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존경제연구소 서광원 소장 인터뷰
생존경제연구소 서광원 소장 인터뷰
  • 박주리 기자
  • 입력 2010-06-29 11:21
  • 승인 2010.06.29 11:21
  • 호수 844
  • 17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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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장은 자격을 가진 사람이 해야”

우리 회사는 지속 가능한가. 사장으로서 일을 잘 하고 있는 것일까?. 이런 고민을 하며 수많은 CEO들은 밤잠을 설친다. 국세청이 지난 5월 23일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국내 자영업자 수는 421만 명이다. 2004년 357만 명 보다 17.9% 증가했다. 인구 증가율 2.0%의 9배에 달했다. 하지만 2008년 중 사업을 포기한 폐업자(71만5천 명)가운데 창업 2년 미만이 45.9%(32만8천 명)를 차지했다. 절반 가까이가 조기 폐업한 것이다. 사업을 시작하기는 어렵다. 그보다 사업을 유지해 나가는 것은 더 어렵다. 화제의 베스트셀러 ‘사장의 자격’은 CEO의 리더십을 담은 책이다. 대한민국 300만 사장 10명 중 1명이 이 책을 읽었다. 책을 저술한 생존경제연구소의 서광원 소장은 자신의 실패 경험담을 통해 새로운 리더들에 비전을 담고 있다. 서 소장을 만나 사장이 가져야 하는 리더십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 ‘사장의 자격’을 쓴 이유는.
▲ 경향신문사 기자를 하다 지난 1997년 인터넷 벤처 기업을 설립, 운영했다. 하지만 IMF 금융위기때 제대로 준비를 하지 못해 실패했다. 물론 괴로웠다. 그 후 2003년 경제 주간지 이코노미스트에서 경제 전문 기자로 활동을 하면서 수많은 기업과 CEO들을 지켜보았다. 성공한 기업의 리더였던 그들에게는 분명 내가 가지고 있지 않고, 인지하지 못한 시각의 차이가 있을 것이란 생각이 들었다. 성공한 사장들에 대해 연구, 탐색 및 분석을 한 뒤 쓴 책이 ‘사장의 자격’이다.

- ‘생존경영’ 강의로 사장들 사이에서 큰 인기를 얻었다. 어떻게 아이디어를 가지게 됐는가.
▲ 생명체의 제1 본능은 생존이다. 동물들의 생존전략만 잘 알아도 야생과도 같은 사장의 길을 잘 헤쳐 나갈 수 있다. 10여 년 전 부터 동물들의 생존전략이 리더들의 사업 전략과 닮았다는 생각을 했었다. 세렝게티를 직접 가보지 않고선 그곳의 동물들에 대해 쓴다는 것은 타당하지 않아 2007년 2주의 시간을 내서 갔다 왔다. 세렝게티는 우리나라 경상북도 보다 더 큰 사이즈다. 거의 허허 벌판 같은 그곳에서 동물들을 만나는 일은 그리 쉬운 일은 아니다. BBC 다큐멘터리 촬영 작가도 6개월 이상을 넘게 촬영하여야만 겨우 사자 한 마리를 만난다고 한다. 나는 운이 좋게 첫날 밤 사자 한 마리를 보게 됐다. 그 놈을 본 뒤 동물들을 전목 해야 겠다 라고 생각이 더욱 확고해 졌다.

- 맹수들의 생존법을 사장의 자격에 비유한다.
▲ 사회는 정글과 같다 하지 않는가. 경쟁이 심한 척박한 사회는 우리네나 그들이나 다르지 않다. 나는 특히 맹수들의 삶에 관심이 많다. 그들의 삶은 ‘사장’의 삶과 일치 되는 점이 많다. 한 해에 태어나는 사자 중 20%만이 그 다음해를 넘긴다고 한다. 10개의 사업 중 2~3개만이 살아남는 우리 사회와 비슷한 부분이다. 한 무리의 제왕이 되어 그 자리를 유지한다는 일은 더 어렵다. 항상 자신의 자리를 호시탐탐 노리며 위협하는 다른 수컷들과 부딪쳐 싸워야한다. 맹수의 애환과 사장의 애환이 너무나도 비슷하다고 느꼈다.

- 통계에 따르면 우리나라 자영업자 수는 매년 증가해 인구 증가율의 9배에 달한다. 외국에 비해서도 꽤 높은 수치다. 이러한 현상이 긍정적인가.
▲ 월드컵 응원 관중을 보면 우리나라 사람들의 결집력이 대단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역사적으로도 우리나라 국민은 나라를 위협하는 일이 생기면 하나가 되어 나라를 도왔다. 그런데 회사에 입사를 하면 조기퇴직이니 권고퇴직이니 해서 40대에 회사에서 내몰리게 된다. 어쩔 수 없이 자영업 전선으로 뛰어드는 것이다. 큰 회사에서 포용하는 리더십을 발휘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 리더들의 특징은 무엇인가?
▲ 생의 의지가 강하다. 리더십 강의를 하다보면 가끔 내 기가 빼앗긴다. 라고 느낄 정도로 기가 센 리더들을 만난다. 기운이 다르다. 가진 것에 안주 하지 않고 삶을 뚫고 나아가야 겠다 라는 의지력이 높다. 대부분의 리더들은 두 얼굴을 가진 야누스 적이 면이 있다. 한없이 친절하여 포근함을 느끼다가도 한번 결심한 것에 대한 결단력과 추진력이 대단하다. 결속력을 위해 당근과 채찍을 적절하게 사용하는 말의 기수 같다고 표현된다.

- 리더들에게 하고 싶은 말은 무엇인가?
▲ 현재 성공 하고 있다고 해서 그 자리에 그대로 안주하면 안 된다. 성공하고 있다고 생각하는 시점이 곧 혁신이 필요할 시점이다. 생존의 한 방향인 혁신은 있는 것을 뒤집어엎는 것이 아닌 새로운 시각으로 기업을 이끌어 가는 것이다. 안주한다는 것은 곳 도태된다는 뜻이다. 더 넒은 시각을 가지고 앞으로 나가야지만 이 꾸준한 성공을 이룰 수 있다.

- 실패에 대해서 너그러운가?
▲ 경험의 실패는 각박한 사회에서는 자연스러운 것이다. 세렝게티 맹수들의 사냥 확률은 겨우 20%다. 이는 잘나가는 성공한 기업의 수익 성공률과 비래하는 것이다. 나머지 80%는 실패를 한다는 것이다. 실패는 당연한 것이다. 못하니까 실패를 하는 것이다, 잘하면 실패를 하지 않는다. 다시 실패를 하지 않도록 그 이유를 연구하고 빨리 일어서야 한다.

- 앞으로의 계획은 무엇인가?
▲ 리더들에게 힘이 되는 콘텐츠를 만들어 제공하고 싶다. 리더의 위치는 누구도 대신 해주지 않는다. 결정의 책임도 그가 져야 한다. 내가 리더십에 대해 연구하는 것은 사장이 되고 싶어 하는 사람이나, 현재 사장인 사람이 내가 실패하며 보내왔던 그 긴 시간을 머리로만 이해하고 몸으로 행하지 않았으면 하는 맘에서다. 리더가 된다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 나 혼자만의 생계를 책임지는 것이 아닌 직원들과 그 가족들의 삶을 담보로 기업을 운영하는 뜻이다. 사장으로써 회사에 대한 고민이 없는 사람은 없다. 이는 한 기업의 리더에게만 해당하는 문제는 아니다. 개개인 삶의 리더로서 우리도 어떻게 살아야 할 것인가에 대해 고민하고 더 열정적으로 살아야 할 것이다.

[박주리 기자] park4721@dailypot.co.kr

박주리 기자 park4721@dailypo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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