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판 요세프 프리츨’ 천안 김씨 사건 세상에 이런 일이…
‘한국판 요세프 프리츨’ 천안 김씨 사건 세상에 이런 일이…
  • 김수정 기자
  • 입력 2010-03-16 10:17
  • 승인 2010.03.16 10:17
  • 호수 829
  • 16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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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부가 10년간 친딸 성폭행…자식까지 낳아 살해

한국판 ‘조세프 프리츨’사건이 터졌다. 충남지방경찰청은 지난 3일 자신의 딸을 10년간 성폭행한 천안시 동남구 김모(49)씨를 성폭력 범죄의 처벌 및 피해자보호 등에 관한 법률위반 혐의로 구속했다. 김 씨 가족의 진술에 따르면 김 씨는 그의 딸 사이에 2명의 아이가 태어났으나, 김 씨에 의해 살해돼 매장됐다. 김 씨 사건은 우리사회를 충격으로 몰아넣고 있다. 김 씨 사건을 통해 위험수위에 다다른 근친성폭행에 대한 문제점과 해결책에 대해 알아본다.

한국사회가 불안하다.

조두순 사건을 시작으로 아동성폭행 사건이 사회적 문제를 일으킨데 이어, 근친성폭행 사건까지 터졌다. 한국판 ‘요세프 프리츨’사건. 한 여성이 10년간 자신의 친부로부터 성폭행을 당한 것. 그리고 친부와의 사이에서 태어난 두 아이가 살해, 유기돼 더욱 충격을 주고 있다.

근친성관계는 금기시되어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근친성폭행 사건이 연이어 터지자 세계가 ‘소돔과 고모라’처럼 종말로 치달리고 있다는 분석마저 나오고 있다.


일주일에 2~3회 성폭행, 10년의 공포

지난 3월 3일, 충남지방경찰청은 자신의 친딸을 10년간 성폭행한 혐의로 천안시 동남구 김모(49)씨를 구속, 수감했다.

김 씨는 자신의 친딸인 김모(24)양을 10년 동안 매주 2~3회에 걸쳐 성폭행을 한 혐의를 받고 있다.

사건의 전말은 이렇다. 김 씨는 김양이 중학교 2학년이던 어느 날 밤, 강제로 성폭행을 했다. 김 양은 친부에 의해 첫 순결을 잃었다. 김양은 누구에게도 사실을 알릴 수 없었다. 김 씨의 끔찍한 성폭행은 이후에도 계속 됐다. 나중에는 가족들과 이웃에 까지 알려졌다. 하지만 누구 하나 김 씨의 만행을 막거나 저지하지 못했다. 이쯤 되자 김 씨는 노골적으로 김양을 2~3회에 걸쳐 유린했다. 그리고 성관계를 거부하면 폭행을 가했다. 부친의 잦은 폭행과 성폭행으로 김양의 몸과 마음은 황폐해져 갔다. 결국 부친과의 사이에서 뜻하지 않은 임신으로 2005년과 2006년에 아들과 딸(혹은 손자 손녀), 두 생명이 태어났다. 하지만 김씨는 어린 생명을 이불로 덮어 질식사 시키거나, 고무줄로 목을 졸라 살해했다. 그리고 집 앞마당에 암매장했다.

김 씨는 암매장 사실을 은폐하기 위해 천안 동구 구성동에서 원성동으로 이사하는 치밀함도 보인다.

정신과 영혼이 마비된 충격적인 이 사건은 김 씨의 만행을 지켜보다 못한 한 지인이 경찰에 김 씨를 신고하면서 막을 내렸다.

현재 김 씨는 경찰 조사에서 성폭행사실은 인정했다. 하지만 유아살인에 대해선 혐의를 부인한 것으로 알려진다.

사건을 수사한 경찰관계자는 “근친성폭행은 피해자에게 큰 상처를 주고 있다. 김 양은 10년 동안 친부로부터 폭행과 성폭행을 당했다. 특히 가족과 주변의 무관심 속에 벌어진 사건이라는 점에서 충격을 주기 충분하다”고 말했다.

김 씨는 근친성폭행 혐의로 구속됐다. 현재 김양은 친부로부터 성폭행 후유증이 쉽게 잊혀 지지 않아 고통스러운 시간을 보내고 있다.

근친 성폭행 사건은 비단 국내만의 일이 아니다. 인륜과 천륜이 무너지는 사건이 연일 터지고 있다. 2008년 오스트리아에서 발생한 ‘요세프 프리츨’사건은 여전히 충격적인 성범죄로 기억되고 있다.


전 세계는 지금 친족 성범죄 사각지대

요세프 프리츨(73)은 친딸을 20년이 넘도록 지하실에 감금하고 성폭행해 아이를 7명이나 낳았다. 프리츨은 자신의 딸인 엘리자베스를 24년 동안 특수 장치가 설치된 지하실에 감금한 채 성폭행해, 7명의 자녀까지 낳는 ‘범죄'를 저질렀다. 프리츨은 7명중 한명을 방치해 살해까지 했다.

지난해 영국, 아르헨티나 등에서도 이와 유사한 성폭행 사건이 발생했다.

종말론자들은 성경의 ‘소돔과 고모라’를 인용해 사악함과 타락함과 음란함이 도시를 멸망에 이르게 했다면서 세기말적 현상이라는 주장이다.

일반 성폭행 사건과 달리 근친성폭행에 따른 피해자들의 후유증은 크다. 가장 믿는 부모와 가족들에 의한 성폭행이라는 점에서 사회성을 떨어트리게 하고, 공항상태를 만들게하기 때문이다. 이에 대한 예방법은 가족들의 친화와 사랑이 중요하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김수정 기자] hohokim@dailypot.co.kr


#아동성폭행 가해자 21.4%가 근친 충격

전체 어린이 성폭행 10건 중 2건(21.4%)이 근친 성폭행인 것으로 알려져 충격을 주고 있다.

‘해바라기아동센터’(소장 최경숙)의 2005년 자료에 따르면, 센터가 한 해 동안 개입한 아동 성폭력 피해 사례 239건 중 51건이 ‘근친 성폭행’이다.

국립과학수사연구소(국과수) 강덕지 범죄심리과장은 “통계에 잡히는 게 20~30%이지, 실제 피해는 그 몇 배가 될 것이다”라고 말했다.

해바라기 아동센처 김소현 상담사는 “근친 성폭행 피해자는 여러 겹의 고통을 겪는다. 몸에 남는 후유증은 물론이고 가장 믿었던 가족에게 받은 마음의 상처도 오래간다. 또한 가해자가 구속될 경우 ‘나 때문에 우리 가정이 망가졌다’라는 죄책감에도 시달린다. ‘가족이기에’ 고발해서는 안 된다는 잘못된 생각도 피해를 키운다”고 말했다.

가족 구성원이 범죄를 눈치 챘다고 늘 적극적으로 나서는 것도 아니다. ‘생계’가 걸린 탓이다. 아버지가 가해자인 경우 경제 자립 능력이 없는 어머니가 딸을 원망하기도 한다는 것.

김 상담사는 “친족성폭행은 원인이 복합적이기 때문에 아동에 대한 사회적 안전망 구축과 실효성 있는 제도 마련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현재 지속적으로 늘어나는 친족 및 아동 성범죄 추세를 고려한다면 하루빨리 이를 제재할 법안 마련과 정부의 전폭적인 예방 및 치료 시설 마련이 시급하다.

김수정 기자 hohokim@dailysu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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