긍정적 원인에 의한 상승…주가에도 긍정적
금리의 상승을 부정적인 맥락에서만 이해할 필요는 없다는 판단이다. 일단 금리 상승의 원인을 생각해 볼 필요가 있는데, 적어도 그리스 문제의 재부각이나 미 연준의 기준금리 인상에 대한 우려들이 형성된 것은 사실이지만 실상 금리 상승 시점에 있어 해당 이슈들이 큰 영향을 주지는 않았던 것으로 볼 수 있다.
과도한 고벨류 영역 주식은 경계할 필요성 높아
디플레이션 우려의 완화라는 관점으로 살펴봐야
잘 알려진 바와 같이 최근 미국의 경제 지표가 한 동안 부진한 흐름을 보이면서 미국의 경기 서프라이즈 지수는 단기 사이클 상의 저점 국면에 도달하고 있는 모습이라는 점에서 정책 금리 변화에 대한 우려가 오히려 이연 되었다면 모르겠지만 크게 확대되는 상황은 아니었다.
그리스 문제도 과거 시황자료들을 통해 수차례 언급한 바와 같이 증시나 금융시장에 있어 ‘찻잔 속의 태풍’ 정도의 인식이 형성되었을 뿐, 글로벌 금융시장의 안전자산 선호도나 유로존의 시스템 리스크에 크게 영향을 미치는 모습은 보여주지 못했기 때문이다.
이와 같은 이슈들 보다는 최근 나타나고 있는 금리의 상승 움직임과 관련해서는 유사한 시점에 원유, 구리와 같은 원자재 가격이 빠르게 반등하는 모습을 보였다는 보였다는 점에 더욱 주목할 필요가 있다. 최근 반등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WTI 는 4월 말 60 달러 선에 안착하는 모습을 보였으며 구리 가격의 경우 4월 하순부터 상승 폭을 급격히 확대 시키면서 6400 달러 선에 안착하고 있는 상황이다.
한편, 4월 말에 발표된 유로존의 CPI 가 5개월 만에 마이너스(-) 구간에서 벗어나는 흐름을 보였다는 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유로존의 4월 CPI 잠정치는 0.0%(YoY)를 기록해 지난 해 12월부터 유지되던 마이너스 국면에서 벗어나는 모습을 보였다.
결과적으로 최근의 금리 상승은 디플레 우려가 완화되는 것을 반영한 것이라는 해석이 가능하다. 따라서 과거 금리 상승이 부담스러운 변수로 작용했던 상황과는 원인이 다르다는 관점에서 접근할 필요가 있다.
최근 수년 간 금리의 상승이 부정적으로 작용했던 것은 유로존의 리스크 확대가 안전자산 선호도를 높이거나, 혹은 연준의 빠른 정책 변환에 대한 우려가 부각되면서 나타났던 것이라고 볼 수 있다. 하지만, 현재는 만연해 있던 디플레 우려가 완화되면서 나타나고 있는 현상이라고 해석할 수 있기 때문에 본질적으로 긍정적인 변수의 영역에 속할 수 있기 때문이다.
물론 초반에 상당히 가파른 속도의 금리 상승이 나타나고 있기 때문에 금리의 상승에 대한 부담이 형성되는 것은 사실이다. 앞서서도 언급했던 바와 같이 4월까지 진행됐던 가파른 증시의 상승 흐름이 유동성에 의한 상승이라는 해석이 지배적인 상황이라는 점에서 불안감이 작지 않았을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4월 말 나타났던 반등 초반의 빠른 상승 움직임은 채권(국채)가격 자체도 장기간 상승랠리를 펼쳐왔다는 점에서 고평가 인식이 형성되었기 때문에 나타난 현상이라고 볼수 있다. 당사 금리 시황 담당자 또한 “상대적으로 고평가된 자산군의 전반적인 조정 폭이 크게 나타나고 있는 상황으로, 금리 역시 밸류에이션 조정 과정으로 해석한다”는 평가를 내리고 있다.
이와 같은 관점에서 본다면 향후에는 4월 말~5월 초 나타났던 것과 같이 가파른 금리 상승이 지속되기 보다는 완만한 속도의 상승 흐름이 나타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완만한 상승 쪽으로의 흐름이 나타난다고 전망하는 이유는 디플레 우려 완화 구간에 접어들기는 했지만 인플레이션에 대한 우려가 형성되면서 금리가 급등할 수 있는 상황은 아니기 때문이다.
인플레이션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유가와 구리 가격이 반등하는 모습을 보이고는 있지만, 지난해 2분기 평균 유가가 102$ 선으로 연중 최고치를 기록했던 만큼 YoY 기준으로 보면 -45% 수준이다. 구리 가격 역시 4~5월 평균 가격을 기준으로 하면 -8% 수준을 보이고 있는 상황이다.
원유를 포함한 원자재 가격이 지난해 10월 하락 속도 이상으로 가파른 급등세를 보이지 않는 이상 당장 인플레 우려가 형성되기는 힘든 시점인 만큼, 인플레이션을 반영하는 성격을 가지는 금리가 단기에 급등할 것으로 보기는 어렵다.
전일 발표된 유로존의 GDP 도 마찬가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유로존 전체 GDP 성장률이 +0.4% 성장하는 양호한 결과를 보이기는 했지만, 독일의 GDP 가 상당히 부진한 결과(+0.3%, 4Q : +0.7%)를 보였고, 전체 성장률도 컨센서스(+0.5%)를 다소 하회하는 결과가 발표됐다.
유로존의 경기가 회복되어 가고 있다는 시그널은 분명히 주었지만 아직까지는 경계심을 늦추지 못하게 만드는 수준의 결과가 발표되었기 때문에 금리를 가파르게 상승시킬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은 크지 않아 보인다.
또한 독일의 GDP 가 상당히 부진하게 나왔다는 점도 금리의 급등 가능성을 진정시킬 수 있는 이슈로 보고 있다. 만약 독일의 GDP 성장률이 예상치를 뛰어넘는 수준에서 발표되었다면 유로존 내에서 막대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는 독일이 QE 기간 단축에 대한 압력을 행사할 가능성도 있었기 때문에 독일 등 선진국 금리는 상당히 빠른 흐름을 보였을 가능성이 높다. 그러나 이와 같은 우려는 당분간 완화될 것으로 보인다.
금리 상승이 디플레 우려 완화에 따른 것(원자재 가격 및 유로존 물가 상승 → 디플레 우려 완화 → 금리 상승)이란 점을 감안할 필요가 있다.
특히 상승 초반 국면에서 다소 빠른 속도의 금리 상승이 진행되었지만, 향후 완만한 속도의 금리 상승이 진행된다는 전제하에서 보면 결론적으로 금융시장의 변동성 리스크 보다는 펀더멘털 회복의 조짐이라는 측면에서 받아들일 필요가 있다는 판단이다.
이와 같은 관점에서 본다면 금리의 점진적인 상승 흐름이 나타난다는 것을 부정적인 요인으로만 해석하기는 어렵다. 금리가 신용 리스크나 안전자산 선호도가 아닌 디플레이션 우려 완화 및 경기 회복 기대감을 반영하면서 완만하게 상승한다는 것은 무엇보다 긍정적인 소재로 받아들일 수 있기 때문이다. 자산에 대한 선호도 관점에서도 금리의 상승에 따른 주식으로의 자금 이동 가능성이 발생한다는 점도 주식 입장에서 긍정적인 소재가 된다.
그런데 한 가지 반드시 염두에 둘 필요가 있는 것은 중단의 그림과 같이 경험적인 관점에서 보더라도 금리의 상승이 주가에 긍정적인 이슈로 해석된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지만, 스타일에 따라서는 부정적인 이슈로 작용할 수도 있다는 점이다. 하단에 제시된 그림은 미국의 10년물 금리와 MSCI ACW 성장주와 가치주의 상대 강도(상승 시 성장주 강세, 하락 시 가치주 강세)를 함께 나타낸 것이다. 금리의 상승 구간에서 상대 강도의 하락(가치주의 강세)이 나타남을 쉽게 확인할 수 있다.
이 지수들을 비교한 이유는 고벨류 주식들이 금리 상승 구간에서 투자 메리트가 떨어지는 경향을 보인다는 점을 확인하기 위해서이다. 제시한 성장주 지수는 가치주에 비해 벨류에이션이 상당히 높다는 점에서 고벨류 주식의 대용치로 활용했다. 현재 성장주지수의 PER과 PBR 은 각각 19.3, 3.1인 반면 가치주 지수의 경우는 각각 14.8, 1.6 수준이다.
정리하자면, 금리의 상승이라는 것이 주식 시장 전체로 놓고 보게 되면 긍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하게 되나 고벨류 주식들에 있어서는 부담으로로 작용하는 경우가 많다는 점을 염두에 둘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금리가 낮아지는 이른바 유동성 환경 하에서는 “성장 가능성”에 기인한 고벨류가 쉽게 용인 받을 수 있지만, 금리가 상승 반전하게 되는 상황에서는 할인율의 상승으로 이에 대한 경계심이 형성되기 때문이다.
향후 금리의 완만한 상승 흐름이 이어질 것이라는 관점에서 볼 때, 당 사가 최근 하우스 뷰 자료에서 제시한 바와 같이 낮은 벨류에이션을 가지는 가치주들에 대한 관심을 높일 필요가 있는 시점이라는 판단이다.
<자료=조병현 유안타증권 연구원>
강휘호 기자 hwihols@ily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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