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자회사 444억 원 손실 발생…향후 자금 지원 불가피
[일요서울|강휘호 기자] LG CNS가 새로운 성장 동력을 얻기 위해 인수한 자회사들이 적자를 면치 못하고 있다. 2010년 LG CNS는 본격적으로 성장 동력 사업 찾기에 돌입했다. 국방솔루션업체 코리아일레콤과 무인헬기 개발업체 원신스카이텍도 그 일환이다. 그러나 이들 회사는 현재 재무상황 악화로 회수가능 금액을 감안해도 총 444억 원이 넘는 손실을 내고 있다. LG CNS의 성장률 높이기 프로젝트가 결국 수포로 돌아갈지 [일요서울]이 분석해본다.
코리아일레콤·원신스카이텍 손상차손 주범으로 지목
수익 높이기 프로젝트 실패? 장기적 투자로 봐야하나
LG CNS가 향후 성장 동력이 되어줄 것이라고 믿고 인수한 자회사들이 적자 행진을 계속하면서 자체 경영도 흔들리지 않을까 하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이들 자회사들은 현재 대규모 자금 지원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앞서 LG CNS는 대기업 계열 IT서비스기업들이 더이상 그룹 일감이나 공공기관·정부 발주사업만 바라볼 수 없는 상황에 놓이자 인수·합병(M&A)으로 승부를 걸었다. LG CNS의 매출 실적이 답보 상태에 머물렀기에 불가피한 조치였다.
실제 LG CNS는 2011년부터 3년간 연평균 매출 성장률이 1% 수준에 머물렀다. 저성장 국면을 맞이한 것이다. 동기간 총 매출 규모 역시 2011년 기록했던 3조 1000억 원대에서 발전하지 못했다.
또 이 같은 LG CNS의 매출 정체는 공공입찰 제한과 해외 사업 초기 진입 등의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이 줄을 이었다. 정부는 2012년 공생발전형 생태계 구축 전략에 따라 연 매출 8000억 원 이상인 대기업 SI 업체가 80억 원 이하 공공사업에 참여할 수 없도록 제한한 바 있다.
이후 규제는 더 강화돼 대기업의 공공 SI 사업 참여가 전면 금지됐고 LG CNS 역시 입찰 제한 대상 업체가 돼, 하루 아침에 연간 3조 원대에 이르는 정부 일감을 잃게 됐다. 그룹 일감 몰아주기 규제를 더하면 목은 더 말랐다.
LG CNS는 성장 동력을 얻기 위해 스마트 그린·교통, 금융자동화기기 등으로 분야를 넓혔다. 특히 산업분야별로 자회사를 두고 전문성을 높이겠다는 전략에서 출발한 기업이 코리아일레콤과 윈신스카이텍이다.
코리아일레콤은 지난 2011년 11월, 원신스카이텍은 2013년 6월 LG CNS 자회사로 편입됐다. LG CNS가 코리아일레콤을 인수할 당시에는 코리아일레콤이 첨단군사훈련시스템을 개발했고, 다양한 기술력이 뒷받침돼 상당한 시너지를 예상했다.
하지만 2011년 국방 IT 사업 진출을 위해 데리고 온 코리아일레콤은 지난 한 해만 따져도 126억 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다. 전망과는 전혀 다르게 2012년 28억 원의 적자를 내더니 2013년은 45억 원으로 적자폭이 늘어났다. 또 이를 극복하지 못한 채 지난해 100억 원이 넘는 적자를 올리면서 LG CNS 입장에선 부담만 늘어가는 모양새다.
계속되는 암흑기
마찬가지로 2013년 종속회사로 편입된 산업용 무인헬기(드론) 개발업체 원신스카이텍 역시 오십보백보다. 인수 원년 26억 원의 손실을 냈고, 지난해 37억 원의 적자를 더했다. 매출은 20억 원 남짓한 적자액의 절반 수준이다.
두 업체 모두 현재 적자가 지속된 가운데 영업권 전액을 손상처리 했다. LG CNS는 사업보고서를 통해 “국방솔루션업체 코리아일레콤과 무인헬기 개발업체 원신스카이텍의 재무상황 악화로 회수가능 금액을 검토해 총 444억 원이 넘는 손실로 인식했다”고 밝혔다.
특히 444억 원의 손상차손은 LG CNS의 당기순이익 감소에도 영향을 미쳤다. 지난해 LG CNS의 연결기준 매출액은 3조 3176억 원으로 전년 대비 올랐지만 당기순이익은 800억 원으로 전년 동기(924억 원)보다 100억 원 넘게 하락했다.
2013년 손상차손은 LG엔시스 중국법인( LG N-sys China Inc.)에서 발생한 52억 원이 전부였는데, 지난해 자회사들이 큰 몫을 더한 것이다. 더욱이 이들의 흑자 전환이 언제일지 예상도 힘들다는 점이 문제다.
매출보다 손실이 많다는 것은 적자 구조의 고착화가 진행됐다는 방증인데, 향후 수요전망도 밝지 못하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모기업 LG CNS가 수혈을 해줘야만 하는 처지에 놓여 있다.
이미 LG CNS는 지난해 유상증자를 통해 코리아일레콤과 원신스카이텍에 각각 170억 원과 80억 원을 출자한 바 있고 올해도 자금 지원을 하고 있는 과정이다. LG CNS의 자회사 경영부담은 장기화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이를 두고 IT업계의 한 관계자는 “지금 적자라고 해서 지원은 그만둘 수는 없는 노릇”이라면서 “다만 향후 언제쯤 흑자 전환을 하고, 황금알을 낳는 거위가 되어줄지는 미지수”라고 평했다.
성장률 높이기는 고사하고 적자 행진 중인 자회사 살리기도 급급하지 않냐는 시각이 팽배해지고 있는 것이다. 또 이렇듯 전체적으로 LG CNS는 자회사들로 인해 위기감이 고조되는 분위기다.
한편 LG CNS는 보다 시각을 넓혀야 한다고 주장한다. LG CNS 관계자는 “적자가 나오고 있는 사업들은 당초부터 장기적 투자를 위해 인수한 자회사들이다”라면서 “단기적인 투자는 당연한 것이며, 기다릴 줄 알아야 한다”고 전했다.
부정적인 전망에 대해서는 “현재까지 자금 지원을 끊임없이 하고 있으며 성장 동력을 얻기까지 시간이 필요하다”면서 “이익이 시작되는 정확한 시기를 말하는 것은 우리로서도 민감한 부분이라 못하지만, 주변의 시각처럼 굉장한 위기라고 생각하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hwihols@ilyoseoul.co.kr
강휘호 기자 hwihols@ily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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