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 새정치연합 ‘공천 살생부’ 나돈다
위기의 새정치연합 ‘공천 살생부’ 나돈다
  • 박형남 기자
  • 입력 2015-05-11 11:04
  • 승인 2015.05.11 11:04
  • 호수 1097
  • 8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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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이 죽어야 당이 살아…벌벌떠는 인사는 누구?

 친노 핵심 이해찬, 한명숙, 문희상 등 거취 인적쇄신 관건
 호남 3선 이상급 거론되는 가운데 ‘수도권 차출설’까지

[일요서울ㅣ박형남 기자] 새정치민주연합에 전운이 감돌고 있다. 재보선에서도 패한 새정치연합은 총선 승리를 위해 ‘물갈이론’이 서서히 부상하고 있다. 이른바 ‘공천 살생부’가 벌써부터 나돌고 있는 것. 여기에는 3선 이상급 중진 의원들이 대거 거론되고 있다. 문재인 대표가 고강도 인적쇄신을 예고한 데 이어 이종걸 신임 원내대표도 원내대표 경선 합동 연설회에서 중진급 물갈이론에 대해 긍정적인 입장을 취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또 ‘야권 연대, 야권 분열, 경제정당, 정권심판론, 분당’ 등 모든 전략을 다 구사해 본 이상 이제 남은 건 ‘젊은 피 수혈’을 통한 ‘물갈이’가 필요하다는 인식이 매우 강하다. 신진 등용을 위해 중진들이 길을 터주면 당에 활력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는 논리다. 야권 내에서 불고 있는 ‘물갈이론’ 및 ‘공천 살생부’ 리스트에 오른 인사들은 누구인지 살펴봤다.

‘호남·중진 물갈이론’은 공천을 앞두고 있을 때마다 꾸준히 제기됐다. 구체적인 실명까지 거론되기도 했다. 이에 해당 의원들은 “늘 나오는 얘기”라며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다. 문제는 재보선 패배 이후 문재인 대표가 고강도 인적쇄신 카드를 꺼낼 것으로 보인다는 점이다. 당내 ‘사퇴론’을 잠재우고, 총선과 대선 승리를 이룰 수 있는 유일한 카드다. 더구나 이종걸 신임 원내대표도 지난 6일 합동연설회에서 중진 물갈이론에 대해 긍정적인 제스처를 취했다는 후문이다.

친노부터 486까지

교체 명단에는 호남 의원은 물론 친노계 인사, 486 인사까지 거론되고 있다. 재보선에서 드러난 성난 민심을 달래야만 내년 총선 전망이 밝기 때문이다. 따라서 환골탈태만이 살길이라며 대대적인 인적쇄신과 공천 혁명에 마지막 승부를 걸고 있는 분위기다.

실제로 재보선 패배 이후 일부 비노계의 반발이 거세지면서 야당은 또다시 ‘혼란’속으로 빠져들었다. 박주선 의원은 “이번 선거 패배에 대해 당 지도부가 명확하게 책임을 지는 모습을 보여주지 않는다면 앞으로도 당의 미래는 어두울 수밖에 없다”며 “그런 차원에서 문 대표를 비롯한 지도부의 사퇴를 요청했다”고 밝혔고, 정대철 상임고문 등 비노계를 중심으로 신당 창당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물밑접촉이 활발히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즉, 문 대표가 당의 변화와 혁신을 추진하지 못한다면 언제든지 ‘분당’이 가능하다는 얘기다. 

일단 출항부터 암초를 만난 문 대표는 어느 정도 예상했던 독배인 만큼 흔들림 없이 거친 항해를 진두지휘한다는 방침이다. 문 대표는 지난 4일 최고위원회의에서 “이번 재보선에서 국민들은 저와 우리 당에 아주 쓴 약을 주셨다. 사람, 제도, 정책, 당의 운영방식에 이르기까지 모든 것을 바꿀 수 있다는 각오로 임하겠다. 새로운 인재를 영입하고 수권정당에 걸맞은 인물을 키워나가겠다”며 고강도 인적쇄신을 예고했다.

대대적인 인적쇄신과 물갈이로 총선정국을 돌파한다는 결의도 다지고 있다. 특히 이번 재보선에서 친노에 반감을 가진 이상 친노인사에 대한 대대적 물갈이도 불가피하다는 전망이 우세하다. 따라서 새정치연합 주변에서도 기존에 떠돌던 공천 살생부가 더 공공연히 나돌고 있다.

우선 당내에서는 대대적인 인적쇄신을 기치로 친노인사들의 2선 후퇴론이 줄기차게 제기된 바 있다. 이는 새정치연합 발 살생부를 촉발시키는 빌미가 됐다. 살생부 리스트에는 친노 핵심인 이해찬, 한명숙, 문희상 의원 등이 거론되고 있다. 이들은 친노 핵심 인사들로 반친노계의 공격대상이 되고 있는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따라서 인적쇄신 대상이자 공천 물갈이 1순위로 거론되는 친노그룹이 2선으로 후퇴할 경우 문 대표는 직접 피를 묻히지 않고 공천 혁명을 진두지휘할 수 있다. 또 고강도 인적쇄신을 할 수 있는 명분도 마련된다.

이와 관련 당내 한 인사는 “야권 통합을 위해서는 친노 인사들이 스스로 물러날 수밖에 없다”며 “친노그룹이 스스로 거취를 결정할 경우 문 대표의 고강도 인적쇄신이 힘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 야당이 광주서구을에 출마한 무소속 천정배 의원에게 패배하면서 ‘호남권 물갈이론’도 점차적으로 힘을 받고 있다. 호남이 새정치연합의 변화를 체감하려면 공천을 통한 인적쇄신밖에 답이 없다는 것이다. 특히 한 지역에서 3선한 의원들이 ‘살생부’ 리스트에 자천타천으로 거론되고 있다.

광주 북갑의 강기정 의원, 원내대표 경선에 출마해 패배한 광주 광산갑 김동철 의원, 전북 고창·부안 김춘진 의원, 원내대표를 지낸 전남 광양 우윤근 의원 등이 거론되고 있다. 일부에서는 과거 정세균 의원, 김효석 전 의원 등이 수도권으로 차출된 만큼 살생부 리스트에 거론됐지만 경쟁력 있는 인사들은 수도권에 차출해야 되는 것 아니냐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뿐만 아니라 수도권 중 야권에 유리한 지역에서 당선된 인사들도 신진 등용을 위해 ‘불출마’를 선언해야만 당이 변화하고, 활력이 넘쳐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당의 변화를 요구하며 ‘세대교체론’을 주장했던 486(40대, 80년대 학번, 60년생)인사들 또한 살생부 리스트에 거론되고 있는 실정이다. 당내에서는 ‘세대교체의 주체가 아니라 세대교체의 대상’이라는 지적이 끊이지 않았다. 신진 세력을 키워야 하는 이들이 오히려 기득권을 가지려고 한 만큼 이번 기회에 이들에 대한 물갈이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실제 당 내부에서는 이종걸 신임원내대표가 당선된 이후 이들과 관계가 좋지 않은 인사들 중심으로 살생부 명단이 나돌고 있는 실정이다. 결국 문 대표가 대권 후보로서의 입지를 구축하고, 새정치연합이 내년 총선에서 승리하기 위해선 친노계, 3선 이상 중진 의원, 그리고 486인사들에 대한 물갈이 메스를 들이댈 수밖에 없을 것이란 관측에 힘이 실리고 있다. 그래야만 497(40대, 90년대학번, 70년생) 등이 신진 세력으로 등장할 수 있고, 더 신선한 인사들이 영입될 수 있는 활로가 열리기 때문이다.

제2의 손수조 물색 중

한편, 새정치연합 일부 인사들 사이에서는 새정치연합에 우호적인 젊은 층들을 대거 결집시켜, 당에 쓴소리를 할 수 있어야 하고, 뿐만 아니라 세대교체론에 힘을 실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박근혜 대통령이 이준석 전 비대위원을 영입했고, 문재인 대항마로 손수조 당협위원장에게 공천을 줬던 것처럼, 새정치연합도 손수조와 이준석 같은 인물을 찾아 전면에 내세울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새정치연합 한 인사는 “현재 아이디어 차원이지만 당에 우호적인 젊은 층 인사들을 대거 만나본 뒤 윤곽이 어느 정도 드러나면 A 인사 등과 구체적으로 논의할 계획”이라며 “우리당에서도 얼마든지 ‘이준석, 손수조’ 같은 인사를 앞세워 당의 활력을 넣을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7122love@ilyoseoul.co.kr

 

박형남 기자 7122love@ily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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