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서울|이지혜 기자] 명지대학교 채플 수업 시간에 강연을 진행한 목사가 학생들에게 “순결을 지키지 않으면 걸레” 등의 발언을 한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일고 있다.
지난 14일 SNS ‘명지대학교 대신 전해드립니다’ 페이지에 채플 강의를 들은 학생이 “듣기 불쾌했다. 다른 학우분들은 어떻게 생각하느냐”며 글을 올렸다.
이 학생은 “채플은 기독교에 관해 접하는 시간일 수는 있지만 종교적 가치관을 강요당하는 자리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왜 학생들이 순결이데올로기를 강요받으면서 죄인인 채로 수업을 들어야 하는지, 무슨 의도로 저런 강연을 하는지 모르겠다”고 불쾌감을 표현했다. 이어 “걸레소리까지 들었다. 진짜 화가 나서 듣다 박차고 나왔더니 다른 학우분들도 뒤따라 나와서 오늘 채플 그렇게 끝났다”고 적었다.
같은 수업을 들은 학생 설모씨에 따르면 이날 채플의 강의 주제는 ‘꿈을 이루는 조건’이었다. 그러나 목사는 학생들에게 “혼전순결을 지켜라” “지키지 않으면 남자는 모든 열정과 운을 잃어버린다” “미래의 남편이 여자를 의심하고 못 믿어서 이혼당한다” “인생을 망친다” “혼전순결을 지키지 않아 인간쓰레기나 걸레가 되지 말자” 등의 발언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사실을 알게 된 명지대 학생들은 “학교 측에서 공식적인 사과를 해야한다”는 반응을 보였다.
학생 이모씨는 “학생들에게 억지로 수업을 듣게 시켰으면 적어도 상식적이고 어느 정도 수준은 되는 강사를 초빙해야 하는 것 아닌가? 절대 그냥 넘어갈 일이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또 다른 학생 홍모씨는 “학생들을 가르치고 이끌어야할 대학의 필수교양시간에 이런 말을 들을 줄은 꿈에도 몰랐다. 어이가 없다”고 말했다. 박모씨도 “채플의 내용이 누군가에게 모욕적인 것은 잘못된 것”이라고 반발했다.
논란이 증폭되자 명지대 총학생회는 SNS에 학교 측과의 면담 내용 및 사과가 담긴 글을 게재했다.
총학생회는 “오늘 강연을 진행한 목사는 비전과 관련된 강연을 진행하는 분이다. 학교 측에서도 대학생들의 비전 수립과 관련된 내용의 강연을 부탁했으나 실제 강연의 주제와는 전혀 연관이 없는 방향으로 진행돼 매우 당황했다고 한다”고 적었다. 이어 “학교 측에서는 앞으로 진행되는 채플에서는 사전에 공지된 주제와 관련된 강연이 될 수 있도록 주의를 기울이겠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이지혜 기자 jhooks@ilyo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