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금품 제공한 정황 잇달아 부정 의혹…박성택 회장의 운명은?
[일요서울|강휘호 기자] 박성택 중소기업중앙회 회장(사진·가운데)이 중소기업중앙회 25대 회장 선거에서 승리, 신임 회장으로 취임한 가운데 중소기업중앙회 운영을 두고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앞서 열린 25대 회장 선거에 대한 서울시 선거관리위원회의 고발이 이어지고 있는데 박성택 회장이 제대로 현안을 처리할 수 있겠냐는 것이다. 특히 부정으로 물든 선거였다는 점이 검찰 수사에서도 확인되면 박성택 회장이 중소기업중앙회를 이끌어 갈 동력을 잃어버릴 수도 있다는 지적도 높다.
서울시 선관위 벌써 두 번째 부정행위 고발
검찰 수사 결과 따라 중기중앙회 분열 위험
중소기업중앙회는 전국경제인연합, 대한상공회의소, 한국경영자총협회, 한국무역협회 등과 경제 5단체로 분류된다. 그 중에서도 중소기업중앙회는 유일하게 선거로 수장을 선출하는 방식을 가지고 있다.
또 중소기업 단체지만 중소기업중앙회장은 재계를 대표하는 권리를 인정받아 정부 행사와 회의에서 부총리급 의전과 예우를 받는다. 이러한 중소기업중앙회장 자리에 박성택 한국아스콘공업협동조합 회장이 선출된 것이다.
그런데 이번에 열린 중소기업중앙회장 선거는 선거 당시부터 불법선거로 과열조짐을 보이더니 아직도 그림자를 거두지 못한 모습이다. 서울시 선거관리위원회는 선거 하루 전인 2월 26일 특정후보의 측근이 선거인에게 금품을 제공한 혐의를 포착하고 검찰에 고발한 바 있다.
서울시 선거관리위원회는 “제25대 중소기업중앙회장선거 후보자 A의 측근 B씨가 후보자 추천과정에서 후보자 A를 당선되게 할 목적으로 선거인에게 금전을 제공한 사실을 확인하고 금전제공자 B씨를 2월 26일 검찰에 고발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B씨는 중소기업중앙회장선거의 후보자추천기간 중 선거인 C에게 후보자 A의 지지·추천을 부탁하며 현금 200만 원을 제공하였으며, 또 다른 선거인들에게도 이와 유사한 방법으로 금전을 제공하거나 제공하려 한 혐의가 있다”고 덧붙였다.
이는 그렇지 않아도 올해 초 3명의 예비후보들에게 사전선거운동 혐의로 경고조치를 했던 터라 수많은 의혹이 따랐다. 박성택 회장은 선임 초기부터 선거과정에서 불거진 내부갈등을 봉합하고 중소기업중앙회 조직을 쇄신해야 하는 과제를 떠안게 된 것이다.
하지만 부정선거 후폭풍은 서울시 선거관리위원회가 또 다른 인물을 추가 고발하면서 더욱 가중되는 모습이다.
서울시 선거관리위원회는 지난 10일 “2015년 2월 27일 실시한 제25대 중소기업중앙회장선거에 출마한 후보자 A를 당선되게 할 목적으로 지난 2월 24일 선거인 C에게 현금 500만 원을 제공한 혐의로 A의 측근 B를 서울남부지방검찰청에 고발했다”고 밝혔다.
서울시 선거관리위원회는 “중소기업중앙회장선거가 이미 종료됐으나 공소시효 만료일이 8월 27일인 바, 추후에도 금전제공 등 위반행위가 적발되면 철저히 조사하여 강력 조치할 것임을 밝히고, 자진 신고자에 대하여는 신원 보호와 최대한의 관용을 베풀고 최고 3억 원까지 포상금을 지급할 것”이라고 더했다.
제대로 돌아갈까?
벌써 두 번이나 선거 과정에서 금품이 오간 정황이 나온 것이다. 더욱이 여기서 문제는 첫 번째 혐의를 받은 B씨가 박성택 회장과 연이 있는 인물이라는 점이다.
해당 인물은 박성택 회장이 이끌던 한국아스콘공업협동조합연합회 이사였고 박성택 회장을 지지했던 것으로 알려지고 있는데 만약 B씨의 혐의가 사실로 밝혀질 경우 박성택 회장도 부담을 피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또 검찰이 박성택 회장이 부정선거와 연관이 없다고 판단한다 하더라도 이미 금품이 오간 사실은 드러나 있는 상태라 선거 자체의 공신력이 떨어질 수 있는 상황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박성택 회장이 선거법 위반혐의를 깨끗하게 지워내는 동안 중소기업중앙회 수장 역할을 제대로 하겠느냐는 우려가 따른다.
한 경제단체 관계자는 “중소기업중앙회의 선거가 문제가 되고 있기 때문에 당연히 박성택 회장의 업무처리에도 영향이 있을 것”이라면서 “중소기업들 사이에서도 회장에 대한 신임도가 떨어질 위험도 있다”고 평했다.
다만 검찰과 서울시 선거관리 위원회는 무죄추정의 원칙에 따라 박성택 회장이나 다른 후보자들의 관련성은 부인하고 있다. 박성택 회장 역시 선거에서 당선된 이후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부정선거 의혹과 관련해 “여러 부정 의혹들은 유언비어일 뿐 전혀 사실이 아니다”고 일축한 바 있다.
중소기업중앙회 관계자도 “부정선거 잡음은 매 선거 때마다 나오는 형상이다”라며 “후보자들 간 세력도 이해관계도 다르기 때문으로 보인다”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여러 후보들이 있기 때문에 전략상이든 뭐든 공격하는 모습이 자주 나온다”고 말했다.
그러나 “어떤 후보자와 관련이 있는지는 검찰이 수사하는 부분이며 현재까지 어떤 후보자도 혐의가 없다”면서 “박성택 회장을 비롯한 후보자들 중 아무도 연결되지 않았다고 검찰에서도 밝히고 있는데 왜 중소기업중앙회가 화살을 맞는 것이냐”고 잘라 말했다.
중소기업중앙회의 업무처리가 부정선거 의혹으로 인해 어렵지 않느냐는 질문엔 “해당 사건이 자꾸 연루되면 조직이나 중소기업들이 분열될 수 있어 우리 역시 신경을 많이 쓰고 있다”면서 “하루 빨리 검찰 수사가 나와 중소기업중앙회가 추진력을 얻기를 바라고 있다”고 전했다.
한편 박성택 회장은 연세대학교 정치외교학과를 나와 1984년 LG그룹에 입사했다. 1990년 LG그룹을 나와 산하물산을 설립해 이듬해 회사이름을 산하로 변경하고 아스팔트와 콘크리트사업으로 몸집을 불렸다. 이후 한국아스콘공업협동조합 회장을 역임하고 중소기업중앙회장에 올랐다.
hwihols@ilyoseoul.co.kr
강휘호 기자 hwihols@ily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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