엇갈린 기준금리 추가 인하 기대감…당장 다음 달은
환율 등 대외변수 산적…수급 변동성에 당분간 혼조세
국내외 채권시장의 움직임이 큰 폭으로 출렁이면서 당장 한국은행도 경계태세로 돌아섰다. 이주열 한은 총재는 지난 15일 기준금리 동결에 이어 국내 채권시장의 불안정성이 심화될 경우 공개시장조작 등 시장안정화 조치를 취하겠다고 밝혔다.
이 총재는 “최근 채권금리가 짧은 기간 안에 급등했다가 다시 큰 폭으로 반락하는 등 커다란 변동성을 보였다”면서 “해외 금리 상승으로 국내 금리도 급등하는 등 시장의 불안정성이 심화되면 공개시장조작 등을 통해 시장안정화 노력을 기울일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에 국내 채권시장은 이 총재의 발언을 매파적인 것으로 분류하면서 향후 금리인하에 대한 기대를 낮췄다. 특히 이달 금리동결은 어쩔 수 없더라도 앞으로의 금리인하 가능성마저 옅어졌다는 점에서 더욱 그러했다.
이달 일시동결보다
연내가 문제
사실 그간 금리를 둘러싼 시장의 눈은 동결에 맞춰져 있었으나 추가 금리인하에 대한 기대감은 여지껏 놓지 않고 있었다. 지난달까지만 해도 연내 추가 금리인하를 확실시하는 시각이 팽배했던 것이 그 증거다.
그러나 금융통화위원회가 열리기 전 한은의 보수적인 움직임이 감지되면서 시장의 심리는 엇갈렸다. 특히 채권시장의 경우 기존 환경에서 발생한 채권값 급락 후 반등을 이어갔으나 금통위 직후 약세로 전환됐다.
물론 채권시장 관계자들은 이미 한은의 결정을 예상하며 신중함을 기하기도 했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13일 국내 채권시장 전문가들 중 93.4%가 이미 이달 기준금리 동결을 예측하고 나섰다. 원화강세에 따른 수출부진 우려에도 글로벌 경기 회복세가 뚜렷하고 국내 경기 역시 개선 흐름을 보이고 있어서다.
또 같은 날 종합 채권시장 체감지표(BMSI)는 86.9로 전월 대비 11.1포인트 하락했다. 금리전망 BMSI는 54.7로 전월에 비해 하락해 금리 관련 채권시장 심리도 상당히 악화된 것으로 조사됐다.
미국금리 상승시기도
저울질해야
그러면서도 시장은 아직까지 추가 금리인하 가능성 자체는 배제하지 않는 아이러니를 이어가고 있다. 박형민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국내 채권시장은 정책금리 인하에 대한 기대감이 여전한 상황”이라며 “기준금리 동결만 지속되더라도 단기 구간을 중심으로 약세가 이어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또 환율과 관련한 부분을 고려하더라도 이 같은 기대감은 여전히 식지 않고 있다. 현재는 엔화 및 유로화 약세로 원화절상이 심각해 수출 부진에 대한 걱정이 크다. 이에 따라 다음 달 금리조정에 대한 예측도 간간히 인하 쪽으로 돌아서는 상황이다.
이근태 LG경제연구원 수석연구위원은 “향후 수출부문의 실적 부진이 지속될 경우 다음 달 금리인하를 적극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미선 하나대투증권 연구원도 “원·엔 환율 문제 등으로 수출 약세가 지속될 경우 다음 달 금리를 내릴 가능성도 열어둬야 한다”고 강조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채권시장은 결과적으로 상당 기간 혼조세를 보일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문동훈 KB자산운용 상무는 “당분간 채권시장에서의 불안감은 계속될 것”이라며 “국내 기준금리 인하시기를 가늠하기 어렵고 채권금리도 미국 등 선진국 채권금리를 무시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짚었다.
nykim@ilyoseoul.co.kr
김나영 기자 nykim@ilyo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