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왕시 '온 마을 공동체', 학교 밖 청소년 지원 호평
의왕시 '온 마을 공동체', 학교 밖 청소년 지원 호평
  • 수도권 강의석 기자
  • 입력 2015-06-09 14:16
  • 승인 2015.06.09 14:1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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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요서울 | 수도권 강의석 기자] 지난해 고등학교에 입학한 종현(가명, 18)이는 학교보다 가출한 친구들과 노는 게 좋았다. 매일 늦은 시간까지 길거리를 헤매다 문 열린 상가 계단에서 웅크리고 쪽잠을 잤지만 곰팡이로 가득 찬 가난한 집에 있는 것 보단 좋았다. 그렇게 가출한 친구들을 따라 무작정 집을 나가 두 달 가량 노숙생활을 한 후 돌아왔을 때, 학교에서는 이미 퇴학 처분이 이루어진 상태였다.

그렇게 한 해를 보낸 종현이는 올해 마음을 다잡고 다른 학교로 재입학했지만 개학 이후 하루도 학교에 나가지 못했다. 마트 종업원으로 일하는 아버지의 벌이로는 여섯 식구가 생활하기도 힘든 어려운 가정 형편임을 누구보다 잘 알기에 20만 원이 넘는 교복을 사달라고 말할 수 없었고, 그렇다고 해서 혼자만 사복을 입고 등교하는 것은 더욱 싫었다.

이런 사정을 전해들은 의왕경찰서 선도심사위원회는 새 교복을 마련해주어 학교 복귀를 도왔지만, 종현이는 한 살 어린 동생들과 어울리지 못하고 결국 스스로 학교 밖 청소년이 되었다.

이처럼 가정환경 등의 이유로 가정이나 학교 울타리를 벗어나 범죄와 비행에 노출되기 쉬운 학교 밖 청소년들을 보호하기 위해서는 경찰 뿐 아니라 지역 공동체가 함께 나서야 한다는 공감대를 형성한 의왕 지역은 시청, 교육청, 전문기관, 협력단체 등 38개 유관기관이 하나가 되어 든든한 울타리가 되어 줄 수 있는 온 마을 공동체를 구축하기로 하고, 지난 427일 의왕경찰서에서 회복도시 의왕 구축 선포식을 갖고 본격적인 지원활동에 나섰다.

현재 종현이는 시청의 긴급생활비지원 및 주택공사 주거지원으로 곰팡이로 가득 찬 반 지하를 벗어나, 새로운 보금자리에서 학교전담경찰관과 청소년상담복지센터의 1:1 멘토 상담 등을 통해 자신이 좋아하는 소질과 적성을 찾아가고 있으며, 앞으로도 종현이와 같은 학교 밖 청소년에게는 학교밖청소년지원센터의 검정고시·직업훈련, 청소년수련원의 자기개발, 건강정신증진센터의 의료지원, 청소년육성회의 장학금, 학원연합회의의 보습, 지자체 무한돌봄 SOS서비스 등 종합적이고 체계적인 맞춤형 지원이 계속될 예정이다.

또한, 경찰에서는 이미 학교폭력·절도 등 범죄를 저지른 학교 밖 청소년에게 진정한 의미의 반성, 화해, 피해회복 없이 사회에 복귀시키는 기존 응보적 처벌에서 벗어나 지역사회가 함께 참여해 정신적·물질적 피해를 회복하고 피해자와의 갈등관계를 치유시키는 회복적정의 개념을 도입한 회복프로그램을 시범운영하기로 했다.

온 마을 공동체를 구상한 권기섭 의왕경찰서장은 보호의 사각지대에 있는 학교 밖 청소년에 대한 사회적 차별 및 편견을 예방하고 건강한 사회의 일원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앞으로도 지역 공동체가 함께 적극적인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말했다.

kasa59@ilyoseoul.co.kr

수도권 강의석 기자 kasa59@ily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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