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리아 신제품 가격인상 논란
롯데리아 신제품 가격인상 논란
  • 강휘호 기자
  • 입력 2015-06-22 10:22
  • 승인 2015.06.22 10:22
  • 호수 1103
  • 28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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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재료값 상승·제품 리뉴얼…이유는 다른데 가격은 매번 올라

[일요서울|강휘호 기자] 롯데리아가 신제품을 출시하자마자 또 다시 가격 인상 논란에 빠졌다. 이번에 롯데리아가 내놓은 신제품은 치킨버거의 업그레이드 형태인 리치(리얼치킨)버거인데, 가격도 기존 치킨버거보다 200원 인상됐다. 이를 두고 일부 소비자들이 “리뉴얼은 명목이고, 가격을 높이기 위한 꼼수 아니냐”는 불만을 터뜨리고 있는 것이다. 다만 롯데리아는 “전혀 다른 제품인데 오해가 있다”고 해명하고 있다.

지난해 2.5% 올해 3%↑…점점 비싸지는 햄버거 가격
본사 측 “새로운 제품 출시하면서 가격 책정한 것 뿐”

롯데리아가 리뉴얼, 혹은 업그레이드 명목으로 제품의 가격을 올려 소비자들에게 질타를 받고 있다. 롯데리아는 지난 10일, 1983년 출시한 3대 장수 제품 중 하나인 치킨버거를 33년 만에 업그레이드하고 제품명 또한 리치버거로 변경했다.

출시된 리치버거의 가격은 단품 3400원, 세트 5400원으로 책정됐다. 기존 치킨버거와 비교했을 때 각각 200원 오른 가격이다. 그런데 이 소식을 접한 소비자들의 반응은 냉담하기만 하다.

서울시 중구의 한 롯데리아 매장에서 만난 소비자는 “기분상이지만 자꾸 햄버거의 크기는 줄어들고 가격은 오르는 것 같다”면서 “내가 직접 확인해볼 수 있는 것도 아니고 답답하다”고 토로했다.

또 다른 소비자는 “매번 가격이 오르는 이유만 달라지는 것 아니냐”면서 “원재료 물가가 올라서 오르고, 제품 리뉴얼했다고 오르고 하다 보면 결국 어느새 모든 제품 가격이 올라 있다”고 말했다.

또 롯데리아는 과거에도 가격 인상을 두고 지속적인 질타를 받아왔던 터라 이번 가격 인상 논란으로 이미지 타격을 걱정해야 하는 상황이 됐다. 몇 달 전 가격 인상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얼마 안 돼 리뉴얼을 한 것이 화근이다.

실제 롯데리아는 지난 2월 버거와 디저트 제품 판매 가격을 평균 3% 인상했다. 버거류 14종과 디저트류 8종의 가격이 100∼300원 올랐다. 대표 제품인 불고기버거와 새우버거가 각각 3300원에서 3400원으로 높아졌다.

지난해도 마찬가지다. 롯데리아는 지난해 초 불고기버거와 새우버거 2품목, 일반 세트류 18품목, 드링크류 6품목 등 총 26품목의 가격 인상을 단행한 바 있다. 인상금액은 100~300원 수준으로 평균 인상률이 약 2.5%에 달했다.

특히 가격 인상이 될 때마다 패스트푸드 업계의 가격인상 도미노 현상이 확산되면서 시민 단체 등에게 암묵적 단합이 아니냐는 지적을 받았다. 국내 패스트푸드 업체 중 매장 수가 가장 많은 롯데리아가 가격을 올리면 나머지 패스트푸드가 가격 인상을 발표하는 모양새였기 때문이다.

당시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 물가감시센터는 패스트푸드를 비롯해 각종 제품들의 가격 인상과 관련해 “식품가격 인상이 다시 무더기로 이루어졌다”면서 “동종업계 내에서 가격인상의 시기·인상률·금액을 동일하게 발표함으로써 기업들은 가격인상으로 인한 리스크를 배제함과 동시에 소비자의 합리적인 선택과 이익을 침해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또 “기업의 최근 가격인상 행태를 분석하여 동종업계의 암묵적 가격담합의 가능성을 제기하고 이에 대한 정부당국의 철저한 조사와 엄정한 대응을 촉구한다”면서 “기업의 담합 행위는 시장 지배적 지위를 남용하여 소비자의 합리적인 선택과 이익을 침해하는 중대한 범죄행위이다. 특히 장바구니 물가에 큰 영향을 미치는 품목의 가격담합은 기업 이윤의 창출을 위해 서민경제를 위협하는 비윤리적 행위이며, 장바구니 물가 상승의 주범”이라고 밝혔다.

결국 기업들의 가격인상 행태를 보면 제조사마다 매출액과 지출하는 비용의 차이가 존재함에도 불구하고 경쟁사와 같은 가격을 책정하거나 유사한 폭으로 제품 가격을 인상하는 것은 소비자의 비난을 회피하고 가격경쟁을 배제하면서 안전한 수익을 보장하려는 모습이라는 분석이다.

도미노 현상도 우려

이에 대해선 “가격담합은 시장경제 원리를 해칠 뿐 아니라 기업의 이미지를 실추시키고 소비자의 외면을 초래하는 등 부메랑이 되어 기업에게 되돌아갈 가능성이 크다. 기업은 소비자와 기업 스스로를 위해서도 이러한 암묵적 담합행위를 즉시 중단해야 할 것이며, 합리적인 가격 책정을 통해 소비자와의 신뢰를 구축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라고 선언했다. 

한편 롯데리아는 그동안 가격 인상과 관련한 어쩔 수 없는 인상이었으며, 소비자들의 부담을 최소화했다는 답변을 이어왔다. 이번 리치버거 논란은 가격 인상과 전혀 관련성이 없다고 전했다.

롯데리아는 연초 가격 인상을 발표하면서 “수입산 원자료 등의 가격 상승으로 인한 불가피한 결정으로 고객부담을 최소화하는 수준”이라거나 “외식업의 전반적인 불황과 원자재 가격, 인건비, 임차료 등이 지속적으로 상승해 불가피하게 가격을 올렸다”고 설명해왔다.

다만 이번 리치버거 가격 논란은 “기존 치킨버거에서 업그레이드 됐다는 설명이 오해를 일으킨 듯하다”면서 “기존 제품과는 완전히 다른 신제품이기 때문에 가격 인상이라는 표현 자체가 맞지 않다”고 일축했다.

아울러 “패티부터 다른 재료를 사용했고 누가 봐도 같은 제품이 아니다”라면서 “제품을 내놓고 가격 책정을 한 것이라는 시각으로 접근해야 맞다”고 설명했다.

지난 2월 가격을 인상했던 것 역시 “그때는 가격을 인상한 것이 맞다. 하지만 이번 리치버거와는 아무 연관성이 없다”면서 “앞서 말했듯이 기존 제품의 가격을 올리는 것이 인상이다. 신상품의 가격 책정으로 봐달라”고 덧붙였다.

hwihols@ilyoseoul.co.kr
 

강휘호 기자 hwihols@ily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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