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싱크홀 지도 공개] 송파지역 865건 최다 여름철에 많이 생긴다
[서울시 싱크홀 지도 공개] 송파지역 865건 최다 여름철에 많이 생긴다
  • 오두환 기자
  • 입력 2015-05-26 11:26
  • 승인 2015.05.26 11:26
  • 호수 1099
  • 50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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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요서울Ⅰ오두환 기자] 최근 싱크홀로 인한 사고가 여기저기서 발생하고 있다. 시민들이 버스에서 내려 도로를 걷다가 땅이 꺼지면서 지하로 빠지거나 도로를 달리던 자동차가 땅 속으로 푹 빠지는 등의 사고가 발생하고 있다.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싱크홀이란 단어는 우리에게 익숙한 단어가 아니었다. 하지만 최근에는 상당히 자주 뉴스나 신문에서 싱크홀 발생소식을 들을 수 있다. [일요서울]에서는 창간특집 기획으로 서울에서 발생하는 싱크홀을 지역별로 분류하고 그 원인과 해결책 등을 집중 조명해 봤다.

도로함몰 안전지역…성북·노원·양천·동작 순
해외선 인공위성으로 싱크홀 예측해 대피하기도

싱크홀은 원래 석회암질이나 화산재질 지반에서 지반이 녹거나 침식되어 자연적으로 지반이 붕괴되는 현상을 말한다. 최근까지 국내에서는 지반침하, 동공, 도로함몰 등을 모두 싱크홀이라 불렀다. 하지만 서울시에서는 지난해 8월부터 지반침하, 동공, 도로함몰, 싱크홀 등의 용어를 구분해서 사용하기 시작했다. 잘못된 용어를 사용하면서 생기는 오해를 피하기 위해서다.

서울시에서는 지반이나 포장면이 도로나 길 아래로 처지는 현상을 ‘도로침하’라고 부른다. 지상으로부터 지하로 뚫린 구멍이나 지상까지 붕괴되지 않고 지반 속에 빈 공간형태로 존재하는 것은 ‘동공’이라 표현한다. 도시지역에서 지하시설물 노후화나 굴착공사 등으로 인해 소규모로 지중에서 생긴 동공이 그 상부 지반의 지지력을 잃고 꺼지는 현상은 ‘도로함몰’이라고 말한다. ‘도로함몰’이라는 용어는 일본에서 20년 전부터 사용되고 있다.

서울시에서는 지난 4월 ‘지역별 도로 침하, 동공, 함몰 발생현황 자료’를 공개했다. 2010년 1월 1일부터 2014년 12월 31일까지 서울시 전역에서 발생한 도로침하, 동공, 함몰 발생현황이 총 정리돼 있다.

5년간 총 3328건 발생
하루 평균 1.8개씩 생겨

이 자료에 따르면 5년 동안 서울 전역에서는 총 3328건의 도로함몰 등의 현상이 발생했다. 5년 동안 하루에 약 1.8개 연간 약 665건씩 도로함몰 등이 발생했다. 아무도 모르는 사이 우리 주변 곳곳에 땅속 구멍이 뚫렸다.

2010년에는 총 436건, 2011년 572건, 2012년 691건, 2013년 850건으로 증가추세였다가 2014년 779건으로 줄어들었다. 도로함몰 등은 주로 7월과 8월에 많이 발생했다. 각각 466건, 463건이다. 가장 많이 발생한 7월은 가장 적게 발생한 1월의 5배가 조금 넘는다.

7월과 8월에 도로함몰 등이 많이 발생하는 이유는 장마철과 무관하지 않다. 전체적으로 살펴보면 여름철인 6~8월에 발생한 도로함몰 등은 40.1%를 차지한다.

서울시 구별 현황을 살펴보면 도로 함몰 등이 가장 많이 발생한 지역은 송파다. 5년간 총 865건이 발생했다. 두 번째로 많이 발생한 지역은 구로로 289건이다. 약 3배 정도 차이가 난다. 도로 함몰 등이 가장 적게 발생한 지역은 23건 발생한 성북이며 노원과 양천이 각각 24건으로 뒤를 이었다.

서울시에서는 도로 함몰 등의 주된 원인으로 하수관 손상을 지목하고 있다. 실제 이번 조사 결과를 살펴보면 발생원인 중 81.4%가 하수관 손상이 원인이다. 결국 서울시는 2018년까지 약 1조원을 투입해 오후 하수관거를 교체하기로 했다.

▲ <사진: 뉴시스>

하수관 손상이 주 원인
지하수위 하락도 위험

전문가들은 하수관거를 설치하고 본격적인 도로 함몰 등이 발생하는 시기를 30년 정도로 보고 있다. 문제는 서울 시내 땅속에 묻혀 있는 하수관의 70% 이상이 묻은 지 20년이 넘었다는 점이다. 이대로라면 더 많은 지하함몰 등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다.

이밖에 또 다른 지하함몰 등의 원인으로는 지하수위의 하락이다. 지하수위의 하락은 지하철 및 고층빌딩 개발이 주 원인이다. 그동안 지하공간이 무분별하게 개발되다보니 땅속에 있던 지하수가 제대로 관리되지 않았다. 지하 난개발로 지하 지반이 파괴됐고 그 결과 지하함몰 등이 발생했다는 말이다. 이대로 가다간 정말 커다란 싱크홀이 생기지 말라는 법도 없다.

도로 함몰 등 싱크홀에 대한 위험성과 관심이 커지면서 다양한 의견을 발표하는 전문가들도 많다. ‘도심지 싱크홀 원인 및 대책’(도서출판 이화)이라는 책을 출간한 김중열 박사는 도심지 도로함몰의 주요 원인을 지하수위 하락이라고 말하고 있다. 김 박사는 책에서 “지하수위가 낮아지게 되면 지반이 약해지거나 지반에 공동이 형성되어 싱크홀로 발전된다”고 밝혔다.

지하철노선도 따라
새로운 싱크홀 생길 수도

김 박사가 뽑은 지하수위 하락의 근본 원인으로는 도시화에 따라 지상 구조물 건설의 증가로 빗물의 지하 침투량이 감소한 반면 지하철과 같은 지하 구조물의 건설로 지하수의 양수량이 대폭 증대 됐으며 산업·생활용수 등의 사용으로 지하수 채수량이 큰 폭으로 증가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도시화에 따른 영향으로 지하에 지하수가 부족하게 됐고, 이것이 도시 함몰의 근본 원인이라는 것이다. 이밖에 김 박사는 서울시와 부산시의 도심 함몰 발생 현황을 분석한 결과, 발생지점이 대부분 지하철노선과 일치하고 있으며 지하철 건설과 운행은 지하수에 대해 거대한 라인 싱크로 작용하고 있음을 밝혔다고 전했다. 그는 지하철 노선을 따라 그 하부로 ‘지하고속도로’가 건설된다면 이는 새로운 형태의 싱크홀을 연쇄적으로 증폭시킬 것이라고 강력히 경고했다.

김 박사는 현재 소암컨설턴트 대표로 독일 베를린공대와 한국지질자원연구원을 거쳐 현재는 물리탐사 전문기업을 이끌고 있는 40여년 경력의 물리탐사 전문가다.
문제는 이제 여름철이 다가오고 있다는 점이다. 앞서 서울시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 5년간 발생한 도로함몰 등의 약 40.1%가 여름철인 6~8월에 집중됐다.

올 여름 싱크홀 주의보
도로 함몰 등의 적 ‘물

보통 강우가 집중되는 여름철에는 아스팔트 표면의 동탄성계수가 겨울철의 최대 50배 차이가 나는 것으로 알려졌다. 동탄성계수가 높으면 그만큼 빗물로 인해 도로 표면이 갈라지거나 동공 및 도로 함몰을 유발할 가능성이 커진다는 의미다.

집중호우가 내려 아스팔트 아래 토양 전반에 침수가 장기화되면 하수관 손상과 동공 발생이 촉진된다. 집중호우로 하수관에 물이 가득 차면 관에 작용하는 수압이 그만큼 커지면서 하수박스의 접합부위 등 약한 곳이 손상될 가능성도 커진다.

토양 전체에 물이 차고 빠지는 것이 반복되면서 토사가 함께 쓸려나가기 때문에 동공 크기도 갑작스럽게 증가할 수 있어 여름에 유독 도로 함몰 등이 많이 발생한다. 또 지하에 같은 크기의 동공이 있다고 해도 겨울과 여름의 토양 강도 차이가 커서 여름에 도로 함몰이 더 많이 발생한다.

한편 서울시는 여름철에 도로 함몰 발생이 늘어날 것으로 예측됨에 따라 노후하수관의 정비를 최대한 앞당기기로 했다. 특히 8월쯤 도입되는 차량탑재형 지표투과레이더(GPR) 장비는 동공탐사 작업에 큰 도움이 될 전망이다. GPR은 전파를 땅속으로 쏜 뒤 반사파를 분석해 싱크홀을 찾는 방식이다. 국내에서는 GPR 방식과 함께 위성과 연계한 고성능 영상레이더(SAR) 방식에 대한 연구도 활발하다.

고성능 영상레이더는 위성에 탑재돼 사용된다. 첨단 영상레이더를 탑재한 위성은 특정 주파수의 전파를 지상으로 쏜다. 위성에서 쏜 전파는 땅에 닿으면 반사돼 위성으로 돌아오는데 이때 걸리는 시간을 측정하면 지표의 일정 지점까지의 거리를 확인할 수 있다.

첨단 영상레이더로
싱크홀 찾는다

이 과정을 통해 쌓인 데이터를 분석하면 거리가 얼마나 달라졌는지 알 수 있다. 거리가 짧아졌다면 지표가 솟아올랐다는 뜻이고, 거리가 길어졌다면 땅이 가라앉았다는 의미다. 위성은 전파를 이용하는 만큼 낮과 밤 구분이 없이 사용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날씨는 물론 각종 자연재해에도 영향을 받지 않아 시민들의 안전을 위한 조사수단으로 이용하기에 안성맞춤이다.

해외에서는 실제로 인공위성을 이용해 싱크홀 발생을 예측한 사례가 있다. 이스라엘과 이탈리아 공동 연구팀은 이탈리아의 인공위성 ‘코스모-스카이메드’를 이용해 소금 호수 사해 인근의 싱크홀 전조현상을 2012년 잡아냈다.

또 미국항공우주국(NASA)은 2009년부터 인공위성에 탑재하는 영상레이더를 무인기에 달아 루이지애나 주의 지표 변화를 모니터링했다. 그 결과 2012년 루이지애나 남부 배이유 콘 지역에서 지반 침하가 일어나는 사실을 발견했고 그곳에 거주하는 주민들을 대피시켰다. 실제로 그해 8월 NASA가 예측한 지점에서 넓이 10만 m², 깊이 약 200m인 초대형 싱크홀이 발생했다.

한편 우리나라가 보유한 아리랑 5호 위성에도 도심지형 정보를 고해상도로 나타낼 수 있는 X밴드 레이더가 탑재된 것으로 알려졌다.

인공위성 관측과 함께 현장에서는 싱크홀을 직접 찾아다니며 조사하는 탐사도 병행한다. 대표적으로는 지면투과레이더(GPR)를 땅속에 쏜 뒤 반사파를 분석해 싱크홀을 찾는 방식이 있다. 또 지표에 시추공을 뚫은 뒤 시추공을 통해 지반의 온도를 재고 주변 지하수의 수위 변화를 주기적으로 체크하는 방법도 싱크홀 예측 기법 중 하나다.

 

freeore@ilyoseoul.co.kr

오두환 기자 freeore@ily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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