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원순·안희정 ‘플러스’ 김무성·문재인 ‘제로섬’
[일요서울ㅣ홍준철 기자] 메르스 정국에 차기 대권 주자들의 발걸음은 재빨랐고 효과도 분명했다. 그중에서 박원순 서울시장이 단연 돋보였다. 지난 4일 밤 늦은 시간에 서울시에 ‘메르스 의심 의사’가 서울시민 1500여 명과 접촉했다는 긴급 기자회견을 갖고 ‘메르스 대책본부장’을 선언하면서 책임감 있는 시장의 모습을 보여 호평을 받았다.
여권 내에서는 ‘국가 재난 상황을 정치적으로 활용한다’는 지적도 받았지만 박 시장은 “늑장대응보다 과잉대응이 낫다”고 일축했다.
또한 평택성모병원에서 다수의 메르스 확진 환자가 발생한 경기도의 남경필 지사는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와 공조뿐만 아니라 박 시장, 안희정 충남지사, 권선택 대전시장과 함께 초당적 공조체제에 적극 나서면서 주목을 받았다. 특히 안 지사의 경우 “메르스 문제를 놓고 지방정부가 중앙정부와 각을 세우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밝혀 박 시장과는 달리 통합을 강조해 눈길을 끌었다.
반면 문 대표와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는 여야 합동 대책위를 꾸렸지만, 여론에 밀린듯한 분위기를 연출해 크게 점수를 얻지 못했다. 야당은 재보선 패배 이후 ‘문재인 책임론’으로 자중지란을 보이다 ‘김상곤 혁신위’를 띄워 그나마 체면치레는 했지만 후유증은 여전하다. 김 대표 역시 ‘국회법 개정안’ 통과로 계파 갈등에 당·청 갈등까지 겹쳐 국가적 재난보다 정치현안에 발목이 잡혀 주목받기가 힘들었다.
이 밖에 정몽준 전 의원, 김문수 전 경기지사, 안철수 의원은 ‘메르스 정국’ 속 별다른 역할을 보이질 못했다. 정 전 의원은 FIFA 회장 선거 출마 여부로 김 전 지사는 대구 출마로, 안 의원은 ‘문형표 보건복지부 장관 사퇴’를 주장했지만 의사 출신으로 존재감을 드러내진 못했다는 평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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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준철 기자 mariocap@ilyo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