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중취재 안마업계 비상!! ‘탕치기 주의보’
집중취재 안마업계 비상!! ‘탕치기 주의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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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05-17 14:44
  • 승인 2010.05.17 14:44
  • 호수 838
  • 4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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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불금 받고 잠적하는 ‘탕치기’ 전문꾼 등장
안마업계가 ‘탕치기’ 때문에 속앓이를 하고 있다. 탕치기란 안마업소에 일을 하기로 하면서 선불금을 받은 뒤 곧바로 잠적하는 것을 말한다. 한 번에 받을 수 있는 선불금은 대략 1000만 원에서 3000만 원 사이. 사기를 위해 들인 시간에 비하면 ‘대박’에 가까운 금액이 아닐 수 없다. 대부분의 탕치기 여성들은 면접을 본 후 곧바로 이 금액을 입금 받을 수 있기 때문에 탕치기를 하기 위해 복잡하게 머리를 쓸 필요도 없다. 이 뿐만 아니다. 설사 나중에 경찰에 잡히더라도 돈을 돌려주고 합의를 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라 범죄의 처벌에 관해서도 그다지 두려울 것이 없다는 입장이다. 물론 이러한 탕치기 수법은 그 이전에도 꾸준히 있어오기는 했지만 최근 경기 불황이 장기화되고 있는 시점과 맞물려 더욱 기승을 부리고 있다. 최근에는 탕치기만을 전문적으로 하는 조직까지 적발돼 탕치기가 얼마나 기승을 부리고 있는지 잘 보여주고 있다. 뿐만 아니라 이러한 여성들을 붙잡기 위한 업주들의 노력도 계속되고 있다. 인터넷 카페를 통해 사기 여성들의 정보를 공유하고 해당 여성의 신상을 공개하기도 한다. 여기에 ‘블랙 리스트’를 만들고 현상금까지 내거는 등 탕치기를 둘러싼 전쟁이 치열하다. 탕치기의 모든 것을 집중 취재했다.

어떤의미에서 탕치기는 사기수법 가운데에서도 가장 쉬운 것 중의 하나라고 한다. 업주에게 연락을 하고 그저 면접을 한번 보는 것만으로 사기를 위한 거의 모든 절차는 끝난다.

이제 입금을 받은 뒤 ‘튀면’ 끝난다. 도대체 이렇게 쉬운 사기가 어떻게 해서 계속 생겨나고 있는 것일까. 우선, 선불금이라는 것 자체가 이미 안마업계의 오랜 관행으로 남아있다는 점이다. 선불금은 그녀들이 일을 하기 위한 기본적인 계약금이라는 인식이 뿌리 깊게 남아있다. 따라서 업주들 역시 크게 선불금에 대해 거부감을 느끼지 않고 지속적으로 선불금을 주어왔던 것이 사실이다.

뿐만 아니라 한 명의 아가씨가 벌어들이는 수입이 엄청나다는 점도 작용한다. 그녀들이 한 달에 벌어가는 돈은 천만 원 정도가 넘는다. 그렇다면 업소도 그 정도의 돈을 번다는 이야기.

따라서 최대 3천만 원 정도를 선불금으로 준다고 해도 3개월이면 모두 뽑을 수 있기 때문에 금액 자체가 크게 느껴지지가 않는다는 것이다. 따라서 업주들의 입장에서는 ‘어차피 주는 것, 그래봐야 얼마 되지 않는 돈’이라는 인식이 있었던 것.

그러나 경제 위기가 계속되자 서서히 이 탕치기를 둘러싼 사기수법이 극성을 부리기 시작했다. 사실 안마업소의 도우미로 일을 하는 것은 자신의 체력을 극도로 소진하는 일이기도 하다. 하루에 3~4명의 손님만 받는다고 해도 몸은 녹초가 되는 일이 다반사라는 것. 따라서 아가씨들은 이렇게 힘들게 일을 하지 않아도 돈을 벌 수 있는 ‘탕치기’를 생각한다는 것이다. 한 안마업소 아가씨의 이야기를 들어보자.

“사실 안마 아가씨들이 돈을 많이 번다고는 하지만 실제로는 완전히 중노동이다. 일반적인 건설 노동하고는 비교가 되지 않을 정도다. 때로는 피가 거꾸로 솟을 정도의 피곤함을 느끼기도 한다. 그렇다고 쉬고 싶을 때 내 마음대로 쉴 수가 없다. 그러다 보니 누구나 은근히 탕치기에 대한 유혹을 받는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탕치기를 하면서 살아간다는 것은 정말로 피곤한 도피의 인생이 아닌가. 그런 것이 싫어서 힘들지만 그래도 나름대로 열심히 살아가는 것 또한 안마 아가씨들의 삶이다.”

최근 일어난 탕치기 사건 중 가장 화제가 되었던 것은 이른바 ‘미녀군단 탕치기 사건’이다. 총 6명 정도로 구성된 이 사기조직은 전국을 돌면서 탕치기 사기 사건을 벌인 것으로 밝혀졌다.

이들은 각각 2명에서 3명 정도로 조를 짜서 일정 지역을 집중 공략해서 수천만 원에서 수억 원의 돈을 사기 치고 또다시 다른 지역으로 이동해 동일한 수법으로 탕치기를 했던 것으로 밝혀졌다. 심지어 그녀들은 제주도에까지 가서 자신들의 범죄 행각을 계속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그녀들의 외모가 대부분 뛰어나 이들에게는 ‘탕치기 미녀군단’이라는 이름이 붙기도 했었다. 그런데 이들이 과감하게 탕치기를 할 수 있었던 것은 법적인 맹점과 돈을 떼인 업주들의 심리를 이용할 수 있었기 때문이기도 하다.

일단 돈을 뜯긴 업주들은 처음에는 보복과 법적인 처벌을 원하지만 실제 시간이 흐르면서 자신의 돈에 대한 아쉬움이 더욱 커진다는 것. 따라서 나중에 경찰에 잡힌다고 하더라도 ‘다시 돈을 고스란히 돌려줄 테니 합의를 해 달라’고 하면 대부분의 업주들이 합의를 해준다는 것이다. 이렇게 되면 비록 탕치기 사기를 했다고 하더라도 최종적인 법적인 처벌은 면할 수 있다. 뿐만 아니라 현재 선불금 자체가 불법으로 규정되어 있기 때문에 이들은 과감하게 탕치기를 할 수 있었다.


차비 떼어먹는 ‘차비탕’까지 기승…업주들 골머리

정부는 ‘선불금 자체가 불법이기 때문에 선불금을 쓴 여성들도 100% 무혐의 처리를 하고 탕치기라는 것 자체도 인정하지 않을 것’이라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만약 이 같은 정부의 입장을 적용한다면 탕치기라는 것은 아예 존재하지도 않고 ‘탕치기 사기 범법자’라는 것도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처벌을 할 수 없는 것은 어쩌면 너무도 당연한 일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이러한 정부의 입장에 대해서는 업주들도 불만이 많다. 강남의 안마업소 김 모 실장의 이야기다.

“물론 안마를 하고 성매매를 한다는 점에서 우리가 불법 업소인 점은 인정을 하겠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그 사람들을 대상으로 사기를 저지른 사람에 대해서 무죄를 선언하는 것은 올바르지 않다고 본다. 정부의 입장대로라면 범죄자를 죽인 사람은 범죄자가 아니라는 이야기아닌가.”

상황이 이렇게 전개되다 보니 업주들은 스스로 탕치기 사기범들을 잡으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다름 아닌 인터넷 카페를 개설하고 그곳에서 해당 여성들의 정보를 공개해 ‘블랙리스트’를 만든 것이다. 현재 카페에서 ‘공개수배’된 여성만 최소 300명에서 500명 정도로 추산되고 있다. 업주들이 올린 글은 대부분 다음과 같은 식이다.

‘본명 ○○○(가명은 ○○이나 ○○ 사용), 주민번호 83xxxx-2xxxxxx, 선불금 1200만원. 키 163cm, 55사이즈, 뚱뚱한 편이며 몸에 비해 가슴이 엄청 큼. 잠잘 때도 속눈썹을 붙이고 있음. 주소 대구광역시 달서구 ○○동 ○○○-○, 계좌번호 농협 1○○-01-○○○○○○.’

‘가슴까지 내려오는 긴 생머리에 조금 통통한 체형의 박○와 키는 160cm로 얼굴에 여드름이 많은 김○를 찾아준 사람에게는 현상금 2백만 원을 지급합니다. 최근 살고 있는 집주소라도 알려주면 사례합니다.’

이렇게 구체적으로 신상을 공개해놓으면 아무래도 탕치기 여성들에게 심리적인 압박감을 줄 수 있고 정보를 공유함으로써 또 다른 피해를 예방할 수도 있다. 무엇보다 대부분의 공개 수배에는 일정액의 현상금이 걸려 있는 만큼 해당 여성을 잡을 수 있는 가능성도 높다고 한다.

또한 이러한 탕치기 여성만을 전문적으로 추적하는 업체가 생겨나는 진풍경이 벌어지기도 했다. 특히 이들은 탕치기 여성의 신용정보까지 조회해주고 위치정보까지 제공하기도 한다. 의뢰비는 건당 2만원, 신용조회 서비스는 1만원, 위치정보 제공은 50만원이었다. 특히 이 업체는 여성을 직접 추적해 잡는 일도 했다. 대가는 차용증 액수의 20~30%.

현재 안마업계는 탕치기 여성들과 업주들 간의 ‘전쟁’이 벌어지고 있다. ‘먹고 튀려는 자’와 그것을 잡으려는 자간의 치열한 머리싸움이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그런데 이러한 광경은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벌어질 것으로 보인다. 안마업소가 워낙 많은 돈을 벌다 보니 업주들로서는 아가씨의 존재가 필수적이다. 탕치기 여성들도 이러한 업주들의 상황을 이용해 자신들만의 돈벌이를 하는 것이다.

[제공:오엘오신문] oloshinmoo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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