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가 밤이면 신종마약 천국으로 돌변
대학가 밤이면 신종마약 천국으로 돌변
  • 윤지환 기자
  • 입력 2010-03-22 15:34
  • 승인 2010.03.22 15:34
  • 호수 830
  • 17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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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여행 핑계로 ‘환락의 밤’
방학이나 휴가 때 해외여행을 계획하는 이들이 적지 않다. 최근에는 마약이나 대마초를 즐기기 위해 해외여행을 떠나는 이들이 늘고 있어 이에 대한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 해외로 유학이나 여행 중 현지에서 대마나 환각제 등을 접한 이들은 그 맛을 잊지 못해 귀국 후에도 계속 대마와 마약을 찾고 있다. 검찰에 따르면 유학파 부유층 자제들이 신종마약 등을 국내 퍼뜨리는 일선에 서 있다. 얼마전 대학가에서 신종마약을 복용한 혐의로 20~30대 젊은이들이 대거 붙잡힌 적 있다. 이들은 대부분 강남의 고급 아파트에 거주하는 해외유학파인 부유층 자제들이었다.

유학시절 대마를 접한 이들 상당수는 귀국 후에도 같이 어울리며 상습적으로 몰래 대마를 피우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신종마약이나 대마를 즐기는 이들은 이중 판매책을 두고 지속적으로 신종마약 등을 공급받는다. 2002년에는 대학로에 대마와 마약 등을 유통했던 대학생 40여명이 검거된 사건도 있다.

마약 반입과 유통에 경찰이 허술하게 대응한다는 지적도 적지 않다. 얼마 전에는 여행객을 가장해 인천공항을 통하거나 국제택배로 20억원대의 히로뽕을 밀반입해 영남권에 공급한 일당과 히로뽕 투약사범 50명이 한꺼번에 경찰에 붙잡혔다.

경남경찰청 마약수사대는 중국에서 국내로 600g의 히로뽕을 밀반입한 정모(56), 장모(52) 씨 등 국내외 공급책 20명과 경남ㆍ대구ㆍ부산 일대에서 히로뽕을 상습투약한 30명 등 50명을 마약류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검거해 20명을 구속하고 30명을 불구속 입건했다고 지난 17일 밝혔다.

또 이들로부터 14억원 상당의 히로뽕 426.02g과 현금 3600만원을 압수했다. 히로뽕 426.02g은 1만4000여명이 동시 투약 가능한 분량이다.

경찰에 따르면 공급책 장씨는 지난 2월 중순께 중국 산둥(山東)성 웨이하이(威海)시에서 조선족에게서 구입한 히로뽕 320g을 여행객으로 가장해 인천공항을 통해 들여오는 등 두 차례에 걸쳐 히로뽕 420g을 국내로 몰래 들여온 혐의를 받고 있다.

장씨는 중국을 90여차례나 방문한 전력이 있어 그전에도 공항을 통해 히로뽕을 밀반입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경찰은 설명했다. 장씨 등은 이렇게 밀반입한 히로뽕을 대구와 부산, 창원, 진주, 마산, 진해, 창녕 등의 지역 공급책에 전달하는 등 영남권의 주요 히로뽕 공급루트 역할을 해왔다.


해외여행 때 중독자로

해외 유학생이나 여행객들이 해외서 체류하는 동안 쉽게 접하게 되는 대마나 마약류의 환각제들은 이들이 귀국할 때 일일이 모발 검사나 혈액 검사 등을 실시하지 않는 이상 대부분 적발이 어렵다. 이러한 허점을 이용, 많은 대학생들이 해외여행을 나가 몰래 대마나 마약 등을 즐기는 경우가 허다하다.

태국이나 필리핀 등지의 동남아 국가는 비교적 단속이 느슨하기 때문에 환각여행을 주선하는 브로커도 상당수 활동하고 있다. 이들은 팁 이외의 부수입을 위해 주로 신혼부부와 젊은 여행객들을 대상으로 은밀하게 자신들만의 여행상품(?)을 권한다.

필리핀에서 가이드로 활동하다 귀국한 J씨(31)는 “예전에는 가이드가 대마를 권하면 당황하는 경우가 많았는데 이제는 먼저 대마나 환각제 등을 구할 수 없냐고 묻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주로 가라오케의 룸이나 호텔 방에 모여 대마를 피운다는 게 J씨의 귀띔.

현재 대마나 환각제를 찾는 주고객은 대학생들이지만 점점 이용 연령대가 낮아지고 있는 추세라는 점을 감안할 때 그 심각성은 더욱 커지고 있다.

해외에서 귀국한 유학생들을 비롯한 젊은이들은 대부분 테크노바와 모텔 등지에서 주로 환각파티를 벌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환각파티’에는 여대생과 의대생까지 서슴지 않고 가담한다.

검찰에 따르면 적발된 마약사범 가운데 상당수가 어렸을 때 해외 유학을 떠나 마약을 접하고 유학 생활을 마치고 귀국한 뒤에도 유학생 출신들끼리 어울리며 마약에 손을 댄다는 것.

최근들어 10대들이 엑스터시 등 각종 환각제를 복용하다 적발되는 사례가 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갈수록 대마나 환각제 마약 등을 몰래 하는 연령층이 낮아지고 있다. 대마초의 경우 가격이 마약류에 비해 저렴하기 때문에 마음만 먹으면 8만원 선에서 손쉽게 구입할 수 있다. 더욱 심각한 것은 대학생들이 대마초 정도는 대수롭지 않게 여긴다는 것.


낮은 가격 대중화 불러

모 대학 앞에서 바를 경영하는 K(54)씨는 “아무렇지도 않게 대마초를 피우는 학생들을 자주 보지만 모른 척한다고 했다”며 “이들 대학생은 대마초를 그저 담배보다 조금 센 것 정도로 알고 피운다”고 말했다.

한편 신종마약으로는 (MDMA, YABA)와 ‘물뽕’(GHB)이 있는데, 이것들은 먹기 쉬운 알약 형과 음료 혼합식 분말으로 되어 있어 마약의 급속 확산의 주범이 되고 있다. 특히 이중 ‘물뽕’은 GHB(Gamma-hydroxybutyrate)라는 것으로 2002년도부터 부유층 대학생을 중심으로 급속히 확산되고 있다.

이 때문에 미국과 유럽 등지에서는 성범죄용으로 악용돼 ‘강간용 약물(Date Rape Drug)’이라 불리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특히 외국에서 부르는 별칭 그대로 성범죄에 악용될 우려가 높기 때문에 술을 판매하는 유흥가 지역을 중심으로 단속을 강화하고 있다. 마약관계당국에 따르면 이 신종 마약은 일반 마약류와 달리 음료나 술에 섞으면 투명한 형태로 변하기 때문에 육안으로 식별이 어려워 여성의 경우 마약인지도 모르고 마시게 된다고.

특히 복용 후 24시간 이내에 인체에서 빠져나가기 때문에 사후 추적도 어려워 단속이 쉽지 않다. 당국에 의하면 2년 전부터 국제 마약 조직들이 GHB를 합법 상품으로 위장, 국제우편 등을 이용해 세계각지로 밀거래까지 하고 있다고 한다.

한국의 경우 인터넷 보급 확산과 고도로 발달된 택배망으로 ‘물뽕’의 국내 유입과 유통은 급속히 확산되고 있는 추세다. 또 인터넷을 통해 제조공법까지 공개되는 바람에 ‘물뽕’의 제조 공법을 익혀 유통시키고 있다고 경찰은 보고 있다.

[윤지환 기자] jjh@dailypot.co.kr


#마약조직의 힘

‘유에스에이(USA) 투데이’는 지난 17일 멕시코 정부가 지난 5년간 자국 마약 카르텔로 부터 압수한 항공기만 400여대에 달할 정도로 카르텔의 범죄행위가 대담해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 신문은 최근 멕시코 국경도시 화레스시에서 미 영사관 직원 등 3명이 피살된 사건과 관련해 멕시코 북서부 시날로아주(州) 주도인 쿨리아칸에 대한 현지 르포 기사를 보도했다.

쿨리아칸 공항에는 현재 쌍발 소형 경비행기 수십대가 활주로에 계류돼 있다. 이들은 대부분 멕시코 정부 당국이 지난 5년간 마약조직과의 전쟁을 벌이면서 마약 카르텔로 부터 압수한 400여대의 항공기중 일부이다.

400여대의 항공기는 수적인 측면에서 보면 멕시코 공군이 보유한 공군기 보다 많은 것으로 이 항공기들은 조만간 경매를 통해 처분되거나 멕시코 정부가 공용으로 사용할 예정이다.

마약 카르텔이 사용중인 항공기는 멕시코와 미국 국경을 쉽게 넘어갈 수 있는 1인승 초경량 비행기에서 부터 밀림속의 마약선적 장소를 쉽게 찾을 수 있는 위성추적장치까지 갖춘 첨단 항공기에 이르기까지 다양하다.

윤지환 기자 jjh@dailysu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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