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서울 | 조아라 기자] 공포정치 속에서도 북한의 사회에는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보수적이고 폐쇄적인 북한 주민들이 예전과는 달리 개방적 사고를 받아들이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북한 젊은 여성들 사이에 인기를 끌고 있는 ‘보일락 말락’한 패션도 이를 방증한다.
북한소식 전문매체인 뉴포커스는 최근 “노출을 즐기는 젊은 여성들이 늘고 있다”고 보도했다. 브이넥 셔츠처럼 가슴이 파인 옷을 입거나 셔츠 단추를 2~3개씩 풀고 다니는 젊은 층이 늘었다는 것이다. 2010년 탈북한 김모씨는 “북한에서는 ‘맵짜다’는 말이 섹시하다는 뜻으로 쓰인다”며 “패션에 관심 있는 여성들은 이런 말을 듣고 싶어 일부러 과감하게 옷을 입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규찰대가 ‘보일락 말락’한 옷은 단속한다”며 “하지만 다들 입고 다녀 단속에 걸리면 되레 불만을 토로하는 추세”라고 덧붙였다. 지난해 북한의 ‘소녀시대’라고 불린 모란봉악단은 몸매 곡선이 드러나는 타이트한 미니스커트를 입고 하이힐을 신은 채 공연해 화제가 됐다.
옷차림뿐만 아니라 결혼관도 크게 달라진 것으로 확인됐다. 북한전문매체 데일리NK는 최근 “북한 미혼남성들이 연상녀와 돌싱녀와 결혼하는 수가 늘고 있다”고 전했다. 1990년대와 비교해 눈에 띄게 달라진 사회상이다. 북한 남성들은 군복무 의무제로 인해 20대 후반이 돼야 제대한다. 예전에는 나이대가 비슷하고 안정적 직업을 가진 배우자를 선호했다.
하지만 최근에는 자립적인 경제력을 가진 미혼 여성들이 인기를 끌고 있다. 초혼 남성들이 자기 집이 있거나 안정적 경제적 기반을 갖춘 여성을 희망하다보니 자연스럽게 연상이나 돌싱녀와의 결혼이 늘고 있는 것이다.
북한의 한 소식통은 “연상연하 부부가 현저히 늘어났다”며 “10년 전만해도 이혼녀와 결혼한 초혼 남성은 동네에서 손가락질 받던 게 옛말이 됐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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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아라 기자 chocho621@ily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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