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서울|이지혜 기자] 중동호흡기증후군(이하 메르스)의 국내 감염자가 18명으로 늘어나면서 메르스 공포가 확산되고 있다. 특히 메르스의 치사율이 40%가 넘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보건당국의 신속한 조치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다.
메르스는 2012년 9월 사우디아라비아에서 발견된 신종 전염병이다. 발생 원인은 코로나 바이러스에 의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중동판 ‘사스’라고 불린다. 사스 또한 코로나 바이러스가 원인인 전염병이기 때문. 증상은 주로 발열을 동반한 기침, 호흡곤란 등이다. 바이러스 감염 이후 2일에서 14일 이내로 증상이 발생하지만 현재까지 백신 및 치료제는 없는 상태다. 감염경로는 아직 밝혀지지 않았지만 낙타와의 접촉 이후 감염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사우디아라비아에서는 지난해까지 메르스로 인해 355명이 사망했다. 그러다 지난달 20일 국내에서 첫 번째 메르스 환자가 발생되면서 중동의 공포가 국내까지 확산됐다. 지난 4월 바레인에 다녀왔던 60대 남성이 발열과 기침 등을 호소하며 병원을 찾았다가 메르스 판정을 받은 것이다. 당시 질병관리본부 관계자는 “사람 간 전파력이 낮아 일반 국민들에게 전파 가능성은 없다”고 말했다.
그러나 다음날 첫 번째 환자의 부인이 메르스에 감염된 것으로 밝혀졌고, 같은 날 첫 감염자와 같은 병실에 입원했던 70대 남성도 감염된 사실이 알려졌다. 이날 질병관리본부 측은 “메르스는 드랍플랏(비말 전파)로 감염된다. 에어로졸(공기 전파)과 달리 5마이크로 이상으로 침이 튀어봐야 1~2m 이내 떨어져 가까운 사람만 전염된다”고 말했다. 그리고 보건당국은 감염자와 접촉한 가족들과 의료진 64명을 격리 조치했다.
그러나 메르스 감염환자의 수는 계속해서 늘어났다. 지난달 26일 세 번째 감염자의 40대 딸이 메르스에 감염됐다는 사실이 알려졌으며, 27일에는 첫 감염자를 치료한 의료진이 감염된 것으로 확인됐다. 다음날은 감염자와 같은 병동에 입원한 환자와 의료진이 추가 감염된 것으로 드러났다. 뿐만 아니라 중국으로 출국한 세 번째 감염자의 아들 또한 메르스에 감염된 것으로 알려지면서 보건당국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높아졌다.
지금까지는 감염 환자들과 접촉한 가족과 의료진만 감염 우려가 있었지만 이제는 8번째 감염자와 공항, 비행기 등에서 접촉한 사람들 모두 감염 가능성이 생겼기 때문이다. 이들을 모두 파악하는 데 어려움이 따르는 만큼 메르스의 일반인 감염 공포가 현실화 될 가능성도 없지 않다.
또 감염자가 추가로 밝혀지면서 1일 오전 10시 기준 감염자는 모두 18명이다.
첫 감염자가 알려진 지 10일도 지나지 않아 2차 감염자가 18명이나 발생했다. 이는 감염의 속도가 빠른 편으로 볼 수 있다. 백신과 치료약도 없는 낯선 전염병에 대한 공포가 국내를 휩쓸고 있다. 더 이상 감염자가 늘어나지 않게 지금이라도 보건당국의 신속한 대처가 필요한 것으로 보인다.
이지혜 기자 jhooks@ilyo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