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많은 투자자들이 월 초가 되면 ISM 제조업 지수에 관심을 가진다. ISM 제조업 지수는 제조업체의 구매 담당자들에게 다양한 분야의 경기 현황에 대한 설문 조사를 실시하고 그 결과를 지수화 시킨 서베이 지표이다. 기준선은 50으로 50을 넘어서면 해당 부문의 전망을 밝게 보는 응답이 많다는 의미다. 미국의 산업 경기에 대해 상당한 정확도와 선행성을 지닌다는 점에서 증시에 있어서도 활용도가 높은 지표 중 하나다.
양호한 퍼포먼스 나타내는 IT섹터에 주목
건설기계·의류 OEM 업종…관심 집중
미국 5월 ISM 제조업 지수가 우리시간으로 지난 1일 저녁 발표됐다. 종합 지수는 52.8로 사전 컨센서스였던 52를 상회했다. 추세 상으로도 지난 해 10월 이후 이어진 하락 구간에서 벗어나는 모습을 보였다.
이 같은 모습은 미국의 경기 모멘텀이 연초 이후 진행된 약세 구간에서 벗어나 재차 강화되는 구간에 진입하고 있음을 시사하는 결과로 볼 수 있다. 세부 항목별로 살펴 보더라도 대부분의 항목들이 전월에 비해 개선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는 점에서 향후 미국 경기 회복세에 대한 전망을 뒷받침해 주고 있다.
ISM 제조업 지수는 세부 항목들도 실물 경기와 관련해 중요한 의미를 가지는데, 이번 결과에서 가장 큰 폭으로 개선된 항목은 가격지수다.
가격 지수는 49.5를 기록하면서 전월 대비 +9pt 상승했다. 해당 지표는 실제 미국의 CPI 변화율에 약 1분기 정도의 선행성을 가지고 있어 하반기(3분기 중) 미국의 인플레이션이 회복되는 구간에 들어설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을 뒷받침해주고 있다.
수주 잔량과 신규 주문 지수가 비교적 큰 폭으로 상승했다는 점도 향후 경기 회복세의 지속을 시사하는 모습들이라는 측면에서 긍정적으로 받아들일 수 있다.
특히 수주 잔량은 전월 49.5로 기준선을 하회했으나 5월에는 +4pt 급등하면서 기준선을 회복했다. 고용 지수도 51.7을 기록하며 전월 대비 상당히 큰 폭의(전월 비 +3.4pt) 상승을 나타냈는데, 이는 향후 미국의 고용 부분이 개선되면서 소비 부문에서의 회복을 이끌어 줄 것을 전망할 수 있게 만드는 근거가 된다.
전월에 비해서 부진한 결과가 나온 부분은 생산과 수출신규주문이다.
생산의 경우 다소 부진한 것은 사실이나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수주 잔량, 신규 주문 등 생산에 선행하는 지표들이 개선되는 모습을 보였다는 점에서 크게 우려되는 사안은 아니다.
그러나 수출 신규주문이 전월 비 -1.5pt를 기록하면서 기준선까지 하락하는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는 점은 대외 수요 회복에 대한 우려가 여전히 남아 있음을 시사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특히 신규 주문과 수출 주문 간의 이격이 확대되는 모습이 나타났다는 점에서 현재는 글로벌 경기에 비해 미국 경기 모멘텀의 회복이 부각될 수 있는 시점임을 시사하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금번에 발표된 ISM 제조업 지수의 호조를 포함해 최근 미국에서 발표되고 있는 경제 지표들이 대부분 예상치를 뛰어넘으면서, 미국의 경기 서프라이즈 지수도 저점 확인 뒤 반등 구간에 진입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 같은 흐름을 감안한다면 미국의 경기 회복을 고려한 투자 전략을 수립하는 것이 여러 가지 대내외 이슈들의 영향력이 혼재되며 상대적으로 변동성이 클 것으로 예상되는 6월 증시에 대응하기 위한 한 가지 방법이 될 것으로 판단된다.
전략 측면에서는 미국의 경기 모멘텀 회복과 관련해 다음과 같이 세 가지 관점 대응 전략을 생각해 볼 수 있을 듯 하다.
첫째는 이상에서 언급한 바와 같이 미국 ISM 제조업 지수와 경기 서프라이즈 지수 등 미국의 경기 모멘텀을 나타내는 지표들의 변화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업종들을 눈여겨 보자는 것이다. 바로 IT 업종이 그 대상이 될 수 있을 것으로 본다.
국내 IT 섹터 지수(MSCI Korea IT sector index)는 미국 ISM 제조업 지수의 변화와 +0.45라는 비교적 높은 상관계수(2006년~현재)를 나타내고 있으며 미국 경기 서프라이즈 지수의 저점 확인 시에도 민감하게 반응하는 모습을 보인다는 점에서 눈여겨 볼만하다는 판단이다.
두 번째는 미국의 건설 경기가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는 점이다. 지난달 말 미국의 신규주택 매매 건 수가 서프라이즈를 연출한 바 있고, 신규주택 착공 건수와 건축 허가 건수가 나란히 2008년 상반기 이후 최고치 수준으로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낮은 공실률과 높은 신규 가계 형성 건 수 등을 미루어 볼 때 수요 측면에서도 긍정적인 흐름이 나타나고 있는 상황이다.
그리고 이에 더해 ISM 제조업 지수와 함께 지난 1일에 발표된 미국의 4월 건설지출도 서프라이즈를 연출했다. 총 1조달러의 건설 지출이 이루어 지면서 증가율은 전월 비 +2.2% 급등했다. 이는 사전 컨센서스(+0.7%)와 전월 증가율을(+0.5%)를 모두 큰 폭으로 상회한 결과이다.
당사의 전망처럼 6월 FOMC 에서 연준의 정책 스탠스 변화, 9월 기준금리 인상이 단행된다는 전제하에 보면 향후 미국의 시중금리는 점진적인 상승흐름을 보일 것으로 전망되며 이 또한 결과적으로 미국의 투자 경기를 자극할 수 있는 이슈라는 점도 건설 경기의 회복세 지속을 전망하게 만드는 요인이라고 볼 수 있다.
이처럼 미국 건설 경기의 회복이 가시화되고 있는 상황임을 고려할 때, 미국에 매출 비중을 보유하고 있는 건설기계 업종에 대한 관심을 가져볼 필요가 있다는 판단이다.
세 번째는 미국의 소비 경기 회복과 관련된 업종들에도 관심을 가져볼 필요가 있다는 점이다.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ISM 제조업 지수의 세부 항목 중 고용지수가 강한 반등을 시현한 상황이라는 점에서 미국의 고용 환경은 더욱 개선될 것으로 기대되며, 최근에는 미국의 평균임금도 상승흐름을 나타내고 있다. 이는 결과적으로 소비의 회복을 유발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
뿐만 아니라 건설경기가 회복되는 과정에서 부동산 가격 또한 상승흐름을 보일 것으로 기대되는데, 이는 가계의 자산 가치를 높임으로써 부의 효과(wealth effect)를 유발할 수 있다. 결과적으로 소비 지출 및 소비 심리가 개선되는 흐름을 보일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미국의 소비 심리가 개선된다는 측면에서 이와 밀접한 연관성을 보이는, 미국에 대한 매출 비중을 가지고 있는 의류 OEM 업체들도 관심의 대상에 둘 수 있다는 판단이다.
자료 = 조병현 유안타증권 연구원
강휘호 기자 hwihols@ily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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