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서울] 특별 기획연재 제 6회 보물을 쫓는 사람들 ‘야마시타 골드 인 코리아’
[일요서울] 특별 기획연재 제 6회 보물을 쫓는 사람들 ‘야마시타 골드 인 코리아’
  • 윤지환 기자
  • 입력 2010-06-08 11:58
  • 승인 2010.06.08 11:58
  • 호수 841
  • 14면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국내最高의 야마시타골드 전문가 단독 인터뷰
윤씨가 필리핀의 야마시타골드를 발굴하는 현장. 이 발굴현장에서 윤씨는 다른 동업자들이 서로 다투는 바람에 보물 인양을 눈 앞에 두고도 철수해야 하는 아픔을 맛봤다.(위) 손모양의 돌 조각. 이것은 보물이 위치한 곳을 가리키는 표식이다.

지금까지 [일요서울]은 지난 호를 통해 5회에 걸쳐 일본이 2차 세계대전 기간 동안 약탈하고 감춘 보물의 실체에 대해 설명했다. 특히 [일요서울]은 제 840호에서 세계 각지로 흩어진 보물, 야마시타 골드의 출발점이 바로 조선이었다고 밝힌 바 있다. 야마시타 골드 전문가들은 여기에 이견이 없다. 이는 엄청난 양의 보물이 모두 조선의 것이라는 의미가 아니라 보물들이 약탈되고 감추어지는데 있어 조선이 중심지적인 역할을 했다는 의미다. 일본은 아시아 침략을 위해 한반도를 제 1의 발판으로 삼으려 했다. 한반도를 삼킨 일본이 가장 관심을 기울인 것은 문화재 약탈과 파괴였다. 조선의 뛰어난 예술품은 모두 약탈하고 일본보다 우위에 선 문화적 사료들은 모두 불태워졌다. 일본은 조선 전역에 흩어져 있는 왕의 무덤을 모두 파헤쳤다. 그리고 그 안에 있는 부장품들을 모조리 일본으로 옮겼다. 이 시기 일본이 약탈한 한반도 고대왕조와 조선의 무덤은 무려 3700여개에 달한다. 현재 이 보물들의 상당수는 일본 개인수집가 금고에 잠들어 있으며, 한반도를 비롯한 동북·동남아시아 여러 나라의 보물들은 일부 일본으로 옮겨지고 나머지는 한반도와 현지 곳곳에 매장돼 있다. 보물사냥꾼들에 따르면 이 보물의 양은 상상조차 할 수 없으며 그 값어치는 금액으로 환산조차 불가능할 정도라고 한다.

[일요서울]은 최근 강원도에 거주하는 야마시타골드 전문가 윤모씨를 만났다. 윤씨는 보물탐사에 대해 해박한 지식을 갖고 있었다. 특히 2차대전 당시 일본 엔지니어들이 보물을 매장한 방법에 대해 잘 알고 있었다. 윤씨에 따르면 현재 우리나라 곳곳에 아직 발굴되지 않은 보물들이 상당량 매장돼 있으며 일부 보물사냥꾼들은 이를 발굴하기도 했다.

윤씨는 “해방 후 일본군이 철수할 때 미처 일본으로 옮길 수 없었던 보물들은 대부분 은밀한 장소에 매장했다”며 “일본군이 매장한 보물에 관한 소문은 전국 곳곳에서 들을 수 있다. 하지만 제대로 된 자료가 없어 보물을 발견하기는 하늘의 별따기나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보물이 묻힌 곳으로 알려진 지역은 신정동 부근, 동두천, 부산 문현동, 강원도 해안지역 그리고 인천 등이다. 이 가운데 신정동 부근과 동두천은 탐사작업이 조금씩 진행되고 있으나 그 진행속도가 매우 느려 보물 발굴은 사실상 기대하기 어려운 실정이다.


미스터리한 보물 매장 방법

일본군이 일명 ‘황금백합작전(긴노 유리, きんの ユリ)’을 통해 감춘 보물은 찾기가 매우 어렵다. 보물지도를 일본 천황가(天皇家) 사람들이 직접 관리하고 있어 구하기 어려운 탓도 있지만 무엇보다 보물발굴을 힘들게 하는 것은 일본의 독특한 매장기술 때문이라는 것이 윤씨의 설명이다.

윤씨는 “현재 시중에 유통되고 있는 보물지도는 대부분 가짜다. 진짜가 있기도 하지만 지도를 만든 당사자가 아니면 지도의 암호를 해독하는 게 거의 불가능하다”며 “때문에 진짜 지도를 가지고 있어도 그것만으로는 보물을 찾을 수 없다”고 말했다.

또 그는 “운 좋게 지도의 암호를 해독해도 보물을 발굴하는 것도 문제”라며 “보물주변에는 온갖 부비트랩(덫)이 설치돼 있고 정교한 기술로 매장된 보물을 섣불리 건들면 영원히 지하에 묻히게 설계돼 있다”고 말했다.

윤씨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일본군이 감춘 ‘야마시타 골드’의 발굴은 거의 모험 영화에 가깝다.

윤씨는 “보물(야마시타 골드)에 대해 잘 모르는 사람들은 내 이야기를 들으면 마치 상상으로 지어낸 허무맹랑한 소리라고 생각한다”며 “나는 그런 사람들의 태도를 충분히 이해한다. 나도 보물탐사 초기에 탐사꾼들이 하는 이야기를 거의 믿지 않았다”고 말했다.

또 윤씨는 “보물은 땅속에 대충 파묻혀 있는 게 아니라 정교하게 만들어진 지하 벙커 같은 곳에 매우 과학적인 방법으로 묻혀있다”며 “보물을 섣불리 꺼내려다 부비트랩에 걸려 목숨을 잃거나 평생 불구가 되는 사람도 적지 않다. 제대로 된 지식과 풍부한 경험 없이는 절대 할 수 없는 게 보물탐사 작업”이라고 말했다.


“서울에도 보물 있다.”

수년전 서울 양천구 신월동 부근에 일본군이 보물을 묻어뒀다는 소문이 퍼지면서 논란이 일었다. 신월동 부근의 산에 일본군이 해방직전 보물을 묻은 것으로 전해지면서 이 지역 탐사활동에 국민적 이목이 집중됐었다. 하지만 결과는 허무했다. 발굴작업은 초기부터 여러 허가 문제로 난항에 부딪혔다. 허가 문제 뿐 아니라 작업에 참여한 이들 간의 마찰도 끊이지 않았다. 결국 신월동 보물은 아직까지 탐사 진행 중인 상태로 남아 있다.

윤씨는 최근 이 신월동 탐사를 다녀왔다. 그리고 이 지역 보물 발굴 당사자를 직접 만나기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윤씨는 신월동 보물에 대해 “그 산에 보물이 묻혀 있는 것은 분명하다”고 확신했다.

신월동 뿐 아니라 인천과 동두천에도 보물이 있는 것으로 추측되고 있다.

이에 대해 윤씨는 “지금까지 탐색을 해 본 결과 매우 신빙성 있는 이야기인 것 같다”며 “동두천은 지금 탐사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조만간 결과가 나올 것이다. 인천은 보물이 있는지 없는지 확인해 보지 않았지만 사료를 종합해 봤을 때 가능성은 있어 보인다”고 말했다.

또 윤씨는 지금까지 크고 작은 보물 탐사에 여러 번 참여했다고 밝혔다. 그 과정에서 윤씨가 느낀 것은 인간의 탐욕이 얼마나 무서운가 하는 것이다.

윤씨는 “관련 사료와 지도를 살펴보고 내가 직접 개발한 탐사장비로 탐사해본 결과 보물을 있다는 결론을 내렸다”며 “문제는 발굴이다. 보물은 꺼내기에 앞서 항상 주변 정리를 하는 게 제일 중요하다. 탐욕은 가끔 무서운 결과를 부른다”고 말했다.

이어 윤씨는 “보물을 탐사하다보면 황금에 눈이 멀어 30년 지기 절친한 친구를 배신하는 것도 봤고 천륜을 져버리는 행위를 서슴없이 자행하는 것도 봤다”며 “사람들이 보물을 찾기 힘든 이유 중 하나는 보물을 거의 찾아 놓고도 서로 독차지하려고 싸우기 때문이다. 이 바람에 눈앞에 보물을 놓치는 일도 비일비재하다”고 전했다.

[윤지환 기자] jjh@dailysun.co.kr


#보물 매장지 부근 각종 위험 도사려

보물탐사꾼 윤모씨에 따르면 일본군의 보물이 있는 곳은 섣불리 접근하면 매우 위험하다. 잘못하면 목숨을 잃을 수도 있다는 게 윤씨의 설명이다.

윤씨는 “보물이 있는 곳 주변에 독특한 표식을 심어 둔 곳이 많다. 보물이 가까이 있다는 표식, 위험을 알리는 경고표식, 도보로 이동해야 한다는 표식, 거리를 알리는 표식 등등 수 없이 많은 표식이 있다.

윤씨는 “표식 중에서 조심해야 하는 것은 독사의 머리 처럼 생긴 표식”이라며 “보물 탐사 중에 독사의 머리처럼 생긴 표식을 발견하면 그 역을 벗어나거나 각별히 조심해서 작업을 진행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신변이 매우 위험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또 부산 문현동 보물에 대해서도 입을 열었다.

윤지환 기자 jjh@dailypot.co.kr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