끼워 팔기 논란 휩싸인 ‘무학’
끼워 팔기 논란 휩싸인 ‘무학’
  • 박시은 기자
  • 입력 2015-06-29 09:36
  • 승인 2015.06.29 09:36
  • 호수 1104
  • 36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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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데이 컬러시리즈’ 인기 편승 불공정 판촉 행위 주장

[일요서울|박시은 기자] 주류업체 무학(대표 강민철)이 끼워팔기를 하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좋은데이 컬러시리즈’의 인기를 이용해 주류도매상들에게 불공정 행위를 벌이고 있다는 것이다. 서울지방종합주류도매업협회(이하 주류도매협회)는 “무학의 끼워팔기 제보가 속출하고 있다”며 “회원들의 사례를 조사하겠다”고 나섰다. 한편, 과일소주를 둘러싼 논란은 주류업계 전반에서 나타나고 있다. 원조격인 롯데칠성음료의 ‘순하리 처음처럼’도 원재료 변경으로 논란의 도마에 올랐기 때문이다.

주류도매협회 “제보 많아 자제 차원 조사”
무학 측 “판매량 급증으로 생긴 오해다”

과일소주 돌풍으로 인기를 끌고 있는 무학이 끼워팔기를 하고 있다는 주장이 나와 곤혹스러워하고 있다. 영업망을 전국 단위로 확대하면서 불공정거래를 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무학은 경상남도 지역을 거점으로 운영해왔으나 최근 ‘좋은데이 컬러시리즈’가 인기를 끌면서 전국단위로 판매망을 확대하고 있다.

좋은데이 컬러시리즈는 지난 5월 11일 레드(석류), 스칼렛(자몽), 옐로우(유자), 블루(블루베리) 네 종류로 출시됐다. 해당 제품은 출시 일주일 만에 200만 병을 판매했으며 한 달 뒤에는 1000만 병 판매를 돌파했다.
무학은 다섯 번째 컬러시리즈 핑크(복숭아)를 출시할 예정이며, 전국 편의점 등 유통망도 확보했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인기제품을 이용해 끼워팔기를 한다는 주장이 제기돼 무학의 수도권 진출에 먹구름이 꼈다.

주류도매협회는 “무학이 좋은데이 컬러시리즈의 인기를 이용해서 아직 수도권에서 자리 잡지 못한 ‘좋은데이’ 제품 등을 끼워팔기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주류도매협회에 따르면 무학이 좋은데이 컬러시리즈를 찾는 수요가 늘면서 수도권 도매상 관계자들에게 좋은데이를 끼워 받으라고 요구한다는 제보가 잇따르고 있다.

끼워팔기는 거래정상화 문란행위로 보고 엄격히 제한한고 있다.

주류도매협회는 “특히 컬러시리즈 4종 세트 중 ‘블루베리’ 선호도가 높다는 것을 이유로 이 같은 행위를 벌이고 있다는 제보를 받고 조사를 시작했다”고 전했다.

주류도매협회는 회원사들에 ▲주문제품의 상품명·수량 ▲끼워팔기 제품의 상품명·수량 ▲끼워팔기 요구 사례 등을 요청하며 무학의 끼워팔기 실태 현황 조사에 들어갔다.

한 관계자는 “무학이 신제품을 출시하면서 인기에 따른 수급이 어려워지자 이를 악이용한다는 제보가 많았다”며 “제조사들이 끼워팔기를 아예 안 할 수는 없지만 도가 지나치다는 얘기가 많아 조사 차원에서 제보를 받고 있다”고 밝혔다.

다만 “이번 조사와 조사에 대한 내용은 주류도매협회 내부에서만 논의할 계획이었는데 외부로 알려져서 당황스럽다”며 “끼워팔기 행위를 자제하라는 의미로 조사에 들어간 것이고, 조사 자료를 외부에 공개할 계획은 없다”고 전했다.

순하리도 시끌

이와 관련해 무학 관계자는 “판매량 급증으로 생긴 오해다”고 밝혔다.

해당 관계자는 “컬러시리즈 판매량이 급증하면서 거래가 없었던 도매상들도 공급받기를 원하는 일이 늘어났다”며 “갑작스럽게 인기가 상승하다 보니 일부제품은 공급이 어려운 경우가 생겼다. 이로 인해 다른 제품이 대신 전달되거나 물건이 원활히 공급되지 않아서 ‘끼워팔기’란 오해를 받았다”고 말했다.

또 “서울에서 좋은데이 영업을 시작한 지 얼마 되지 않은 시점에서 유통망이 원활하지 않은 상황에 따른 오해다”며 “생산시설 보완을 완료하고, 생산량을 조절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 같은 무학의 해명에도 불구하고 무학을 둘러싼 논란은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판촉행사로도 입방아에 오르내리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 국세청은 주류금액의 5%를 초과하는 소비자 경품 제공 행위가 금지하고 있다. 그런데 무학은 해당 기준보다 몇 배 더 높은 제품들까지 경품으로 제공하고 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최근 무학이 서울시내 일부 음식점에서 자사의 ‘좋은데이’를 주문한 소비자들에게 나눠준 경품은 향수, 핸드크림, 양말, 숙취해소음료, 물티슈 등이다. 좋은데이의 공장 출고가는 1000원 미만으로 알려진다. 금지된 5%를 초과한 경품을 소비자들에게 나눠준 셈이다.

이에 국세청은 “무학의 판촉영업 실태를 조사할 것이며 주류업체에 대한 대대적인 단속에 나설 계획”이라며 “주류업체, 한국주류산업협회, 대형매장 관계자 등과도 간담회를 가질 예정이다”고 밝혔다.

한편, 과일소주의 원조격인 ‘순하리 처음처럼’도 원재료 변경으로 논란의 도마에 올랐다. 과일소주의 인기만큼이나 논란도 업계 곳곳에서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최근 롯데칠성음료의 순하리 처음처럼은 SNS와 온라인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맛이 변했다”는 지적을 받았다.

이는 곧 시판 초기와 최근 판매 분의 원재료 표기가 바뀐 것이 사실로 드러나면서 갑론을박이 펼쳐졌다. 시판 초기 원재료에는 증류식소주(쌀:국산 100%)와 아미노산의 일종인 글리신, 아르기닌이 포함돼 있었는데 최근에는 해당 재료들이 빠진 것이다.

롯데칠성음료 측은 “초판 제조법은 감칠맛을 더하기 위한 것이었으나 출시 후 소주 특유의 씁쓸한 맛이 부족하다는 소비자들의 평가를 반영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갑자기 맛이 바뀌어서 실망했다”며 “허니버터칩만큼의 인기를 누리게 되니까 비용을 절감하려고 고급 원재료는 뺀 게 아니냐”는 부정적인 시선이 여전하다. 희석식 소주보다 비용이 더 많이 드는 증류식 소주의 비용 절감을 위한 꼼수라는 지적이다.

seun897@ilyoseoul.co.kr

박시은 기자 seun897@ily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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