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트니스 기능 스마트밴드로 글로벌 2위 달성
가격 대비 지나친 고성능에 ‘대륙의 실수’ 별명도
샤오미가 웨어러블 기기로 내세운 것은 스마트 밴드인 미밴드다. 미밴드는 지난해 출시 당시 가격을 34.99달러(약 3만9000원)에서 3개월 만에 24.99달러(약 2만8000원)로 인하했다. 스마트 워치를 포함한 웨어러블 기기의 가격 단가를 한번에 낮추며 시장에 가히 혁명을 일으킨 것이다.
그러면서도 디자인 면에서 손색이 없고 운동, 수면 등 피트니스 체크와 같은 기본적인 기능 면에서도 합격점을 받았다. 심지어 한 번 충전하면 1개월 동안 다시 충전할 필요가 없다는 사용자들의 후기도 줄을 잇는다. 여기에 가격 경쟁력까지 갖추면서 입소문을 탄 덕에 샤오미 미밴드는 ‘지나치게 잘 만든 대륙의 실수’로까지 불리고 있다.
이제 샤오미는 자사 온라인스토어인 미스토어를 통해 미국과 유럽 시장에서 미밴드를 14.99달러(약 1만6000원)에 판매한다. 국내 역시 수입업체 등을 통해 2만 원 이하의 가격대에 팔리고 있는 상황이다. 게다가 샤오미는 미밴드 후속모델인 미밴드2 출시도 준비하고 있어 또 한 번의 저가로 사용자들에게 어필할 수 있을 조짐도 보인다.
디자인 합격점에
가격까지 낮아
이 같은 샤오미의 대대적인 공세에 전 세계는 화답했다. 미국 시장조사기관 IDC에 따르면 샤오미는 글로벌 웨어러블 시장에서 지난 1분기 기준 점유율 2위를 차지했다.
아직은 글로벌 웨어러블 시장 자체가 총 1140만대 규모지만 지난해에 비해 크게 성장해 향후 가능성은 열려 있다. 실제로 웨어러블 시장은 전년 같은 기간 380만대에 비해 고성장했다.
현재 해당 시장 점유율 1위는 미국 핏비트다. 이어 2위를 중국 샤오미가 치고 올라왔으며 3위 미국 가민, 4위 한국 삼성, 5위 미국 조본 순이었다. 샤오미의 경우 스마트 밴드 출시 1년도 되지 않아 시장 점유율 2위를 꿰찼다.
세부적으로 보면 핏비트와 샤오미는 각각 390만대, 280만대로 1, 2위를 달렸다. 가민, 삼성, 조본은 각각 70만대, 60만대, 50만대로 다소 격차가 벌어졌다. 특히 삼성은 지난해 1분기 가민과 공동 2위였으나 올해 샤오미와 가민에 함께 밀리며 4위가 됐다.
게다가 핏비트의 점유율은 34.2%로 전년동기 대비 10.5%포인트 떨어졌다. 대신 샤오미는 점유율 24.6%로 급격히 치고 올라오는 모양새다. 가민 6.1%, 삼성 5.3%에 비하면 샤오미의 영향력은 상당히 크다.
여기에는 애플 워치가 시판 전이라 조사대상에서 제외돼 있다는 점도 짚고 넘어가야 한다. 사실 애플은 브랜드 자체의 네임밸류만으로도 구매하는 사용자층이 탄탄하다. 애플 로고만 있어도 구입한다는 우스갯소리가 통할 만큼 열광적인 지지층이 있는 것이다.
애플 워치가
20배 더 비싸
그러나 애플 워치가 300달러부터 시작하는 것을 감안하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15달러대로 공략하는 샤오미에 비해 무려 20배가 비싼 것이다. 물론 샤오미 미밴드와 애플 워치 사이에는 피트니스 밴드와 스마트 워치라는 차이점이 있다.
문제는 실사용자들이 이 차이에 대해 인정하며 쉽게 지갑을 열려고 하지 않는 점이다. 이와 관련해 IDC 측은 “최근 웨어러블 기기 가격은 하락하는 추세로 100달러 이하 제품이 전체의 40%를 차지하고 있다”면서 “이는 상위 5개 제조사가 전체 시장의 3분의 2를 차지하는 이유가 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미 소비자들은 피트니스 밴드의 가치를 인정하고 있지만 스마트 워치에 관해서는 여전히 많은 의문을 갖고 있다”면서 “스마트폰으로는 할 수 없는데 스마트 워치로만 할 수 있는 것 등 가치를 입증해야 하는 난관이 남아 있다”고 강조했다.
때문에 관계자들 사이에서는 애플이 웨어러블 시장에서만큼은 샤오미를 이길 수 없을지도 모른다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
애플은 특유의 운영체제(OS)를 고집하고 있으며 스마트 워치 역시 동일한 타입의 iOS를 가진 아이폰에만 연동된다. 이는 삼성도 마찬가지로 삼성의 스마트 워치인 기어는 안드로이드폰에만 사용이 가능하다.
때문에 스마트폰에서 가장 영향력을 떨치던 애플과 삼성이 웨어러블에서는 이 같은 전략을 선회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모든 OS에서 사용이 가능하거나 호환이 되도록 개선해 소비자 선택의 폭을 넓혀야 한다는 것이다.
웨어러블 업계 관계자는 “핏비트와 샤오미가 미는 피트니스 기능의 스마트 밴드류는 안드로이드와 아이폰을 가리지 않고 연동된다”면서 “하지만 애플과 삼성의 스마트 워치류는 해당 브랜드의 스마트폰에 같은 방식의 스마트 워치를 매칭시켜야만 해 폭이 상당히 좁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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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나영 기자 nykim@ilyo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