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준가 5만5천원…한때 8만 원 넘어도 행사 안 해
현재 차익은 30억…전임 대표는 88억 원 거둬들여
권용원 사장은 2009년 5월 키움증권에 취임하면서 스톡옵션으로 키움증권 주식 15만주를 받았다. 이는 당시 키움증권 전체 지분의 0.77%에 이른다.
해당 스톡옵션은 취임 2년 후부터 매각할 수 있으며 행사가격은 5만5390원으로 확정됐다. 현재는 2010년 유상증자로 주식가치가 약간 희석되면서 주식 수 15만8944주에 행사가격 5만2273원으로 조정됐다.
이후 키움증권 주가는 2012년 3월과 4월에 7만 원대를 웃돌면서 권 사장의 ‘스톡옵션 대박’을 예감하게 했다. 그러나 당시 권 사장은 해당 스톡옵션을 매각하지 않고 그대로 갖고 있었다.
고점 이후 키움증권 주가는 다시 5~6만 원대를 오가다가 지난해 6월에는 4만 원대로 떨어지기도 했다. 하지만 4~5만 원에서 바닥을 다진 후 올해 초부터 지난 4월까지는 8만 원대로 수직상승했다.
순이익 급증에
호재 연이어
이처럼 키움증권 주가가 급등한 것은 연초부터 시작된 증권주의 활황과 키움증권이 던진 인터넷전문은행 출사표가 먹혔기 때문이다. 특히 올해 4월 중에는 장중 8만5000원을 넘기도 하면서 다시금 권 사장의 스톡옵션 행사 여부에 관심이 쏠렸다.
현재 키움증권 주가는 7만 원대 초반을 오가면서 다소 수그러든 모양새다. 올해 초부터 함께 달리던 증권주들도 모두 하락세를 그렸다. 증권주 숨고르기에 이어 메르스 확산 여파 등 증시 전반의 악재가 있었던 탓이다.
그럼에도 권 사장의 스톡옵션 행사권은 기준가격 이상으로 여전히 유효한 상황이다. 게다가 권 사장은 지난 3월 3연임에 성공해 임기가 2018년까지로 확정됐다. 또 지난 1분기 실적은 순이익 588억 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454.5% 늘어났다. 이는 키움증권 분기 사상 최대의 순이익이다.
연내에도 키움증권에는 주식시장 상하한가폭 30% 확대 등 증권주에 다소 호재로 분류되는 요소들이 산적해 있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키움증권의 강점인 개인고객들이 현 속도로 증가한다면 올해 순이익이 1300억 원을 넘길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고점 기준으로
52억 원가량 차익
이러한 연유로 키움증권 대내외에서는 권 사장이 언제쯤 들고 있는 스톡옵션을 매각할지에 대한 의견이 갈리고 있다.
일각에서는 변동성이 큰 장인 만큼 행사가를 웃돌 때 빠른 매각으로 시세차익을 확보하는 것이 낫다는 분위기가 여전하다. 그러나 다른 한편에서는 여세를 몰아 키움증권의 가치를 더욱 올린 후 스톡옵션을 처분하는 쪽에 손을 들어주고 있다.
더불어 권 사장은 부임 이후 자사주를 최다 보유한 증권사 CEO로 자주 손꼽히면서 후자의 가능성을 더욱 짙게 했다. 이는 증권사 최고경영자 중 금융지주사 100% 자회사와 오너가 재임하는 곳을 제외한 결과다.
그것도 키움증권 주가가 역사상 최고가를 기록할 때조차 행사되지 않은 권 사장의 스톡옵션이기에 주변에서는 그 가치를 더욱 높게 사고 있다. 이에 증권가에서는 키움증권 주가가 어디까지 올라갈지와 함께 해당 스톡옵션 행사 시점에 대해 주목하고 있다.
현재 권 사장의 평가차익은 주가를 7만 원으로 가정할 때 1주당 1만7700원에 달하는 이익이 생겨 총 28억 원에 가까운 수익을 올리고 있다. 또한 지난 4월 고점을 기준으로 하면 1주당 1만5000원가량의 이익이 올라가 추가로 24억 원의 수익이 발생해 두 배에 가까운 차익을 올릴 수 있게 된다.
한편 앞서 김봉수 전 키움증권 사장의 경우 2000년부터 2002년까지 받은 스톡옵션 30만 주를 2004년 4월 상장 당시 전량 매각한 바 있다. 한국거래소 이사장을 지내기도 했던 김 전 사장은 이 같은 스톡옵션 행사로 매각차익만 88억 원을 거둬들였다.
또한 김 전 사장을 포함해 스톡옵션을 보유하고 있던 임직원 80여 명은 모두 이 같은 스톡옵션 행사로 달콤한 차익을 맛봤다. 당시 신주발행 기준가로만 김 사장의 평가차익은 33억 원을 찍었고 해당 임직원들의 차익을 더하면 76억 원에 달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증권사들의 스톡옵션 부여는 그다지 이례적인 일이 아니지만 키움증권의 경우 주가가 수직상승하면서 상당히 주목받는 케이스”라면서 “만약 키움증권의 주가가 숨고르기한 후 고점을 돌파한다면 여기에 대한 전망은 더욱 쏟아져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nykim@ilyoseoul.co.kr
김나영 기자 nykim@ilyo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