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 헤이맨뉴스 구성모 대표
인터뷰 - 헤이맨뉴스 구성모 대표
  • 이범희 기자
  • 입력 2010-05-31 15:13
  • 승인 2010.05.31 15:13
  • 호수 840
  • 18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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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 펄떡이는 현실 이야기 전하고 싶다”

최근 소리 없이 큰 인기를 얻고 있는 르포·세태 전문 뉴스 사이트가 있다. 현재 랭키닷컴의 정치 사회부문 1위 사이트인 <헤이맨뉴스(heymannews.com)>. 이곳에는 정치, 사회 이슈에 대한 날카로운 시각은 물론 연예가와 밤문화까지 아우르는 풍성한 주제들이 네티즌들을 유혹하고 있다. 무엇보다 기사의 형식들이 ‘르포’라는 점에서 생생한 현장의 목소리를 담아내고 있고 ‘세태’를 다루고 있다는 점에서 대중들의 호기심을 자극할 만하다. [일요서울]은 헤이맨뉴스를 이끌고 있는 구 대표를 만나 이제껏 자신이 가져왔던 경험과 철학, 그리고 취재원들과의 교류를 통해 알게 된 우리사회의 ‘이면의 모습들’에 대해서 거침없이 알아본다.


- 헤이맨뉴스를 처음 시작하게 된 계기는 무엇이었나.
▲ 사실 대학 생활을 했던 시절에는 ‘거대담론’들이 유행이었다. 물론 그 시절의 거대담론도 충분히 유의미한 내용들이 있었다. 하지만 내가 싫었던 것은 그런 거대담론들로 인해 개개인의 일상과 삶의 디테일한 모습들이 희생당한다는 사실이었다. 진짜 생명력을 가지고 있는 것은 추상적인 이론이 아니라 펄떡거리며 살아가는 사람들의 모습들이 아니겠나. 헤이맨뉴스는 바로 이런 것에서 출발했다. ‘개인의 눈으로 본 세상, 현실을 살아가는 사람들의 시선에서 느끼는 리얼한 세계’를 담아보겠다는 것이었다.

- 헤이맨뉴스가 기존의 주류언론들과 차별화되는 부분은 어떤 것이라고 생각하는가.
▲ 기존언론들은 틀과 형식에 얽매여 있고 그것이 하나의 스테레오 타입(고정관념)이 되었다는 사실이다. 기존의 언론들은 자꾸만 자신들이 뭔가를 ‘판단’하고 그 고정화된 시각을 독자들에게 ‘강요’하고 있다는 것이 큰 문제다. 어쩌면 우리 언론들의 고질적인 문제라고도 할 수 있다. 헤이맨뉴스는 주류언론들이 다루지 않는 부분, 다룰 수 없는 부분까지 다뤄보고자 했다. 주류언론은 ‘관계’가 너무 많다. 광고주 눈치도 봐야하고 특정 사회 집단의 이익까지 모두 염두에 두어야 한다. 그러니 행보가 과감해질 수가 없고 늘 주어진 틀 안에서만 목소리를 높일 뿐이다. 헤이맨뉴스는 그러한 모습에서 과감히 벗어나려는 노력을 해왔다. 또한 이는 앞으로도 변치 않을 헤이맨뉴스만의 모토가 될 것이다.

- 헤이맨뉴스에서 제일 재미있는 분야는 역시나 우리 시대의 어두운 밤문화를 다루고 있는 분야가 아닐까 싶다. 유흥문화를 심층적으로 다루고 있는 특별한 이유라도 있는가.
▲ 오늘날에도 과거의 ‘요정문화’를 답습이라도 하듯 룸살롱에서 모여 밀실정치를 하고 있는 정치인이 없다고 말할 수 있을까. 재벌들의 2세들도 속칭 ‘텐프로’라고 불리어지는 고급 룸살롱을 그들만의 새로운 아지트로 만들어놓고 드나들고 있다. 이는 곧 밤문화, 유흥문화라는 것이 우리 사회를 바라보는 또 다른 통로가 될 수 있다는 이야기다. ‘낮의 정치경제학’, ‘낮의 권력학’이 있다면 ‘밤의 정치경제학’과 ‘밤의 권력학’이 있다는 이야기다. 이러한 이야기들은 우리 사회를 바라볼 수 있는 균형적인 시각을 제시한다고 말할 수 있다.

- 성매매에 대한 이야기를 해보자. 우리나라의 성매매의 현실에 대해서 듣고 싶다.
▲ 성매매를 둘러싼 담론을 접근할 때는 시스템적인 사고를 해야 한다는 점이다. 성매매는 단순히 ‘성적 욕망에 사로잡힌 성매수자인 남성과 그에 응해 성을 파는 여성의 문제’가 아니라는 이야기다. 보다 큰 관점에서 보면 성매매는 우리 사회의 시스템이 만들어낸 또 하나의 모습이라고 할 수 있다. 현 시점에서 가장 대표적인 유흥계입문 루트가 바로 인터넷 조건만남과 키스방이다. 과거에는 다방이나 사창가 룸살롱으로 진입하는 젊은 여성들이 대부분이었다. 그러다가 직접적인 성관계를 하지 않아도 된다는 문구에 넘어가 대딸방이라 지칭되는 유사성행위업소가 ‘나가요’들의 입문루트로 활용되고 성매매특별법이후 이들 업소들역시 처벌을 받게 됨으로 인해 현재 이들 업소들의 업주들은 키스방이라는 또 다른 신규시장을 창출해 그녀들을 수용하고 있다. 이건 성매매라는 시장이 사회의 시스템에 따라서 움직이는 살아있는 유기체와 같은 역할을 한다는 이야기다. 그리고 이는 우리 사회의 ‘범죄 시스템’과도 연관을 맺고 있기도 하다.

- 성매매와 범죄 시스템에 대해 좀 자세하게 이야기해 달라.
▲ 우리 사회가 범죄율을 낮추고 안심하게 살 수 있는 사회가 되기 위해서는 이 성매매의 구조에 대해 전체를 보는 제대로 된 시각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 사형선고를 받은 유영철 사건이 가장 대표적이다. 몇몇 피해여성들이 매춘행위를 하는 가운데에서 폭행을 당하고 살해되지 않았는가. 어떤 의미에서 범죄의 가장 취약지대가 바로 성매매를 둘러싼 공간들이다. 지금도 여중생이나 여고생들이 원조교제를 통해 ‘각목조건’이라는 또 다른 범죄를 행하고 있고 (‘각목’은 원조교제를 한 여성들이 이를 빌미로 성매매를 하려한 남성들을 협박해 돈을 갈취하는 것을 의미한다. 남성을 협박하는 또래의 남자들이 각목을 들고 위협한다는 점에서 그렇게 불려지고 있다), 기업형 출장 마사지를 통해서 이제는 여성들도 성매매라는 범죄의 상위층에서 뛰어들기 시작했다. 아무도 없는 낯선 공간에서 마주한 남자와 여자 사이에 어떤 범죄가 어떻게 일어날지 누가 알겠는가. 성매매는 범죄의 시작이고 범죄는 성매매가 만들어낼 수 있는 가장 나쁜 결과 중의 하나일 수가 있다. 헤이맨뉴스가 우리 사회에 발언을 하고 싶은 부분도 바로 이런 부분이다.

- ‘기자’와 ‘컨설턴트’라는 직함이 어울리는 듯 하면서 어울리지 않는 듯 하기도 한다.
▲ 사실 기자들은 해당업계의 흐름을 누구보다 잘 꿰뚫고 있는 사람이기도 하다. 물론 사람에 따라 다르기는 하겠지만 기획능력을 가지고 있다면 기자는 컨설턴트가 될 수 있는 자질을 가장 많이 가지고 있는 사람이기도 하다. 현실과 문제점을 알고 있고, 어떻게 하면 그것이 변화하는지도 알고 있기 때문이다. 레드모델바의 성공 때문인지 지금도 여러 사람들이 컨설팅 문의를 해오고 있기도 하다.

- 헤이맨뉴스가 가지고 있는 앞으로의 계획은 어떤 것인가.
▲ 지금 헤이맨뉴스가 가지고 있는 르포라는 장르를 더욱 대중적으로 확산시켜내는 것과 세태를 통해서 이 사회를 진단해보는 것이다. 르포는 여전히 살아있고, 앞으로 시간이 흐를수록 더욱 더 발전할 것이라고 본다. 사람들이 표피적인 것에 관심을 쏟을 때, 역으로 심층적이고 깊은 문제의식을 가지고 있는 르포의 필요성이 부각될 것으로 본다. 또한 이제까지 고발성 있는 사진들을 많이 찍어놓았다. 아직 본격적인 예술이라고 하기에는 힘들지만 사진장르의 하나로써 조만간에 르포사진전을 개최하고 싶다. 여기에 그간의 취재해온 세태를 중심으로 한국 사회를 진단하는 르포집을 준비중이다. 우리 사회의 뒷모습들이 보여주는 모습들이 과연 어떤 의미가 있는지, 그리고 한국사회의 발전과 어떻게 그 궤를 같이 해왔는지를 보여주는 책이 될 것이다.

[이범희 기자] skycros@dailypot.co.kr
[사진·맹철영 기자] photo@dailypot.co.kr

이범희 기자 severo@dailysu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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