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박 운항 해기사가 본 천안함 침몰 게시글 인터넷 발칵
선박 운항 해기사가 본 천안함 침몰 게시글 인터넷 발칵
  • 윤지환 기자
  • 입력 2010-04-06 10:15
  • 승인 2010.04.06 10:15
  • 호수 832
  • 15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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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채가 칼로 자른 듯 날카롭게 반토막 났다는 것이 핵심”
지난달 26일 밤 서해 백령도 서남방 1.8㎞ 해상에서 침몰한 1200t급 초계함 천안함의 선수 부분이 수면위로 보이고 있는 가운데 해경 함선이 주변을 지나고 있다.

천안함 침몰 원인을 규명하기 위한 작업이 한창인 가운데 최근 선박을 운항하는 해기사가 인터넷에 게시한 글이 주목을 끌고 있다.

실명을 밝히지 않은 이 해기사의 글은 여러 면에서 타당해 보인다. 이 해기사는 천안함이 침몰한 원인을 조목조목 설명하면서 정부와 군 관계자들이 천안함 침몰 원인을 쉬쉬하는 이유에 대해서도 예리하게 지적했다.

이 해기사는 천안함이 “예리하게 반토막 나 침몰했다”는 조사단의 발표를 사건의 핵심으로 보고 있다. 그 안에 이번 사건의 모든 답이 들어 있다는 것이다. 그가 주장하는 내용을 살펴보았다.

이 해기사는 ‘손리사’라는 아이디로 다음 아고라에 이 글을 남겼다.

손리사는 자신이 2000년부터 현재까지 선박을 운항하는 해기사라고 밝히고 천안함 침몰과 선체가 두 동강나 가라 않은 이유에 대해 조목조목 주장을 제기했다.

이 글이 폭발적인 조회수를 기록하자 국방부는 지난달 31일 포털사이트 다음 ‘아고라’ 게시판에 올라온 ‘항해사가 본 천안함 침몰 원인은 침수다’라는 글에 대해 국방부 대변인실 정책홍보담당관 명의의 해명글을 남겼다. 천안함 침몰과 관련, 이른바 ‘음모론’ 확산을 막으려는 노력으로 보인다.

다음은 손리사의 글을 다시 정리한 것이다.


◆ 1200톤 짜리 군함이 반쪽이 되어 침몰했다?

천안함은 두동강이나서 침몰 했다는 점을 유심히 봐야 한다. 군함은 일반적으로 어선과 상선의 구조와는 달라 외부의 충격 즉, 어뢰나 기뢰 혹은 미사일 등으로 천안함처럼 깨끗이 절단되듯이 두 동강 나지 않는다. 선박의 뼈대라 할 수 있는 용골은 1200톤쯤 하는 선박이라면 최소한 외부 압력의 5배가 넘는 힘으로 선박을 지탱할 수 있게 설계된다. 선박이 두 동강나서 침몰했다면 이 용골이 부러지지 않고는 불가능하다. 외부 충격으로 이 용골은 절대 부러지지 않는다. 용골이 부러졌다면 선박의 톤수에 비례한 5배 이상의 내부 압력이나 충격이 가해졌기 때문이다. 7000톤 가량의 무게로 인해 더 이상 그 무게를 이기지 못해 부러진다.

영화 ‘타이타닉’을 보면 타이타닉 또한 두 동강 나서 결국은 침몰한다. 이 과정에서 두 동강이 나는 이유는 선미부터 침수가 되어 선미의 해수 유입이 늘어나 그 무게를 용골이 이기지 못해서다. 타이타닉의 침몰 원인은 침수다. 많은 이들이 빙하와의 충돌로 알고 있지만 직접 원인은 침수다.


◆ 외부 공격의 가능성은 제로

천안함이 깨끗이 절단되어 침몰한 것을 미루어 볼 때 천안함은 기뢰나 어뢰 등 기타 외부 충격에 의해 침몰한 것이 아닌 것으로 보인다. 외부의 그 어떠한 공격설 또한 일고의 가치가 없다. 외부 공격으로 보기 어려운 이유 중 한 가지는 외부 폭발에 의한 사상자가 전혀 없기 때문이다.

외부 폭발로 인한 화재가 없었다는 점도 설명되지 않는다. 사고당시 구조활동을 벌인 해경은 사고 40분만에 도착해서 구조 중 선박에서 불을 보지 못 했다. 폭발이 있었다면 화재가 목격돼야 한다. 또 그 주변의 잔해에도 불이 붙어야 한다. 선박 화재는 자연 소화 되지 않는다. 폭발로 인한 화재는 선박 특정상 연료의 유출과 부동액 등의 유출로 인해서 그 주변은 불바다가 된다. 이 불바다는 기름들이 다 타고 없어 지지 않는 한은 절대 소화되지 않는다.

천안함 침몰의 원인은 독수리 훈련 중 배의 선미 부분 침수다. 천안함은 사람으로 치면 칠순에 가까운 나이다. 노후 한 선박이 선미 부분의 침수로 인해 이를 막지 못하면서 급격한 해수 유입으로 두 동강 나면서 굉음이 일어난다. 승선원들은 이를 폭발음으로 착각하고 있을 가능성이 크다.

또한 군함에 승선한 장교들이 선수에 대부분 있었다는 것은 다음과 같은 가정을 가능케 한다. 장교들이 침수되고 있다는 선미의 보고를 듣고 대책 마련을 위해 선수 즉, 브릿지 근처에 모였을 것으로 보인다. 선박 운항 중에 긴급하고 중대한 문제가 발견되면 민간 선박에서도 자고 있던 선원과 당직자 등 모든 사관들은 브릿지 근처로 모이게 되어 있다. 공교롭게도 이번 사건의 피해자들은 대부분 사병들이었다. 이런 점 등으로 미뤄 모두 모여서 브릿지에서 대책 회의를 했을 것으로 보인다. 그 와중에 급격한 해수 유입이 이루어 졌고 생각 보다 더 빨리 침수되어 용골이 굉음을 내면서 부러진 것으로 보인다.


◆정부와 군의 태도 침수로 인한 침몰임을 보여줘

침몰 후 선미 부분을 찾지 못하던 중에 선미 부분을 찾은 것은 작은 어선의 어탐기였다.

하지만 과연 선박의 노후와는 관계없이 첨단 장비를 싣고 다니는 해군 군함이 이 선미 부분을 못 찾았을까? 군은 선미를 못 찾은 것이 아니고 안 찾은 것이다. 민간과 군을 포함한 모든 선박에는 수심을 측정하는 장비를 싣고 다닌다. 10톤짜리 어선이라도 이 장비는 있다. 수심을 모르고 운항하는 것은 불가능해서다.

그런데도 적의 동태와 물 밑의 어뢰, 기뢰까지 파악하는 군함들이 사라진 선미부분을 48시간 동안이나 못 찾았다는 것은 납득키 어렵다. 어선에 어군과 수심을 측정하면서 볼 수 있는 어탐기가 있다면 군에서 운항하는 군함에는 물밑의 이상 징후와 어뢰와 기뢰의 탐지능력은 일반인의 상상을 초월 할 정도로 뛰어나다. 50cm 크기의 쇠뭉치가 주위와 바다 밑에 있다고 해도 탐지 하고 찾아내고 분석 할 수 있는 것이 해군의 군함들이다. 하지만 해군은 그 크기가 40m에 달하는 선미를 48시간동안이나 찾지 못했다. 이는 실습 실항사도 웃을 일이다.


◆국방부 “손리사의 논리는 잘못됐다”

국방부는 노후화된 천안함이 독수리훈련 중 선미 부분의 침수를 막지 못해 급격한 해수유입으로 두 동강 났다는 주장에 대해 "그 동안 충실하게 정비를 해왔기 때문에 정상적인 작전에는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해명했다.

정치적 의도로 사건을 은폐할 것이라는 의견에도 “한 배에서 생사고락을 함께한 전우들의 생명을 구하기 위해 지금도 목숨을 건 구조작업을 하고 있는 해군장병들과 실종자 가족들의 애타는 마음을 생각하면 매우 유감스러운 의견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윤지환 기자] jjh@dailysun.co.kr


#손리사 게시글에 대한 국방부 입장

1. 노후화된 천안함이 독수리훈련 중 선미 부분의 침수를 막지 못해 급격한 해수유입으로 두 동강 났다?
▶ 사고원인은 선체인양 후 정밀조사를 통해서만 명백히 밝혀질 것으로 보이지만, 천안함은 89년 취역한 함정으로 해군함정의 평균수명이 30년에서 40년에 이르며, 그 동안 충실한 정비를 해왔기 때문에 정상적인 작전에 아무런 문제가 없었다.

2. 장교들이 선수에 대부분 있었던 것이 함미 침수소식을 듣고 대책마련을 위해 모여 있었다?
▶ 생존자들 증언에 의하면 당시 20시 야식 후 22시까지 전장병들이 점호 및 개인정비 중이었고, 장교들은 사관회의를 하는 중이었다. 특히, 모 병사는 샤워 중이었고, 모 부사관은 문자메세지를 전송하는 등 침수상황이라면 상상하기 어려운 일상적 모습들이었다. 만약 침수로 인한 비상상황이라면 일어날 수 없는 일들이다.

3. 작은 어선이 어군탐지기를 통해 함미의 위치를 파악한 것만 보아도 해군이 첨단장비를 갖추고 함미를 못 찾은 것은 “못 찾는 것이 아니라 안 찾은 것”이다?
▶ 백령도 인근에서 조업하던 어부가 제보를 해주신 것은 고마운 일이지만, 제보해주신 물체는 정밀감식 결과 함미가 아닌 것으로 밝혀졌으며, 정확한 함미발견은 기뢰탐색함인 옹진함이 도착한 이후의 일이다. 그리고 정치적 의도로 사건을 은폐할 것이라는 의견에는 한 배에서 생사고락을 함께한 전우들의 생명을 구하기 위해 지금도 목숨을 건 구조작업을 하고 있는 해군장병들과 실종자 가족들의 애타는 마음을 생각하면 매우 유감스러운 의견이라고 생각한다.

윤지환 기자 jjh@dailysu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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