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상 첫 원전수출’ 족집게 예언한 화제작
‘사상 첫 원전수출’ 족집게 예언한 화제작
  • 이수영 기자
  • 입력 2010-01-05 14:19
  • 승인 2010.01.05 14:19
  • 호수 819
  • 12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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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가 쏜 ‘신의 불꽃’ 시나리오 있었다
아랍에미리트(UAE)를 방문중인 이명박 대통령이 27일(현지시간) 아부다비에서 칼리파 빈 자예드 알 나흐얀 UAE대통령과 원전사업 계약 서명식을 하고 있다.

“이번에 터키와 아랍국가에서 원전 여러 개를 건설하는데 세계 원전 강국들이 모두 수주하러 나섰거든. 거기서 우리 신개발품이 어깨를 겨루고 한 판 승부를 벌일 판이야.” (이상우 作 ‘신의 불꽃’ 355p 본문 中에서)

한국이 UAE(아랍에미리트)가 발주한 총 400억 달러(약 47조원) 규모의 원자력발전소 건설공사를 따냈다. 지난달 27일 한국전력공사 컨소시엄이 수주한 공사는 대한민국 첫 원전 플랜트 수출이자 사상 최대규모의 해외수주다. 관련 업계 주식이 급등하고 이명박 대통령의 지지율이 순식간에 50%를 상회하는 등 ‘원전 수주’는 연말 국내 사회를 춤추게 할 만큼 큰 이슈였다. 이런 가운데 현재 국내 상황을 미리 훔쳐보기라도 한 듯, 정확하게 예측한 첩보 소설이 있어 독자들의 눈을 사로잡고 있다. 기자 출신인 이상우 작가가 지난 가을 출간한 소설 ‘신의 불꽃’이 그것이다. 소설은 국내 원자로 발전 시설이 미국, 프랑스 등 강대국을 제치고 중동, 아프리카 등에서 연이어 대규모 건설 공사를 수주하는 성공 신화를 담고 있다. 강대국의 로비와 음모에 맞서 한국 정부의 고군분투기를 엮은 첩보 소설은 이명박 대통령의 공격적 외교 전략을 고스란히 옮겨놓은 듯 하다.


1년 간 취재로 얻은 사실들

작품은 한국의 원자력 발전기술 수출을 방해하려는 국제 조직의 치열한 로비와 이에 맞서는 여주인공 한수원의 목숨을 건 첩보전을 실감나게 담고 있다.

특히 이번 UAE 원전 수주 과정에서 막판까지 강력한 신경전을 벌였던 프랑스와 미국, 캐나다 등 최강대국들을 배후로 한 국제조직의 음모와 미국의 ‘국제 컨소시엄 테러단’이 펼치는 첩보전은 작품이 실제 사건을 토대로 쓰인 게 아닌가하는 착각마저 불러일으킨다.

“한국형 원자로 ‘APR 1400'이나 ‘APR+'의 홍보에 전력을 기울여야 합니다. 지금 여러 나라와 수출 상담이 진행중인만큼 한국의 장점을 부각시켜야 합니다. 우리 원전에 관심을 가진 나라 대부분이 아프리카의 불어권 국가로…” (본문 201p 中)

“프랑스 대표도 한국 성토에 나섰다. 한국이 원자로 발전 시장에서 강대국들에게 얼마나 큰 위협으로 인식 되는가 실감할 수 있는 시간이었다.” (본문 211p 中)

작품 속에는 이번 UAE 원전수주 과정을 짐작할 수 있는 상세한 정황들이 속속 드러나 있다. 특히 30여 년 전 국내에 원자로가 처음 도입될 무렵 돌연 망명을 선택한 김형욱 전 정보부장과 얽힌 에피소드는 독자들의 호기심을 더욱 자극한다. 김 전 부장의 실명을 거론한 픽션은 당시 정부의 핵시설 관련 비화를 사실적으로 묘사하고 있다.

원작자인 이상우 작가는 한국 추리소설계의 대부로 손꼽힌다. 언론인 출신다운 치밀한 취재력을 바탕으로한 작품의 리얼리티는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그는 ‘신의 불꽃’을 쓰기 위해 고리 원자력 발전소 운영 현장과 발전소 건설 현장을 돌며 1년여에 걸친 취재과정을 거쳤다.


소설에서 현실로 ‘소름끼치는 전개’

‘신의 불꽃’에 드러난 한국정부와 핵의 관계는 집념의 역사다. 작가는 정부의 집념을 ‘원전수주’라는 거대한 목표에 투영시켰고 그 성공 과정을 세밀히 재단했다. 이상우 작가가 구상은 지난달 27일 이명박 대통령의 ‘UAE 원전수주’ 발표로 현실이 됐다.

‘신의 불꽃’이 단순히 한국 정부와 국제사회의 첩보전만을 다룬 것은 아니다. 작가는 작품을 통해 일반 독자들로 하여금 원자로 시설과 기술력이 새로운 국가 경쟁력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을 각인시키려 했다. 특히 ‘죽음의 에너지’로 치부되는 원자력 발전에 대한 정확한 사실을 전달하기 위해 심혈을 기울였다.

이상우 작가는 “<신의 불꽃>은 흥미를 돋우는 추리소설이지만 우리가 꼭 알아야할 원자로에 대한 정확한 사실을 전달하기 위해 노력했다”고 말했다. 이 작가는 이번 UAE 원전수주 하나만으로 마냥 축제분위기에 빠져서는 안 된다고도 강조했다.

그는 “이번 원전수주 성공은 우리 정부의 ‘녹색성장’ 주도국으로서의 첫 성공”이라고 평하면서도 “그러나 아직 넘어야할 산이 많다. 핵연료 재처리 문제 등 우리의 핵 주권을 되찾기 위한 더 큰 싸움을 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수영 기자] severo@dailysun.co.kr


#‘원전 신드롬’ MB 지지율 50% 수직상승

바야흐로 ‘원전 신드롬’이다. 관련 업계를 중심으로 원전 수혜주가 급등한 가운데 이명박 대통령의 지지율도 50%를 넘어서며 수직 상승했다.

여론조사 전문기관인 리얼미터는 지난달 28일 조사에서 이 대통령의 지지율이 지난주보다 12.2% 포인트 상승한 53.1%로 조사됐다고 밝혔다.

리얼미터 측은 “원전 계약 과정에서 이 대통령의 역할이 집중적으로 보도되면서 지지율이 큰 폭으로 올랐다"고 분석했다.

정당 지지율도 조금씩 변화했다. 이번 조사에서 한나라당의 지지율은 40.7%로 올랐으며, 민주당은 25.7%를 떨어졌다. 지난주 조사에서는 한나라당의 지지율은 37.4%, 민주당은 29.1%였다.

차기 대선 유력주자 선호도 조사에서는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가 40.2%로 압도적 1위를 차지했다. 이어 유시민 전 보건복지부 장관(14.7%), 정동영 민주당 의원(10.8%), 정몽준 한나라당 대표(9.1%), 오세훈 서울시장(5.5%) 순이었다.

이수영 기자 severo@dailysu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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