납치후 12년 5개월 감금 “개종 강요 받았다”

일본 내 종교 탄압이 심각하다. 특히 통일교에 대한 반감은 노골적이다. 70년대부터 일부 기독교 목사와 변호사들이 통일교인들을 납치 및 감금해 수년간 개종을 요구하고 있다. 감금된 교인들은 매일 폭력과 목사들의 개종 교육을 받는 등 고통의 시간을 보낸다. 최근 고토 토우루 씨가 일본 내 통일교 탄압을 폭로했다. 고토 씨는 기독교단체에 의해 납치돼 12년 5개월간 감금 및 개종을 요구 당했다. 납치 당시 건장했던 고토 씨는 현재 180cm 키에 40kg도 안되 뼈만 앙상하다. 몸에는 잔인한 폭행사건을 말해주듯 상처가 남아 있었다. 현재 기독교 단체에 납치된 인원은 4300여 명으로 추정된다. 이들은 감금되어 개종요구와 함께 폭행 후유증에 시달리고 있다. 이에 따라 현재 일본 내 통일교 탄압은 사회적 문제로 확산되고 있다. 일본 내 종교탄압에 대해 알아본다.
2010년 3월 23일, 일본 대사관 앞에서 종교탄압 중단을 요구하는 집회가 열린다.
현재 일본에 거주하는 통일교인 4300여 명이 일부 극우 기독교 단체에 의해 납치, 감금, 폭행 피해에 시달리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도 일본정부가 이들 기독교 단체의 만행에 대해 무관심으로 일관하고 있는데 대해 항의하는 집회이다.
이날 집회에는 한국에 귀화한 일본인 여성 50여명이 참석했다. 이들은 한국남성과 결혼해 한국에 살고 있다. 하지만 일본에서 활동하는 일부 기독교 단체들에 납치·감금 등 공포 때문에 일본 친정집 방문도 못하고 있다. 이들 여성들은 일본정부가 나서서 사건을 해결해 달라며 탄원서를 제출했다.
통일교는 1955년 해외선교를 시작했다. 당시 문선명 총재는 일본에서의 선교를 위해 선교사를 파견했다. 국교가 없어 일본비자를 받는 것이 불가능했다. 일본에 파견된 최봉춘은 불법 입국으로 두 번이나 추방당하고, 세 번째 체포된 상황에서 다시 극적인 탈출을 감행하며 일본에 정착했다. 그렇게 극적으로 일본에서의 선교활동이 뿌리 내렸다.
70년대에 들어서며 일본의 극우 기독교단체들에 통일교 탄압이 시작됐다. 종교적 자유가 헌법에 보장된 일본이지만, 타국의 종교가 일본에 뿌리내리는 데에 대해 반감이 컸고, 일부 기독교인들이 주축이 되어 통일교를 이단으로 몰아세우며 탄압을 시작했다.
극우 기독교단체들의 통일교 탄압은 조직적이었다. 전국에 있는 통일교인의 리스트를 작성한 뒤, 부모와 가족들을 만나 개종을 설득하는 방법을 썼다.
목사는 “통일교는 이단이다. 아이를 기독교로 개종시키지 않으면 타락에 빠질 것이다”라며 부모와 가족들을 설득했다. 이들의 끈질긴 설득에 부모들은 세뇌를 당한다. 이렇게 부모들을 설득한 목사들에 의해 통일교인들은 납치되어 기도원 등에 감금된다. 감금된 통일교인들은 목사들에 의해 개종요구와 함께 무차별 구타와 폭행을 당한다. 심지어는 짐승처럼 사욕되는 사례도 있었던 것으로 알려져 충격을 주고 있다.
2008년, 한 남자가 기도원을 탈출해 세상에 나온다.
그는 영화 <올드 보이>의 주인공이나 다름없었다. <올드 보이>의 남자주인공 오대수(최민식)는 어느 날 술이 거나하게 취해 집으로 돌아가던 길에 존재를 알 수 없는 누군가에 납치된다. 사설 감금방에 갇히게 된 그는 15년간 군만두만 먹고 생존한다. 15년 만에 세상에 나온 그는 자신을 가둔 존재에 대해 복수한다는 게 영화의 스토리이다.
영화에서처럼 고토 토우루씨는 1996년 기독교 단체에 의해 납치된다. 그리고 12년 5개월 동안 사설 감금방에 갇혔다.
탈출 직후 그의 몰골은 영화 <올드 보이>의 최민식보다 훨씬 비참했다. 182cm의 훤칠한 키를 가진 훈남이었던 그는 40kg도 채 나가지 않았다. 제대로 서 있을 수도 없었고, 휠체어에 기대 생활했다. 이는 그의 비참했던 감금생활을 말해주고 있었다. 그는 매일 개종요구와 함께 폭행과 구타에 시달렸다. 그는 잔인한 폭행과 폭력에 맞서 자신의 소신을 굽히지 않고 종교를 지켰던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고토 토우루 씨를 개종시킬 수 없다고 판단한 목사들은 2008년 그를 세상에 내놓는다. 그는 자신의 12년 5개월간의 감금생활을 폭로했다. 이를 계기로 일본의 통일 교인들에 탄압이 전 세계에 알려지기 시작했다.
12년 5개월간의 감금 “그것은 지옥이었다”
일본 내 통일교인 탄압이 사회적 문제가 되고 있다.
현재 한국에서 거주하고 있는 하라 사유리 씨도 고토 투우루 씨처럼 기독교 단체의 철저한 탄압 때문에 사설 감옥에 갇혀 삶을 유린 당했던 것으로 알려진다.
그녀는 A목사에 설득당한 남편과 친정부모에 의해 호텔에 감금된다. 호텔 방이라고는 하지만 창은 한 곳 밖에 없어 감옥이나 다름없었다. 부모와 친척 등 10여 명이 그녀를 감시하며 개종을 요구했다.
그녀는 부모가 잠자는 틈을 타 탈출에 성공했다. 하지만 존재를 알 수 없는 낮선 사람에 돌연 납치되어 수개월간 사설감옥에 감금돼 있었다.
사유리 씨는 “나로 인해 우리 가족 전체가 고통에 빠졌다”면서 “아버지는 통일교인인 나 때문에 직장에서 퇴사를 강요받았다. 어머니 역시 나를 걱정해 극단적인 방법으로 개종을 설득했다. 심지어 가족들은 나를 때리기까지 했다”고 말했다.
그녀는 개종을 요구하는 가족들의 폭력에 고막까지 찢겼다. 몸은 엉망이 됐다. 결국 그녀는 통일교를 탈퇴했다. 그리고 가족들의 감시가 느슨한 틈을 타서 한국으로 넘어왔다.
그녀는 “자신을 괴롭힌 목사와 일부 기독교 관계자를 용서할 수 없다”면서 “종교의 자유를 억압하고 탄압하는 것은 반인권 행위이다. 일본 정부는 종교를 탄압하는 일부 기독교 단체들의 행동에 대해 적극적인 대응을 하고, 재발 방지를 약속해야 한다”고 말했다.
탄원서 받아들이지 않으면 집회 지속
일본 정부는 통일교단의 종교탄압 지적에 대해 미온적인 대응을 해 왔다. 특히 ‘가족 간의 문제’로 치부해 근본적인 해결책이 마련되지 못했다.
안호열 통일교 대외협력실장은 “일본을 상대로 물질적 보상을 원하는 것이 아니다”라며 “종교를 떠나 가장 소중한 인권이 무시되는 현실을 바로 잡는 것이 목표이다. 더 이상 일본 내 잔혹한 종교탄압을 묵인할 수 없다”고 말했다.
통일교단은 23일 집회에서 일본정부가 탄원서를 받아들이지 않는다면, 매주 전 세계 120여개 국에서 일본의 인권과 종교 탄압을 항의하는 집회를 열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와 관련 그간 빗장을 잠근 채 종교탄압 문제를 방관한 일본 정부가 어떤 대책을 내놓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김수정 기자] hohokim@dailypot.co.kr
김수정 기자 hohokim@dailysu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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