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중취재 ‘노래하며 욕구 충족’… 호래방이 대세
집중취재 ‘노래하며 욕구 충족’… 호래방이 대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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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08-03 11:27
  • 승인 2010.08.03 11:27
  • 호수 849
  • 4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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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빠+노래방’ 인기…아줌마, 영계와 일탈을 꿈꾸다
여성들의 ‘퇴폐 문화’로 각광받았던 호스트빠에 이어 최근에는 ‘호래방’이라는 신종 유흥업소가 틈새시장에서 인기를 끌고 있다. 이 기묘한 이름은 ‘호스트빠+노래방’이 합쳐서 줄인 말이다. 말 그대로 ‘내용’은 호스트빠인데 ‘외형’은 노래방이라는 이야기다. 이는 남성들이 노래방에 가서 여성 접대 도우미를 부르는 것과 똑같은 방식이다. 여성들이 노래방에 가서 남성들을 접대부로 불러 한바탕 ‘질펀하게’ 노는 곳이 다름 아닌 호래방이다. 이곳은 기존의 호스트빠 보다 가격이 상대적으로 저렴하다는 특징을 가지고 있어 일반인들도 부담 없이 갈 수 있는 곳이다. 또한 이렇게 남성 접대부를 고용하는 노래방들은 대부분 보도를 통해서 남성을 데려오기 때문에 업소에서 직접 남성들을 고용해야 하는 부담감도 없다. 이렇듯 업주와 손님 모두에게 어필하는 구조가 바로 ‘호래방’이라고 할 수 있다. 이 호래방은 현재 서울 시내를 기점으로 일부 지방으로 번져 가고 있는 추세다. 조만간 5대 광역시 전부에 퍼져 나갈 것이란 예상도 나오고 있을 정도로 급속도로 인기를 얻고 있다. 그러나 더욱 놀라운 사실은 이제 더 이상 이런 곳에 가는 여성군이 단지 유흥업소 여성들은 아니라는 점이다. 전문직 여성, 직장인, 가정주부들이 호래방의 주요 단골로 떠오르면서 여성들의 유흥문화에도 큰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 과연 호래방에서는 지금 어떤 일이 벌어지고 있는 것일까.

취재진은 이러한 호래방에 가끔씩 간다는 한 여의사 김 모 씨를 인터뷰할 수 있었다. 그녀의 나이는 현재 35세. 아직 결혼을 하지 않은 노처녀다. 하지만 요즘 말로 바꾸면 ‘골드미스’. 전문 직업을 가지고 있는데다 결혼까지 하지 않았으니 그녀에게는 무한한 자유가 허락된다.

그녀가 이러한 자신의 삶의 자유를 만끽하는 곳은 다름 아닌 ‘호래방’이다. 그런데 사실 그녀는 호래방 이전에 ‘호빠 매니아’였다. 일찌감치 남자들이 접대부로 나오는 유흥 문화에 익숙해져 있었다는 이야기다.


‘호래방’으로 향하는 여의사

그런데 그녀는 최근 호빠보다는 호래방을 더 선호한다. 일단 가격이 호빠 보다 싸다는 것이 큰 장점이다. 호빠의 경우 금요일밤이나 토요일밤 하루 진탕 놀면 1인당 1백만 원이 깨지기도 한다. 술값도 술값이지만 팁에다 2차 비용까지 합치면 그 정도는 충분히 나온다.

아무리 돈을 적지 않게 버는 그녀라고는 하지만 그래도 하룻밤 100만원이면 어느 정도 부담이 되는 것은 사실. 하지만 호래방의 경우 많아야 40~50만원 정도면 충분하다. 거의 반값인 셈이다. 그녀가 그렇게 남성 접대부가 있는 호래방을 선호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사실 처음 호빠를 접했을 때 그 문화에 아주 끌렸던 것은 아니다. 그저 ‘한번쯤 경험해보니 재미 있었다’는 정도에 불과했다. 그런데 그 다음부터 왠지 남자가 없으면 술자리가 재미가 없어졌다. 흔히 남자들도 자신들끼리만 술을 먹으면 별로 재미가 없다고 하지 않는가. 나도 바로 그런 똑같은 증세를 겪었다. 그래서 한번, 두 번 찾다보니 어느 사이 그곳을 정기적으로 찾고 있었다. 그런데 가격적인 면에서 좀 부담이 됐다. 한 달에 2~3번 정도만 가도 2~3백만 원이 들었다. 수입에 비하면 그리 많은 돈은 아니지만, 결정적으로 이 돈을 좀 더 아껴서 더 자주 남성 접대부가 있는 술집에 가고 싶었다. 그러다 보니 호래방이라는 신종 업소를 접하게 됐다. 물론 이 업소가 완전한 ‘신종’이라고 볼 수는 없다. 하지만 기존의 호빠를 대체할 수 있을 정도는 충분했다. 그때 이후부터는 호빠는 거의 가지 않고 호래방을 주로 이용하는 편이다.”

김씨가 이렇게 호래방에 푹 빠진 이유는 ‘시덥잖은 남자들’을 만나는 것보다 호스트 남성들을 만나 노는 것이 훨씬 재미있기 때문이다. 일반 남성들과 만나게 되면 내숭을 떨어야 하는 경우도 있고 여성이 먼저 적극적으로 섹스 어필을 하는 것도 쉽지 않다. 거기다가 자신의 성적 욕망을 충족시키기 위해 남성에게 이것 저것 요구하기도 쉽지 않다. 그럴 때면 오히려 ‘색기 있는 여자’, ‘음란한 여자’ 취급을 받기 때문에 차라리 호스트 남성들과 화끈하게 노는 것이 훨씬 재미있다고 한다. 뒷말도 없고 소문 날 일도 없기 때문이다.

이 곳 호래방을 이용하는 여성들의 층은 상당히 다양하다. 김씨와 같은 전문직 여성은 물론 캐리어 우먼, 가정주부, 여대생들이 다수를 이루고 있다. 특징적인 것은 과거에는 유흥가 여성들이 이러한 업종의 주요 손님이었으나 이제는 더 이상 특정한 계층에 머무르지 않는다고 한다. 계층과 직업에 상관없이 호스트 남성들을 불러 노는 여자들이 많아지고 있다는 이야기다. 가정주부들 역시 이러한 호래방에서 평소에 억눌렸던 자신들만의 욕구를 한껏 채우곤 한다.


끼많은 남성들 호스트로 전업

가끔씩 호래방을 이용한다는 가정주부 권모씨(32)는 “사실 나는 결혼을 무척 일찍한 편이다. 22살에 했으니까 이제 30대 초반에 결혼 10년차인 셈이다. 아이도 9살, 8살이니까 낮에도 알아서 학교생활하고 밤에도 알아서 일찍 일찍 잔다. 남편은 출장이 잦기 때문에 밤에 내가 집에 없어도 상관없다. 친구들과 술 먹고 논다고 하면 별로 터치를 하지 않기 때문이다. 그러다 보니 지난 10년간 결혼 생활을 하면서 쌓였던 스트레스를 이제는 마음껏 해소하고 있다. 그런데 스트레스를 푸는 것에는 뭐니 뭐니 해도 남자들하고 하룻밤 질펀하게 노는 게 최고인 것 같다. 나는 아직 남자들과 ‘2차’까지는 하지 않는다. 그래도 아이들과 남편이 있는 가정주부가 2차까지 하는 건 내 스스로 용납이 되지 않아서 그것까지는 하지 않고 있다. 나는 나름대로 건전하게 호래방을 이용한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실제 호래방에서는 ‘가능한 모든 퇴폐적인 행위’들이 벌어지고 있다는 것이 경험자들의 이야기다. 심지어는 여성이 남성을 즉석에서 오럴을 해주거나 또는 남성이 무릎을 꿇고 여성의 가슴이나 성기 부위를 애무하기도 한다는 것. 현장에서 직접적인 성행위가 이뤄지지는 않지만 그 직전 단계까지는 그 어떤 금기도 없이 모든 것이 이뤄진다고 한다.

그렇다면 이곳에서 일을 하는 남성들은 과연 어떤 사람들이며 또 어느 정도의 돈을 받으면서 이 일을 하고 있는 것일까. 업계 관계자들에 따르면 이곳에서 남성을 부르는 비용은 시간당 3만원에서 5만 원 선. 2~3시간 정도 논다고 하면 대략 10만 원에서 15만 원 정도의 팁을 지불하면 된다. 섹시할뿐더러 자신의 마음대로 할 수 있는 ‘남성 노예’를 사는 것 치고는 그리 비싸지 않은 비용일 수도 있다. 특히 전문직 여성들이나 캐리어 여성들에게는 큰 부담이 되는 돈은 아니다. 비록 가정주부들이라고 할지라도 남편이 돈을 잘 번다면 한 달에 1~2번 정도 와서 돈을 쓴다고 해도 티가 나지 않을 정도의 돈이라고 할 수 있다.

이곳에서 일하는 남성들은 최근의 경기 불황으로 인해 취직을 하지 못한 백수, 연예계의 언저리에 있던 남성들이라고 한다. ‘끼’는 충분히 갖췄지만 그것만으로는 먹고사는 것이 힘든 남성들이 대부분이라고 한다. 그런 그들에게 이러한 ‘호스트’라는 직업은 적지 않은 생계에 보탬이 된다. ‘에이스’급으로 분류돼 한 달에 끊김없이 일을 계속할 수 있다면 월 5백만 원 정도의 수입은 우습지 않게 벌어들일 수 있기 때문이다.

물론 이곳에도 이른바 ‘2차’가 있다. 여성이 특정 남성을 지목, 따로 모텔로 향해 성관계를 맺는 것이다. 이렇게 잠자리를 하는데 드는 비용은 남성들에 따라 다르지만 보통 20만 원 안팎으로 형성되어 있다. 호래방을 찾는 여성들의 상당수가 2차를 한다는 점은 다소 놀라운 사실이 아닐 수 없다. 특히 나이가 많을수록 이러한 2차를 하는 비율이 높아진다고 한다. 아무래도 나이가 젊은 여성들보다는 젊은 남성을 만나기 힘든 30대 중반이후 40대 여성들이 2차에 더욱 적극적이라고 한다. 그녀들은 남편으로부터 충족되지 못한 성욕을 이러한 호스트 남성들로부터 충족한다고 한다. 그만큼 ‘섹스에 굶주려 있는 여성들’이라고 볼 수 있을 것이다.

현재 이같은 호래방들이 기존의 호빠 시장을 잠식할 것으로 예상하는 이들이 많다. 가격 경쟁력도 있지만 사실 호빠의 경우 모든 면에서 좀 ‘하드한 것’이 있다고 한다. 일단 시간에 대한 구애가 없다보니 술을 먹어도 과도하게 먹게 되고 노는 것도 재미있는 것을 넘어 ‘더티한’ 지경에까지 이른다는 것이다. 그러나 보니 깔끔하고 심플하게 놀기 좋아하는 요즘 여성들의 취향과는 약간 맞지 않다는 것. 과거 호빠는 화류계 여성들을 상대로 하다보니 최대한 하드한 것이 장점이 되었으나 이것이 대중화되면서 오히려 약간의 단점으로 작용하기도 한다는 이야기다. 한 호래방 업주의 이야기를 들어보자.

“남성들도 예전보다는 술을 잘 먹지 않는다. 비록 술을 좋아하는 사람들이라고 하더라도 곤드래 만드래 취하기보다는 어느 정도 기분 좋게 술을 먹고 끝내지 않는가. 이런 경향은 여성들도 마찬가지다. 그녀들 역시 남성들과 짧고 진하게 놀고, 탁탁 털고 다시 자신의 생활로 돌아간다. 그러니 기존의 호빠보다는 저렴하면서 심플하게 놀 수 있는 호래방이 인기를 끌고 있는 것 같다. 아마도 향후 상당수의 호빠들이 이러한 호래방으로 인해 매출에 타격을 입을 것으로 보인다.”

그런데 이러한 호래방의 가장 큰 문제점은 현행 법률상 단속되기가 쉽지 않다는 점이다. 실제 이러한 호래방들은 일반음식점으로 등록을 하기 때문에 실질적으로 남성 접대부를 고용한다고 해도 법적으로는 크게 문제가 없다고 한다. 물론 음란한 행위나 ‘2차’ 등은 분명히 불법적인 요소임에는 틀림없다고 하더라도 이것까지 단속되기는 쉽지 않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사업당국에서는 한시라도 빨리 이러한 호래방의 확산을 막아야할 것으로 보인다. 호래방은 이제까지 성적으로 억압되었던 여성들에게 적지 않은 문화적 충격과 함께 강한 중독성을 남기기 때문에 그로 인한 피해도 만만치 않을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김영민·헤이맨라이프 대표] www.heymanlif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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