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잘못은 내 탓, 잘 된 일은 남 덕인 사회가 행복한 사회이죠
[일요서울 | 박찬호 기자] “우리 모두가 꼭 명심해야 할 일 하나가 있습니다. 우리는 공적인 일을 수행함에 있어 개인적인 이익에 눈이 어두워 그것이 나에게 큰 이익을 준다고만 생각했지. 내 조직과 사회와 국가에 얼마나 큰 손해를 끼치는지 미처 깨닫지 못하고 업무를 수행하는 경우가 정말 많습니다. 소크라테스는 ‘지혜로운 사람은 무릇 일을 할 때 오직 옳은 행위인지 그른 행위인지 따져보고 한다’고 했습니다. 여기에 더해 선한일과 악한일의 철학도 가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공자는 사사로운 이익을 위해 일하는 것은 악을 행하는 것이요, 공익을 위해 일함은 선을 행하는 것이라 했습니다. 공인은 그 행위가 궁극적으로 국민의 행복감과 만족감을 높이는 것인지를 늘 유념해야 한다는 이야기입니다.”
제23회 행정고시 출신으로 UN 감사실(OIOS) 감사관을 거쳐 감사원 감사교육원장, 재정경제 및 사회문화감사국장 등을 두로 거치며 30년 이상 공직에 몸담고,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파견국장으로 근무한 경력을 가지고 있다. 공직을 마친 후 IBK 기업은행 감사를 지냈으며 귀농귀촌 추진단부회장, 서울 사랑의 열매 부화장을 맡고 있는 윤영일 박사의 남다른 감사 철학을 지닌 인물로 정평이 나 있다.
성균관대에서 정치학, 경제학을 공부했으며, 서울대학교와 미국시 라큐스 대학교에서 행정학석사 학위를, 성균관대학교에서 행정학박사 학위를 취득하였다. 고려대, 성균관대에서 공공감사론, 성과감사론, 한국정부론 등을 강의하였다. 현재도 외국어대학교, 성균대학교 세종대학교에서 국민의 관점에서 본 ‘민본감사’와 금융감사, 행정학 강의를 통해 젊은이들과 소통하며 자신과 국정을 성찰하고 고민하고 있다.
감사문화의 선진화를 위해 교육과 훈련을 병행해 왔다는 그는 감사자는 무엇보다 ‘감사란 무엇이며, 추구해야 하는 궁극적 효과는 무엇인가’에 대해 확고한 감사철학과 소명의식을 가져야 한다고 강조한다. 특히 감사의 관점을 국민의 관점에서 본 민본감사 여야 하고 감사의 역할은 국민의 이익을 위해 일을 제대로 하는지 감시. 감독. 평가하는 것이라고 그의 감사에 대한 소신을 인터뷰 사이사이에 강조한다.
▲ 저서를 내시게 된 동기는
이번에 저의 저서 『생각과 말과 행동의 방정식』은 행복으로 가는 길, 참된 이정표가 될 만한 깨우침을 가득 담은 책입니다. 수학을 못하는 사람에게는 이름만 들어도 찌푸려지는 ‘방정식’을 인생에 대비하여 알기 쉽게 그리고 삶의 지혜로 전하고 있습니다. 저는 이 책을 통해 삶의 따뜻한 마음, 곳곳에 스며든 에세이 형식의 단문들은 독자의 마음에 바로 와 닿는 온기와 감동을 한꺼번에 담을 려고 했습니다. 어쩌면 이 냉랭한 우리의 현실 속에서 하루하루 버겁게 살아가는 이들에게는 거창한 성찰보다는 순간의 따뜻한 위로와 격려가 필요한 이들에게 꼭 필요한 글입니다. 이 책의 모든 독자들의 삶에 작은 등대이자 따뜻한 난로가 되어 주길 바랍니다.
진정한 가치를 얻고 싶어 하는 젊은이, 자녀교육의 지혜를 찾고 싶은 학부모, 기업경영의 지혜를 얻고 싶은 기업CEO, 인간관계와 조직 관리차원에서 고민 많은 사람들, 소명의식을 가지고 국가경영의 지혜를 찾아보고 싶은 국가경영자들이 읽었으면 합니다.
경제적인 면에서 부족함 없이 살아가는 현대인이지만 ‘나는 늘 불행하다.’라며 여기저기에서 신세 한탄을 하는 까닭은 결국 반드시 채워야 할 인생의 필수요소가 자신도 모르게 한두 가지가 빠져 있어서 아닐까요. 하지만 나에게 부족한 점이 무엇인가를 파악하고 이를 찾아 자신의 삶에 적용시킨다는 것은 무척 힘든 일일뿐더러 시간 또한 오래 걸리기 마련입니다. 이에 대한 좋은 해답은 이미 우리와 똑같은 길을 먼저 걸었던 선인들의 지혜 속에 들어있습니다. 심오한 철학과 이론으로서가 아니라 실천 철학과 생활이론으로 쉽고 편하게 우리의 삶을 얘기하고 싶었습니다. 이해를 하기 전에는 어렵기만 한 인생이라지만 한번 이해하면 그 공식에 따라 어떠한 어려움도 술술 풀리지 않을 까요. 저는 이 책에서 70여명의 작가와 작품 30여 개의 시와 명언. 명구들에서 얻은 선지자들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며 미래로 떠나는 즐거운 삶의 여행을 생각과 말과 행동의 방정식속에 담았습니다.
▲ 생각과 말과 행동의 원리를 담은 ‘마음 사용설명서’
너무도 당연하다는 듯 우리는 매일매일 삶을 살아갑니다. 하지만 작은 시련 하나에도 크나큰 고통을 맛보는 것 또한 삶입니다. 어지간한 노력만으로는 꿈을 이루기 힘들며 모든 열정을 쏟아 부어도 실패하는 것이 곧 인생입니다. 간혹 기적과 같은 행운이 찾아오기도 하지만 이후 철저하게 관리하지 못하면 더 큰 손해를 보기도 하죠. 그 어느 때보다 치열한 경쟁 속에서 살아가야하는지, 현대사회에서는 더욱 그렇습니다. 평범하게 살아가기가 가장 어려운 시대. 과연 어떻게 해야만 행복을 품 안에 안고 즐거운 삶을 살아갈 수 있을까요? 이 복잡하게 얽힌 인생을 한 번에 풀어줄 공식이 분명 있지 않을까를 저는 생각했습니다.
▲ 여러 고전을 참고 하셨는데 결정적으로 도움을 준 저서는.
퇴계 이황 선생의 성학 10도와 명심보감입니다. 그 도식과 체계를 참고하고 싶었습니다. 성학 10도는 퇴계 이황 선생이 조선시대 17세의 어린 임금 선조에게, 성인이 되기 위한 학문 지침을 체계적으로 정리하여 올린 책입니다.
제1도부터 제5도까지는 우주원리와 인간의 도리를, 재 6도부터 제10도 까지는 인간의 심성에 근거한 행동원리를, 10개의 도식으로 정리하여 설명한 것입니다. 명심보감은 보물 같은 인생의 생활 철학적 경구들을 심성, 학문, 선행, 수양 등으로 나눠 인생교재로 만든 책입니다.
이 중에서 생각, 말, 행동의 3개의 변수에 3개의 큰 구슬을 꿰었습니다.
첫 편에서는 인생의 실천철학으로서의 생각과 말과 행동이 우리에게 어떤 의미와 가치를 가져다주는지, 우리는 어떻게 살아야 할 것인지를 많은 현인과 지식인의 고민과 사유 속에서 찾아보았습니다. 둘째, 셋째 편에서는 각각 생각과 말과 행동에 대한 지혜를 얻는 방정식을 풀어가며, 심도 있는 사고와 재미있는 스토리탤링을 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 어떤 책이 좋은 책인가요. 그리고 좋은 독서법은.
수많은 책이 쏟아져 나옵니다. 독자들이 보고서 혼란과 아쉬움이 큽니다. 저는 좋은 책의 조건은 읽을 때마다 새로운 배움을 주는 책, 잠든 영혼에 기상으로 생기를 주는 책, 삶의 의미와 기쁨과 지혜를 주는 책이 좋은 책입니다. 그런 책에는 구슬과 진주가 있기 때문입니다. 저도 그런 글을 쓸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좋은 독서법은 가슴에 와 닿는 구절이나 중요한 부분에 밑줄을 그어가면서 읽고, 밑줄 그어진 부분을 나중에 다시 되새기는 것이라고 봅니다. 쌀로 지은 밥으로 배고픔을 채우고, 자그마한 생각과 말과 행동들이 지혜를 담은 책으로 마음의 고픔을 채웠으면 합니다.
요즘 우리사회나 정치권를 보고 있으면 청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는지요.
엄밀히 말해 청렴성의 출발점은 투명성에 있다고 생각합니다. 공정성과 독립성을 생명으로 합니다. 제가 전공한 감사 업무야 말로 투명성이 이뤄질 때 비로소 청렴성이 보장받을 수 있습니다. 저는 청렴한 조직문화를 일구기 위해 고전과 고사를 교육 자료로 활용해 왔으며, 제 자신도 늘 명심하고 있습니다. 논어에 보면 ‘기신정이면 불령이행이요 기신부정이면 수령부종’이라는 말이 나옵니다. 윗사람의 몸가짐이 바르면 명령하지 않아도 아랫사람은 행하고, 그 몸가짐이 바르지 않으면 호령하더라도 아랫사람인 따르지 않는다는 말입니다. 정약용 선생은 뇌물을 주려는 사람이 ‘어두운 밤이라 아무도 모름니다. 이 일은 비밀이라 아무도 모름니다’라고 하자 정약용 선생은 ‘하늘이 알고, 신이 알고, 내가 알고, 그대가 아는데 어찌 아무도 모른다고 하오’라고 거절하셨다죠.
▲ 마지막으로 소통이 시대에 화두입니다. 소통에 대해서 말씀해주십시오.
심리적 용어로 감정전이라는 것이 있습니다. 신뢰와 우정과 같은 좋은 감정은 다른 사람에게도 좋은 감정으로 전이되고, 원망과 비난 같은 부정적인 감정은 부정적인 상태로 다른 사람에게 전이 된다는 것입니다. 이러한 감정전이를 일으키는 수단이 바로 소통입니다. 제가 생각하는 소통의 비법은 역지사지의 입장에서 서로가 다르다는 것을 인정하는 것에서 출발합니다. 상대방의 입장에서 바라보고 생각해야 감정의 소통을 이룰 수 있습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상대방의 의견을 경청하고 배려하는 태도가 중요합니다. 진정으로 다가가려는 생각과 말과 행동을 가지지 않는다면 상대방의 마음에 감동을 줄 수 없습니다. 2200여 년 전 부하의 의견을 존중하고 소통한 향우는 자살로 생을 마감했습니다. 우리사회도 잘못은 ‘내 탓’으로 돌리고 잘된 것, 좋은 것은 ‘남 덕’으로 돌리면 좀 더 좋은 사회가 되지 않을 까요.
나무에 대한 시를 쓰려면 먼저
눈을 감고 나무가 되어야지
너의 전 생애가 나무처럼 흔들려야지
<류시화의 ‘나무의 시’중에서>
chanho227@ilyoseoul.co.kr
박찬호 기자 ilyo@ilyo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