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유승민 책임론은 정치적 공세…말도 안돼”
- “박대통령, MB와 달라…집권 4년차 결과물 나올 것”

그러면서도 친박 일각에서 제기하는 ‘유승민 원내대표 책임론’에 대해선 여야 211명이 찬성해 통과된 법을 유 원내대표에게 책임을 묻는 것은 말이 안된다고 부정적인 입장을 피력했다.
한편 박근혜 대통령 집권 3년차에 대해서 홍 전 위원장은 “박 대통령이 최선을 다하고 있다”면서도 “다만 반값, 공짜 포퓰리즘으로 정권을 잡다보니 국가가 혼란스런 상황을 초래한 점은 아쉽다”고 평했다.
이번 인터뷰에서 홍 전 위원장은 예산결산위원장 마친 소감을 비롯해 지역구 현안, 고 성완종 전 회장과 인연, 충청도 대망론, 정치인으로서 소신 등을 한 시간 넘게 소상히 밝혔다. 인터뷰는 국회의원회관에서 이뤄졌다. 다음은 일문일답이다.
- 예산결산 위원장 임기를 무사히 마쳤다. 성과나 아쉬움이 있다면.
▲ 국가예산안이 12년만에 법정 기한을 지켰다. 그동안 잘못된 관행을 깨고 바로 잡았다는 점에서 성과로 느낀다. 정부에도 기한을 지켜 효율적으로 예산을 집행할 수 있게 했다는 점에서 다행으로 본다. 아쉬운 점은 국민이 낸 세금을 국민이 원하는 방향으로 써야하는데 다 반영하지 못한 점이다. 대신 대한민국 헌정사상 처음으로 예산 백서를 만들었다.
처음부터 ‘쪽지예산’을 받지 않겠다고 선언해 이를 지켰고 대신 상임위를 거치지 않은 예산에 대해 백서를 만들었다. 전국 17개시도 단체장과 지역구 의원에게 공문을 보내 현실적으로 필요한 예산인데 반영되지 않은 예산을 모아서 만들었다. 각종 예산안 1200여 건이 접수돼 그중에 국민들에게 절실한 420개 정도를 정리했다.
- 지역구가 충남 예산·홍성이 다. 충남도청 이전에 대해 자긍심이 대단한데.
▲ 83년만에 대전에서 도청을 예산·홍성으로 이전한 것은 서울을 충남으로 옮긴 것과 마찬가지다. 여기에 지난 5월22일 서해복선전철 기공식을 가지면서 명실상부한 충청도의 중심으로 예산·홍성이 자리잡아가고 있다. 무엇보다 기공식을 통해 대중국 무역과 국제 관계가 활발하게 이뤄질 수 있게 된다.
당진·서산의 경우 중국과 가장 근접한 무역항으로서 물류비용이 절약돼 예산·홍성이 경제중심 환황해권 거점도시로 자리잡을 수 있게 됐다. 박근혜 대통령이 언급한 뉴라시아 정책의 성공을 위해서도 획기적인 일인데 그 시작점이 홍성이다. 홍성을 통해 소사를 거쳐 북한, 중국, 러시아, 유럽까지 국제 경제공동화 사업의 기반을 마련했다.
- 성완종 파문으로 충청민의 자존심이 상해 있다. ‘충청 대망론’도 잦아드는 분위기인데...
▲ 충청도의 오랜 효와 충절을 중시하는 전통과 자존심에 많은 상처를 입었다. 그러나 역사책으로 보면 한 두페이지 정도로 본다. 빨리 잊어야 하고 충청도 본질의 모멘텀을 찾아내야야 한다. 나라가 어려울 때 선영들의 터전이 충청도였다. 성완종 사건은 바람처럼 지나가고 충청도 기질을 살려서 국가와 나라를 위해 일해야 한다고 본다. 무엇보다 충청도 미래를 짊어질 인물을 키워야 한다. 충청도 대망론은 죽지 않았다.
- 차기 잠룡으로 분류되는 안희정 충남도지사에 대해 어떻게 평가하고 계시는지...
▲ 현안에 부딪히며 돌파해야 국민들이 따라오고 그러는데 생산해 내는 힘이 약하다. 특히 충남도지사로서 보육문제, 국방, 통진당 해산 등에 대해 소신을 밝혀야 하는데 머뭇거리는 점이 아쉽다. 안 지사 생각 자체는 훌륭하지만 대한민국 현실정치에 맞는 리더 인지는 의문이다.
- 최근 언론에 ‘성 전 회장과 친하다’, ‘MB측근들과 연결시켜줬다’는 보도가 나왔는데...
▲ 전혀 모르고 쓴 내용이다. 성 회장은 나와 정치를 할 일이 별로 없었다. 나는 민주당으로 시작해 이기택·조순씨와 함께 이회창 총재로 있던 한나라당에 들어가 정치를 했다. 성 회장은 사업가로 JP 인연을 맺어 정치를 시작했고 우리는 반대편에 서 있었다. 쉽게 말해서 충남만 봐도 한나라당과 자유선진당 그리고 민주당이 경합을 벌이면서 나뉘어진 지역이다. 특히 성 회장은 선진당에서 활동했고 난 한나라당에 있어 정치를 함께할 일이 없었다. 오히려 선진당과 한나라당은 싸워왔다. 그러다 2012년 대통령 선거 두달전에 선진당과 통합돼 친분을 맺었다.
성 회장을 MB 최측근 인사들에게 소개시켜줬다는 보도는 2008년 MB 인수위 시절 최경환 부총리와 함께 들어갔을 때다. 당시 난 17대 총선에서 충청도에서 한나라당출신으로 유일하게 당선돼 대표성을 갖고 있었다. 당연히 충남 태안에서 발생한 기름유출피해구제법을 만들고 특별위원장으로 활동했다. 인수위에 들어가 유류피해 해결하기위해 회의를 하는데 성 회장이 와 있었다. 그래서 ‘이상하다’하면서도 위원장으로 돌아가며 소개했는데 그 중 한 명이 성 회장이었다. 본인은 서산출신으로 자문위원이라고 했다. 그런데 성 회장은 첫 회의에만 나타났고 그 이후에는 얼굴도 비치질 않았다. 그게 전부다.
- 국회법 때문에 당청간에 각을 세우고 친박계에서는 ‘유승민 책임론’을 제기하고 있는데...
▲ 여당과 청와대가 불협화음이 있는 것은 불행한 일이다. 누군가 불을 꺼야 한다. 그렇다고 유승민 원내대표를 사퇴하라고 하는 것은 말이 안된다. 친박 몇몇 인사들일 개인적으로 정치적 으로 의견이 다르다고 여야 216명이 찬성해 통과된 법을 유 원내대표에게 책임을 전가하는 것은 말이 안된다. 본회의장에서 여야 국회의원 다수가 찬성한 것을 왜 유 원내대표에게 책임을 지라는 것인가. 더 이상 발전하면 안된다.
- 박근혜 정권 집권 3년차다. 평가 좀 해주신다면...
▲ 박 대통령이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본다. 대통령은 국가 안녕과 질서를 존립시키는 거다. 통진당 해산 등을 보면 자유민주주의 정신을 지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본다. 경제부문은 역대 어떤 대통령이 해도 국민들에게 만족이란 있을 수 없다.
다만 포퓰리즘이 성행해 국가가 휘청거리는 부문은 아쉽다. 반값, 공짜를 내세워 정권을 잡다보니 국가가 혼란스럽게 됐다. 과거 이명박 대통령은 4대강 사업처럼 한 곳에 올인하는 스타일이지만 박 대통령은 전반적인 국정 개혁, 다변화된 사회에서 균형을 잡아가는 정책을 해 속도가 느린 편이다. 가시적인 성과물은 집권 3년차 말이나 4년차에 결과물이 나타날 것으로 본다.
- 어떤 정치인으로 남고 싶은 지...
▲ 농부의 자식으로 태어나서 농어민, 축산인이 잘 살아야 대한민국이 강한 선진국이 된다는 게 소신이다. 현재 다국적 기업이 들어오고 FTA로 인해 우리 농민이 어렵다. 우리 5천만 인구의 먹을거리는 책임지는 생산주체가 잘 살지 못하면 대한민국의 미래는 없다. 이제 농업은 공격적 수출농업으로 변신해야 한다. 정부차원의 정책적 뒷받침이 반드시 필요하다. 예를 들어 농어민이 30년 이상 농사를 지었다면 무이자 정책자금을 줘야 한다. 수출업은 5년 이상하면 무이자 자금을 준다.
그리고 담보없는 신용대출도 해줘야 한다. 공격적 수출 농업을 하면 수출자금을 대줘야 한다. 더불어 다국적 FTA에 대한 농민들의 불안감을 불식시키는 작업도 필요하다. 한미 FTA 협정을 맺은 지 5년이 지나 분석 보고서를 보면 전자, 자동차 부문에서는 22조 흑자를 봤지만 농어민, 축산인은 7천억 정도 손해를 봤다. 이를 보전하기 위해 FTA 이익 공유제법을 냈다. 한 마디로 이익을 보는 사람이 손해를 보는 사람에게 줘야 한다는 취지다. 국회에서 무산될 경우 국민서명운동을 벌여국민청원법 형식으로라도 법을 만들 것이다.
홍준철 기자 mariocap@ilyo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