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흥가도 이제는 ‘거대 자본’이 장악
유흥가도 이제는 ‘거대 자본’이 장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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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05-06 13:48
  • 승인 2010.05.06 13:48
  • 호수 836
  • 4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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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은 성매매특구 지역?… 단속? 안무섭다

성매매와의 전쟁을 벌이겠다는 정부의 천명이 채 몇 개월도 가지 않아 수포로 돌아가고 있다. 룸살롱들은 여전히 호황을 누리며 매일 밤 불야성을 이루고 있고 손님들을 유혹하는 자극적인 컨셉은 끊임없이 개발되고 있다. 이러한 현실을 목도한 시민들은 ‘도대체 대한민국은 성매매특구 지역이란 말인가’라며 울분을 토로하고 있다. 특히 정부의 성매매단속의지와는 별도로 돌아가는 행정절차에 대해서도 불만은 높아져만 가고 있다. 초등학교 옆에 러브호텔이 있고 주택가에 안마시술소가 있는 현실 자체가 어처구니없다는 것이다. 이러한 현실을 도외시 한 채 법적으로만 단속하겠다는 것이 사실은 의미가 없다는 주장이 만만치 않다. 뿐만 아니라 업주들의 지나친 욕심도 문제다. 몇몇 업주가 십여개의 성매매 업소를 운영하는가 하면 점점 거대화, 기업화되고 있는 것도 심상치 않은 조짐이다. 이제는 말 그대로 대한민국 전체가 ‘성매매특구화’ 되고 있다는 우려가 현실로 드러나고 있는 것이다.

무엇보다 가장 우려스러운 것은 이들 업주들이 끊임없이 사업을 확장해 나가고 있다는 사실이다. 최근 강남에 오픈한 A업소나 B업소 등은 모두 한 업주가 운영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들은 나름대로 고급인력을 영입, 뛰어난 기획력과 마케팅 능력으로 업계를 평정하고 있다.

이들 업소 하룻밤 매출만 수억원대이다. 어떤 의미에서 정상적인 기업을 제외하고 대한민국에서 일일 단위 수익이 가장 많은 곳이 이러한 대형유흥업소가 아니냐를 추정케 하는 대목이다. 뿐만 아니다. 이들은 대딸방, 페티시 업소, 룸살롱 등 업종을 불문한 ‘문어발식 확장’을 하고 있다. 화류계를 통해서 ‘돈맛’을 안 업주들은 결코 그 매력을 포기할 수 없기 때문이다.


화류계 돈 맛에 문어발식 확장

무엇보다 이들 업소들이 문제가 되는 것은 그 스스로 계속해서 새로운 형태로 진화해 나가고 있다는 점이다. 최근에 많은 남성들에게 ‘획기적이다’라는 평가를 받은 특이한 초이스 시스템이나 심지어 IT기술을 활용한 초이스 방식 등은 이들 업소의 진화를 가장 단적으로 보여주고 있는 것이기도 하다.

결과적으로 이들은 불법적인 성매매를 위해 나름 ‘최선의 노력’을 다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이들 업소들이 제대로 단속이 되지 않고 있는 것은 분명 큰 문제. 하지만 일부 소규모 유사 성매매 업소들은 지속적으로 단속이 되고 있으니 “불법 성매매 단속에 있어서도 ‘유전 무죄 무전 유죄’가 적용되는 것 아니냐”는 이야기까지 나오고 있다. 한 유흥업소 관계자의 이야기를 들어보자.

“지금의 형국을 가만히 보면 대기업 탈세 수사나 거물 정치인 수사와 비슷한 것이 느껴진다. 돈 있고 힘 있는 사람들은 죄가 있어도 잘 풀려나고 사실 심지어 걸리기 전에 모든 ‘작업’들이 다 이뤄지지 않는가. 하지만 꼭 돈 없고 빽 없는 사람들만이 ‘엄정한 법집행’을 받는 것 같다. 사실 기업형 룸살롱들이 돈을 얼마나 벌고 있는지 아는가. 하룻밤에도 억대의 매출을 찍는 경우가 적지 않다. 어떤 곳은 근무하는 사람만 3~4백명에 이르는 대형 규모를 자랑한다. 따지고 보면 이들이 전부다 성매매 범죄의 ‘관련자’들이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이들은 오늘밤도 안심하고 불법을 저지른다. 왜 이런 곳이 단속이 되지 않는지 도저히 이해가 되지 않는다. ‘피라미’들만 잡아넣으면 단속의 실적은 오를지 모르지만 근본적인 성매매를 뿌리뽑지 못한다는 것을 사법당국이 정말로 모르는지 의문이 갈 정도다.”(페티시 업소 관계자, 이모씨·34)


대형업소 ‘든든한 줄’ 자랑

실제 대형 업소들은 단속에 대한 걱정을 거의 하지 않는다고 한다. 모두들 자신들만의 ‘든든한 끈’이 있음을 은연 중에 자랑을 하고 이를 통해 ‘단속 걱정은 붙들어 매라’고 손님들에게 이야기할 정도다.

상황이 이러다 보니 기존의 성매매특별법 자체의 ‘무용론’도 제기되고 있는 실정이다. 있어봐야 아무런 쓸모도 없고, 오히려 범죄의 기술을 더욱 발전시키는 이러한 법이야 말로 ‘악법’이 아니냐는 이야기다.

“사실 성매매 특벌법은 성매매를 뿌리뽑은 게 아니고 오히려 더 활성화시켰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풍선효과는 단순히 ‘성매매 업소가 사방으로 퍼졌다’는 것만을 의미하지 않는다. 우리 나라에서는 아예 성매매에 도움을 준 결과가 되어버렸다. 업주들은 성특법을 피하기보다 기발하고 강력한 서비스들을 개발해냈고 손님들은 오히려 이러한 ‘수혜’를 받고 있다고 생각 한다.”(직장인 백모씨·32)

상황이 이렇다 보니 아예 성매매를 인정하자는 논리가 설득력을 얻어나가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어차피 사회에는 낮은 계층이 있을 수밖에 없고, 그들은 열악한 경제적 능력으로 인해 여자들과의 정상적인 성관계를 가질 수 없으니 이들의 욕구를 공창제도를 통해서 풀어주자는 이야기도 있다. 또한 일부에서는 공창을 논하기 전에 우선은 ‘확실한 도시구획’부터 해야 한다는 주장도 설득력을 얻고 있다. 한 네티즌의 이야기를 들어보자.

“도시 구역의 확실한 관리와 시스템 정비가 바로 정부가 할 일이다. 주택지구, 상업지구, 유락지구의 확실한 분리 같은 정말 필요한 일이나 했으면 좋겠다. 뭐 이따위 나라가 다 있나. 주택지구 안에 환락가가 있고, 창녀촌이 함께 존재하는 나라, 초등학교 앞에 러브호텔이 있는 나라, 정말 정비해야 하는 것은 이런 것이다. 괜히 퇴폐이발소, 퇴폐 안마소가 주택가나 도심에서 집창촌 구실을 하는 게 아니다. 전 세계 모든 나라에 환락가가 있지만, 한국처럼 도심 한 가운데 한 블럭 건너서 있는 저급 나라는 드물다.”


룸에서 성매매 추가 업소 늘어

이런 와중에 업소들은 불황 타개를 위해 오히려 성매매를 주요 ‘아이템’으로 영업을 하는 경우가 늘어나고 있다. 최근 영업을 시작한 ‘호텔식 하드코어’라는 컨셉은 이러한 현상을 가장 잘 반영하고 있다.

이곳은 시스템적으로만 볼 때는 ‘북창동 하드코어’를 지향하고 있다. 이곳의 특징은 룸에서 화끈하게 놀고 도우미 여성이 ‘오럴’을 통해 유사성행위를 해준다. 다만 ‘2차’라는 것은 그간 전혀 없었다. 따라서 2차를 원치 않는 여성들이 주로 근무하는 곳이 바로 이곳이었다.

하지만 최근에는 이러한 하드코어에 2차가 결합되기 시작했다. 일단 룸에서 시간을 보낸 후 인근의 호텔로 자리를 옮겨 성매매를 하게 되는 것이다. 물론 룸살롱과 해당 호텔은 이러한 사항에 대해 서로 협조를 구하게 된다.

이러한 제안을 거부할 호텔은 그리 많지 않다. 겉으로는 일반 투숙객과 거의 다름 없으면서도 지속적으로 손님을 공급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그들의 목적 자체가 성매매라고 하더라도 호텔 측은 이에 가담되어 있지 않으니 ‘알 먹고 꿩 먹고’이다.

룸살롱은 호텔이 언제든 2차 장소를 제공하기 때문에 당연히 손님들에게 고급스러운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고 편의성을 높이니 마케팅 차원에서도 이보다 좋을 수는 없다. 사실 원래 2차가 없는 하드코어에서 본격적으로 성매매를 도입했다는 것은 매우 특별하면서도 특이한 변화라고 볼 수 있다. A 북창동식 하드코어 업소 김 모 영업상무(37)의 이야기다.

“사실 북창동식 하드코어 업소에 있어서 2차를 하지 않는다는 것은 하나의 컨셉이다. ‘룸 안에서 더 할 수 없이 화끈하게 놀고 성행위에 맞먹는 즐거움을 준다’라는 것이 핵심적인 요소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일부 업소들이 그러한 컨셉을 포기하고 2차를 하기 시작했다는 것은 그만큼 사정이 다급해졌다는 이야기다.

또 매출 확장을 위해서는 이제 자신의 시스템마저 바꿔버릴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것은 이제까지 유지되어 오던 기존의 유흥업소의 지도가 완전히 달라지는 것이기도 하다. 한 가지 더 이야기한다면 정부의 성매매 단속이 완전히 힘을 잃었다고도 할 수 있다.

사실 북창동식 하드코어는 그간 단속에 대한 두려움 때문에라도 2차를 손쉽게 도입하지 못했던 경향이 있었다. 유사성행위만을 해줌으로써 최소한의 법적인 탈출구를 만들어 놓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제 거침없이 2차를 시도한다는 것은 더 이상 경찰의 단속을 두려워하지 않는다는 자신감이 생겼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얼마전부터는 아예 ‘구미식풀살롱’이라는 이름의 신종 유흥업소도 생겨났다. 이곳은 말 그대로 룸살롱 안에서 ‘풀코스’를 접할 수 있다는 의미다. 여기에서의 ‘풀’이란 당연히 성매매를 포함한다고 할 수 있다. 그러니까 룸안에서 직접적인 성행위가 이루어진다는 충격적인 이야기다.


‘집단그룹섹스’까지 이뤄져

룸살롱은 혼자가기보다는 대부분 2~3명 이상이 함께 가기 때문에 이곳에서 성행위가 이뤄진다는 것은 곧 ‘집단 그룹섹스’가 일어나고 있다는 것과 마찬가지다. 물론 파트너를 바꾸는 ‘난교’의 방식은 아니지만 어쨌든 이 역시 기존의 룸살롱 시스템에서 봤을 때는 ‘파격적인 변화’라고 하지 않을 수 없다.

더 놀라운 것은 바로 이러한 시스템 자체가 정부가 성매매와의 전쟁을 하고 있을 당시에 지속적으로 확대되었다는 점이다. 한마디로 정부의 성매매 단속이 ‘종이 호랑이’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한국 사회의 이러한 ‘퇴폐화’에 대해서는 우려의 목소리가 적지 않다. 주택가까지 침투한 성매매 업소, 지속적인 신종 성매매 업소의 등장은 한국 사회 전체를 빠르게 ‘소돔과 고모라’와 같은 향락적인 도시로 만들어갈 가능성이 상당히 높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것을 대하는 정부 당국의 태도 역시나 미온적이다.

법규정과 행정은 각기 따로 놀고 있으며 성매매를 뿌리뽑겠다던 사법당국은 이제 거의 손을 놓은 상황이나 다름없다. 설사 단속을 한다고 하더라도 근본적이고 체계적인 대안을 가지고 단속을 하는 것이 아니라 그때그때 상황에 따른 ‘땜질 단속’만 하기 때문이기도 하다.

[제공:오엘오신문] oloshinmoo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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