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경제 되살릴 ‘경제 장자방’급구
한국경제 되살릴 ‘경제 장자방’급구
  • 김판수 
  • 입력 2004-08-18 09:00
  • 승인 2004.08.18 09: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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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현 대통령이 지난 9일 하계휴가를 마치고 업무에 복귀했다. 노 대통령은 지난 휴가기간 동안 ‘경제 살리기와 정상외교’ 구상에 몰입했다. 특히 점점 심각해지는 경제문제 해결을 위한 대책 마련에 많은 시간을 할애한 것으로 전해진다. 노 대통령이 하반기에 경제에 주력해야 할 정도로 우리 경제는 심각한 국면에 빠져들고 있다는 것이 경제계 안팎의 분석이다. 특히 내리막길에 들어선 서민경제가 좀처럼 회복기미를 보이지 못하고 있어 걱정이 커지고 있다.상황이 이렇다 보니, 이헌재 경제부총리 등 경제팀 경질설도 끊이지 않고 있다.

지난 달 이 부총리의 ‘은행 자문료’ 파문으로 일기 시작한 이 부총리 경질설은 점점 나빠지는 경기로 다시 불거지고 있다.열린우리당의 한 관계자는 “청와대와 당내에서 경제팀에 대한 총체적 불신이 커지고 있다”며 “시급한 대책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현경제팀에 대한 불만이 가장 큰 곳은 열린우리당인 것으로 보인다. 수출 호조에도 불구하고 내수경기가 전혀 회복되지 않는 국가경제적 문제도 원인이지만, 이헌재 부총리와 열린우리당간의 경제를 보는 근본적인 시각차가 존재한다. 일례로 이 부총리의 ‘시장경제 사수론’은 열린우리당을 상당히 당혹스럽게 했다. 이 부총리는 지난 달 20일 아파트 분양원가 공개와 주식백지신탁 등에 대해 “요즘은 진짜 시장경제를 할 수 있는지에 대한 의문이 든다”며 열린우리당의 정책에 정면 반발했다.

또한 386운동권 세대를 겨냥해 “386들은 경제 공부를 할 틈이 없었다”, “시장 경제할 자세가 되어있지 않다”고 일갈했다. 참여정부의 핵심인 젊은 386을 정조준했다는 점에서 상당한 파문이 일었다.이후 이 부총리는 이러한 발언에 대해 사과를 했지만, 현 경제팀과 열린우리당간에 ‘손발이 안 맞아도 너무 안 맞는다’는 비판은 잠재우지 못했다. 결국 여전히 이 부총리에 대한 경질설이 제기되는 것도 이러한 시각 차이가 내재돼 있기 때문이다. 즉 성장 위주의 경제정책을 추진하고 있는 이 부총리와 분배에도 무게를 싣고 있는 젊은 참여정부 핵심들과의 시각적 한계가 그대로 유지되고 있는 것이다.또한 장기적인 경제성장도 중요하지만, 막상 눈앞에 펼쳐지고 있는 서민경제의 파탄을 ‘미래’만을 얘기하며 ‘참고 기다리자’고 말할 수 없는 여당의 입장도 경제팀과의 갈등을 빚고 있어, 이 부총리에 대한 경질설은 힘을 얻고 있다.

즉 현장민심과 늘 접하고 있는 의원들이 느끼는 부담을 경제부처의 중장기적 청사진으로 해결해 주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미 민심이 노무현 정부의 경제에 대해 상당한 불신을 쌓아가고 있고, 이대로 갈 경우 정국운영에 상당한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하지만 ‘경제팀에 대한 개각은 없을 것’이라는 의견도 만만치 않다. 지금 경기 침체가 사람을 바꾼다고 해결될 일이 아니라는 주장이다. 특히 노 대통령의 최근의 경제정책과 관련한 발언이 이 부총리와 마찬가지로 ‘경제를 시장에 전적으로 맡기는 시장경제’를 추진하고 있다는 점에서, 이 부총리의 경질설은 ‘설’에서 끝날 것이라는 의견이다.

정치권의 한 관계자는 “노 대통령의 스타일상 경제팀에 대한 개각은 없을 것으로 본다”며 “지금 상황에서 무슨 도움이 되겠느냐”고 반문했다.이해찬 국무총리 역시 ‘누가 맡아도 지금 경제 상황이 쉽게 해결되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고, 천정배 열린우리당 원내대표도 ‘이 부총리에 힘을 실어줘야 한다’는 입장이다. 또한 현재의 어려운 상황에서 이 부총리에 대한 경질이 이루어질 경우, 대외적 신뢰 차원에서도 더 큰 문제를 야기할 것이라는 주장이 우세하다.

김판수  mada@ily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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