인트로 13점을 각각 받았다. 다만 지난해 부채비율은 88.9%로 12점을 얻는 데 그쳤다.

2위를 차지한 김봉영·윤주화 제일모직 대표는 66.5점을 얻었다. 지난해 삼성SDI(옛 제일모직) 패션사업 양수에 따른 매출 증대 효과로 매출액 증가율 항목에서 만점인 20점을, 최근 3년간 CAGR 갭 항목에서 17.5점을 각각 얻었다.

이어 3위 전동수 삼성SDS 대표 63.5점, 4위 임대기 제일기획 대표 56.5점 순이었다.
5등 꼴찌는 김대훈 LG CNS 대표로 평가 점수는 50점에 그쳤다. 매출액 증가율 항목에서 9.5점, 최근 3년간 CAGR 갭 항목에서 11점, 부채비율 항목에서 10.5점, 고용증가율에서 8.5점을 각각 얻는 데 그쳤다.

식품업계 선봉장은 누구

식음료 CEO 경영성과에서는 윤석춘 삼립식품 사장이 지난해 국내 식음료업계 CEO(오너 포함) 중 가장 뛰어난 경영성과를 낸 것으로 평가됐다. 꼴찌는 팜스토리의 편명식·유태호 대표였다.
윤 사장은 5개 항목 중 고용증가율(평균 19점)에서 가장 높은 점수를 받았다. 삼립식품의 직원은 2013년 1019명에서 2014년 1419명으로 39.3% 증가했다. 업계에서 증가율이 가장 높았다. 3년간 CAGR 초과수익률 항목에서도 17점을 획득했다. 

지난해 삼립식품의 매출은 1조1076억 원으로 2011년에 비해 77%(4804억 원)나 늘었다. 2013년보다는 3.9%(414억 원) 증가했다. 제분업체 밀다원, 육가공회사 그릭슈바인 등을 인수한 데다 삼립식품과 샤니의 판매조직 단일화 등에 따른 시너지 효과가 본격적으로 나타난 덕분이다.

2위는 68점을 받은 박성칠 동원F&B 사장이었다. 박 사장은 고용성 17.5점, 3년 CAGR 초과수익률 14점, ROE 13점, 매출 성장률 12점, 부채비율 11.5점 등 5개 항목에서 고른 성적을 받았다. 특히 동원F&B는 지난해 매출이 1조7949억 원으로 전년 대비 매출 증가률이 6.3%, 3년 CAGR는 4.7%를 각각 기록했다.  
이어 이효율 풀무원식품 사장 62.5점, 롯데제과 대표인 김용수 사장과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각 61.5점, 민영진 KT&G 사장 61점 등의 순이었다. 

꼴찌는 팜스토리의 편명식·유태호 대표였다. 두 사람의 점수는 38점에 그쳤다. 고용증가율 항목은 7점, 부채비율(636%) 항목은 5점을 받았다. 부채비율이 높았던 것은 단기차입금이 많았기 때문이었다.
대한제당의 고덕희·김영권 대표가 46.5점으로 끝에서 2위였다. 이 밖에 하림의 이문용·김홍국 대표(47.5점), 크라운제과의 장완수·윤석빈 대표, 이원구 남양유업 대표, 김정수 사조산업 대표(각 48점) 등이 50점 미만의 적은 점수를 받았다.

이범희 기자 skycros@ily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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