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가 중동을 알어?” 중동은 기회의 땅입니다
“네가 중동을 알어?” 중동은 기회의 땅입니다
  • 이종천 한국-사우디 친선협회 회장
  • 입력 2015-04-20 10:45
  • 승인 2015.04.20 10:45
  • 호수 1094
  • 59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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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에 일자리가 없으면 해외라도 나가야”

대통령의 GC4개국 방문과 이란 핵 협상 잠정 타결로 제2중동붐이 일고 있습니다.

대통령은 지난 3월19일 제7차 무역투자진흥회의에서 “대한민국의 청년이 텅텅 빌 정도로 한번 해보라”, “다 어디 갔느냐고 (물으면), 다 중동 갔다” 고 (할 수 있을 정도로)라고 말했습니다. 대통령의 중동 진출에 대한 열정을 알 수가 있습니다. 그런데 SNS에 대통령의 열정에 “니(너)나 가라고”라는 글이 있다니 참…. 중동을 잘 아시는 분들은 “니(네)가 중동을 알기나 해”라고 했을 것입니다. 인간은 지난 300만 년간 먹을 것이 부족했습니다. 배부름의 시대는 최근 50년 정도라 합니다. 한국도 그렇습니다. 한반도는 역사적으로 평균 30년마다 전쟁이 있었다고 합니다. 다행히 지난 60여년간은 전쟁이 없었습니다. 전쟁이 없으면 굶어 죽는 사람은 없습니다. 우리는 북한 핵을 이고 살며 국가부채 1000조에 가계부채까지 합치면 2000조, 빚더미 나라에 살면서도 “무상복지 논쟁”을 하는 내일을 걱정하지 않는 국민입니다. 세상에 공짜는 없습니다.

마지막 전쟁이 끝나고 지난 30년간, 잘살기 위해 고생한 부모, 삼촌 세대의 눈물을 아시는지요. 자원도 없고, 땅이 좁은 나라에서 살 길은 그때나 지금이나 해외 진출뿐입니다. 그래서 목숨 걸고 월남전(1964-1973, 5000명 사망, 15000여명 부상)에, 독일에 광부(1963-1977 8395명)와 간호사(1965-1976 10371명)로 갔습니다.

한국은 참으로 운이 좋은 나라입니다. 6.25전쟁 때는 소련대표의 안보리 불참으로 파병이 결정되어 오늘의 한국이 있고, 월남 참전병사와 독일 광부가 귀국할 무렵에 소위 “중동붐”이 있었습니다. 중동전쟁(1973.10.6)으로 비화된 제1차 오일 쇼크(1973.10.17)와 산유국 이란의 석유수출 정지로 일어난 제2차 오일 쇼크(1978.12.26-1979.3.5)로 유가가 급등하면서, 한국 청년들이 가족을 두고 중동의 열악한 환경을 견디며 주야로 건설 현장에서 일한 덕분에 우리는 배고픔을 극복하였습니다.

우리와 풍습이 같은 중동

우리가 잘살고, G-20 국가로 남기 위해서는 중동 아니라 아프리카에도 가야합니다. 저금리 시대에 지금 모든 국가 청년들이 취업이 안되고 있습니다. 취업난은 시대 환경변화, 기술발전에서 오는 당연한 결과입니다. 지구촌시대에 국내에 직장이 없다면 해외에라도 가야 하지 않겠습니까.

필자는 아랍, 중동국가와 17년의 인연이 있습니다. 걸프전(1991.1.17-2.28)때와 이라크 전쟁(2003.3.20-4.14)기간 요르단과 사우디에서 그리고 2004년 한국-사우디 친선협회(KSFS)를 설립, 사우디를 소개하는 뉴스레터를 발행하며, 2014년 10월에는 사우디 정부(상공부) 후원으로 사우디 기업인 200명과 현직 경제 장관 5명이 서울을 방문하여 참석한 제1회 한국-사우디 비즈니스 포럼을 주관한 바 있습니다.

열사의 나라지만 6개월은 덥고 6개월은 쌀쌀하고 서늘해 날씨가 좋습니다. 연중 기후가 건조하고 비가 적어 풍토병이 없습니다. 하루 5번 기도하고 술이 없는 국가라 육체와 정신이 건강하고, 데모가 없고 노동시장이 우연하고, 직항로가 있어 사업하기 좋아 한국 기업인의 고민을 풀어주는 나라입니다. 사우디는 이슬람국가(OIC) 57개국의 정치, 경제, 종교 중심국이라 여타 이슬람 국가 시장진출이 가능합니다. 남자는 흰옷을 입고, 여자는 외출할 때 얼굴을 가리고, 손님에게 식사를 권하고, 노인을 숭배하고, 어린이를 좋아하고, 된장 음식을 먹고. 신라, 고려때부터 교류가 있어 한국과 비슷한 풍습을 가진 나라입니다.

기업인은 돈이 되는 곳이면 지옥에도 간다고 합니다. 중동은 지금 IS전쟁, 시리아 및 예멘 내전으로 조금은 불안한 지역입니다. 환경이 어려운 지역이나 현지 사정을 알면 상대적으로 사업하기 좋은 국가입니다.

사우디는 자원이 많습니다. 한국보다 10배나 큰 나라입니다. 인구는 외국인 포함 3500만 정도입니다. 한국인은 3000여명이 살고 있고, 고유가 이후 특히 2010년부터 매년 10만 명 정도의 기업인이 사우디를 방문합니다. 현지 법인 한국기업도 200개가 넘습니다. 매일 1000만 배럴이 넘는 원유를 수출합니다.

환율이 미국 달러로 고정(1$-3.75SR)되어 비교적 시장이 안정되었고, 종교를 인정하지 않는 북한과는 수교를 하지 않는다 하여 여타 중동 국가들과는 달리 북한 대사관이 없는 국가입니다.

대통령이 3.3 사우디 국왕을 만났을 때 “아랍인에게 가장 좋은 물건은 새것이고, 가장 좋은 친구는 오래된 친구”이고, “친구가 아니면 긴 사막을 함께 갈 수 없다(라피크)”는 말을 인용했습니다. 한때 연간 20만 명의 한국 건설 근로자가 사우디에 체류, 그 당시 한국인이 가장 많은 외국인으로 사우디에 살았기에 오랜 친구라 합니다. 그래서 KSFS는 사우디 방문 한국기업인에게 우리를 도와준 사우디에 기술 이전을 하여 사우디에서 “Made in KSA” 제품을 만들어 인근 GCC는 물론 유럽, 아프리카 진출을 권하고 있습니다.

이란은 이슬람 국가이나 아랍국가는 아니며 아랍어도 쓰지 않습니다. 이슬람 창시자 무함마드의 혈육에게 후계자의 정통성이 있다는 시아파 이란과 다수의 지지를 얻은 인물을 지도자 후보로 정해 선발한다는 수니파(전체 이슬람 신자의 90% 차지) 사우디 양대 이슬람 종파 간 갈등이 있으나, 한국은 이란에도 80년대 2만 명의 근로자가 일한 국가로 중동에서 가장 큰 시장인 이들 국가 진출에는 지장이 없습니다.

사우디는 한국을 좋아해

예언자 무함마드가 탄생(570.4.22)하기 이전 이란 지역의 사산조 페르시아 제국과 동로마 제국(비잔티움 제국)은 전쟁을 빈번히 하였습니다. 아라비아반도에서 유목생활을 하던 상인들은 위험한 비단길을 포기하고 아라비아반도를 지나는 새로운 무역로를 이용하기 시작하여 이때부터 메카, 메디나가 국제 무역 중심지로 발전했습니다. 이 무렵 메카에서 탄생한 무함마드는 610년 계시를 받고, 여러 부족을 한 나라 백성으로 화합하기 위해 아랍어를 공용어, 코란을 법으로, 단일 화폐와 모스크(사원) 기도를 강조해, 예언자 사망(632.6.8)이후 정통 칼리프 시대(632-661)에 이슬람 공동체로 아라비아 반도 통일에 이어 강력한 이슬람 제국(650-1037)으로 성장했습니다.

동쪽은 인도와 중국, 서쪽은 지중해에서 대서양으로, 남쪽은 아프리카, 북쪽을 유럽으로 하는 이슬람 제국은 통일신라(676-935)부터 무역 교류를 하였습니다. 신라시대에 아랍인으로 추정하는 처용 설화가 있고, 고려 시대(918-1392)에는 벽란도(예성강)를 통해 아라비아 상인들이 육로와 해로로 한국에 많이 와서 정착도 했다 합니다.

한편 한국인으로 이슬람 제국에 가서 고위직으로 임명된 사례도 있습니다. 이슬람 제국 시대 Abbasids 왕조가 고구려 유민 고선지를 장군으로 기용(751년)하여 당나라 군대를 섬멸하게 하고 이후 중앙아시아를 이슬람화 시켰고, 그 여파로 인도네시아도 이슬람 국가가 되었다 합니다.

이란이 북한의 핵 개발에 협력하였다는 비판 여론도 있으나, 한국은, 이란은 물론 북한과 수교를 하지 않는 유일한 중동 국가 사우디와는 역사적으로 외교, 군사, 경제 등 다양한 분야에서 협력한 사례가 있습니다. 특히 최대 산유국으로 미국과 중국이 수입을 하는 자원 강국이라는 점을 1300년 전부터 교류한 역사적 뿌리를

공유하여 분단된 한국으로서는 전략적 파트너로서의 협력이 필요한 시점입니다.

70년대 사우디를 다녀온 연인원 5백만 명의 근로자가 절반 정도 살아 있고, 최근에도 매년 10만 명의 한국 기업인이 사우디를 방문하고 있습니다. 부지런하고 순박한 한국인을 사우디인은 좋아합니다. 과거 우리 선조들이 이슬람 제국에서 영토는 물론 이슬람 확장에 기여한 역사적인 뿌리를 알고 미래 발전 정신을 공유해간다면 양국 도약에 획기적인 시대가 열릴 것으로 기대합니다. 

이종천 한국-사우디 친선협회 회장 ilyo@ily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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