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찬호기자가 만난 사람들] 남기고 싶은 옛 이야기 ‘추억은 강물처럼’ JKH 정규현대표
[박찬호기자가 만난 사람들] 남기고 싶은 옛 이야기 ‘추억은 강물처럼’ JKH 정규현대표
  • 박찬호 기자
  • 입력 2015-04-06 10:27
  • 승인 2015.04.06 10:27
  • 호수 1092
  • 62면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살아가면서 정말 중요한 원칙들은 50년, 100년이 지나도 이어져야한다

"무언가 지금이라도 지나온 흔적을 남겨서 먼 훗날 내 자식 아니 내 손자 손녀들에게 그네들의 뿌리를 알려주고 싶었습니다."

 

[일요서울 | 박찬호 기자] 세계에서 유례없는 급속도의 경제발전을 이룩한 대한민국의 성장 과정을 몸소 체험한 이가 바로 여기에 있다. ‘추억은 강물처럼’은 우리나라를 경제대국으로 만들어 준 무역업에 종사하며 격동적인 시대를 온몸으로 받아낸 저자 정규현의 파란만장한 스토리이다. ‘추억은 강물처럼’ 저자 정규현(鄭圭鉉)대표는 경남 산청, 하동, 진양군을 끼고 흐르는 덕천강을 추억하며 정 대표의 고향과 그의 유년기를 책을 통하여 말하고 있다. 또한 그의 직장생활, 정대표의 영어공부 등 자신이 열심히 살아온 여정을 매우 진솔하게 기록한 도서가 최근 출판계의 잔잔한 화제가 되고 있다. 지난달 31일 정 대표의 사무실에서의 인터뷰 중에서도 조상, 선조, 뿌리에 대해 기억해야 된다고 강조했다.


그는 경남 하동에서 태어나 6.25한국전쟁 체험하고 ROTC 초급장교로 복무한 후 열심히 사업하여 성공한 후 2세에게 물려준 이야기, 그 동안의 그의 삶을 들려주고 싶고 글로 써서 남기고 싶어 저술한 자서전적 이야기 ‘추억은 강물처럼’이다.

정규현 대표는 어느덧 고희의 나이에 접어들어 6명의 손자 손녀들이 자랐을 때는 세월이 어떻게 바뀔지 몰라 미리 들려주고 싶다고도 이야기했다.

6.25한국전쟁을 참상을 너무나 뼈아프게 체험한 세대다. 인민군이 몰려와 경남 진주시가 초토화 됐을 때 저자의 집안은 지리산 기슭으로 피난하여 휴전이 될 때까지 숨어 지내야만 했다. 당시 어린 눈으로 낮에는 국방군, 밤에는 인민군 세상을 목격하고 치를 떨었다. 이런 내용의 실화를 상세히 기록하여 정 대표가 고교 3학년 때 학보에 ‘푸른 그림자’로 당선 될 정도.

훗날 소설가 이병주의 ‘지리산’을 읽고 이태의 ‘남부군’, 정충제의 ‘최후의 여 빨치산’ 정순덕, 신출귀몰의 ‘이현상 평전’도 읽었다. 정규현 대표는 고향과 피난지 일대가 바로 적과 우군이 교차한 지역이었다.

정규현 대표는 부산대 상과대학을 나와 ROTC 소위로 임관되어 육군 3사단 사령부에서 동시 통역 장교로 복무한 후 무역업계로 진출했다. ㈜천우사 해외사업부 ㈜한창 임원을 거쳐 ㈜희창실업과 JKH상사를 설립하여
수출 500만 불 탑을 수상했으니 한국 중소기업계의 성공모델이다.

정규현 대표는 나이 들어 은퇴를 준비하며 경영을 2세에게 맡기고 6.25한국전쟁의 악몽으로부터 일어선 조국 대한민국에 대한 애정을 가지고 기록하기 시작했다. 책이나 인터뷰 중에도 ‘우리나라 좋은 나라’ 예찬이 30여 항목으로 나오고 말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전쟁의 폐허 속에서 국민소득 세계 10위권에 올라선 나라로 교육열, 자동차생산, 반도체와 철강, 조선 및 우주공학에 이르기까지 모두 세계 10위권에 진입했습니다. 원조 받던 나라에서 도움을 주는 나라가 되기도 했습니다. 저는 싸우면서 일하고 싸워서 지킨 대한민국이 애국심과 국민열성으로 기적을 이룩했다고 봅니다. 옛 이야기를 ‘추억은 강물처럼’이라 표현했지만 내 사랑 대한민국 이야기라고 볼 수 있습니다.”

정규현 대표는 섬유 수출과 무역에만 50년 매달려온 외길 '수출 전사(戰士)'로 지금도 현역인 기업인이다. 그는 1960년대 종합무역상사에 영어 특기로 입사해 밤을 새워가며 휴일도 없이 수출에 애썼던 시절을 회고했다. 그 후 자기 회사를 차려 연간 300만 달러를 수출할 정도로 키우는 과정에서 부도로 좌절했다가 재기한 일화 등을 오롯이 풀어놨다. 그는 고객이 요구하기 전에 미리 처리해주는 방식으로 신용을 쌓고 성공한 비결도 소개했다. 정규현 대표는 책 끝에도 앨범과 함께 "주변 환경이 어려워도 할아버지 삶은 주저하지 않고, 늘 도전 정신과 집념으로 목표를 일구어 내는 그 정신을 저는 존경 합니다"는 손자의 글이 있다고 말하면서 손자의 글을 읽을 때마다 할아버지에 대한 마음과 존경을 알아주어서 기분이 가장 좋다고 말한다.

가정이 무너지고 있는 이 시대, 아픔과 상처를 치유하고자 한다면 우리는 서로의 사랑을 회복해야 한다. 특히 가족에 대한 애틋함이 남다른 저자의 이야기는 오랫동안 잊고 살았던 가정의 소중함을 다시금 깨닫게 해주고 있다.

책을 읽은 독자들의 반응은 6.25한국 전쟁에서부터 2010년대까지 60년에 가까운 긴 시간을 한 남자의 시선으로 바라본 “가장 평범한 아버지의 가장 위대한 이야기”1400만이 관람한 '국제시장' 생각난다는 독자들로 있다고 한다. 또한 영화 내용같이 정 대표의 저서에서도 영화를 본 듯한 감동이 있었다고도 말하는 이도 있다고 한다.

다른 사람들도 비슷한 경험을 했겠지만 정규현대표의 삶속에는 처연하고 역동적인 드라마가 있다. 죽음의 고통 속에 전쟁을 겪고 살아남은 책임감으로 성실히 살아온 정규현 대표는 "책임과 의무를 다해 여한 없이 살았노라"라고 말하고 있다.

비록 가난하고 궁핍한 삶을 살았지만 마음만큼은 항상 부유하게 살았던 한 남자의 스토리를 지금 바로 정규현 대표의 삶과 글속에 녹여있다. 그는 "모든 일에 최선을 다했고 즐거웠습니다. 저의 삶은 아름다운 청춘 이었습니다"고 인터뷰 말미에 말했다.

정규현대표는
■ 국립 부산대학교 상과대학(상학사), 동대학원(상학석사) 졸업
■ 1965~1967 ROTC,3기로 육군 제 3군단 사령부 동시통역 장교 근무
■ 1965 육군 부관학교 군사영어반 수료
■ 1967 (주) 대선발효 업무부 근무
■ 1967~1970 (주)천우사 해외사업부 근무
■ 1970~1980 (주)한창 사업본부장 상무이사 재직
■ 1980~1987 (주)희창실업 창립 대표이사 재직
■ 1988~2012 JKH 상사 창립 대표 현재 근무
■ 1965 육군 제3군단 군단장 공로표창장 수상
■ 1981 수출시장개척 대통령 표창 수령
■ 1985 수출 500만 불 수출탑 수령

chanho227@ilyoseoul.co.kr 

박찬호 기자 chanho227@ilyoseoul.co.kr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