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서울 | 류제성 언론인] 차기 대권주자들의 지지율이 고착화되고 있다. 올해는 4·29 재보선 외에 큰 선거가 없기 때문에 돌출변수가 발생하지 않을 경우 지금의 추세가 연말까지 이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물론 현재 지지율이 2017년 12월에 치러질 대선 직전까지 갈 것으로 보는 시각은 없다. 과거에도 대선 2~3년 전에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압도적 우위에 섰던 주자들이 맥없이 무너진 사례가 많은 까닭이다.
다만, 이번에는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 외에 뚜렷한 장외주자가 등장하지 않고 있는 상황이어서 장내주자들의 지지율 추이는 큰 의미가 있다. 전략을 수립하기 따라서는 지지율 지키기나 추격이 모두 가능하기 때문이다.
현재의 차기 대권판세를 정리하면 1강(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대표)·2중(김무성 새누리당 대표, 박원순 서울시장)·3약(홍준표 경남도지사, 안철수 의원, 이완구 국무총리) 구도로 요약할 수 있다. 장외주자인 반 총장을 포함시키면 2강·2중·3약 구도다.
가장 최근에 발표된 여론조사는 ‘머니투데이 the300’이 ‘리얼미터’에 의뢰해 지난달 30일 전국 성인 1천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19대 대선주자 국가과제 실현 적합도 조사’다.(95% 신뢰수준에 표본오차는 ±3.1%. 응답률 4.4%) 반 총장도 대상에 포함됐다.
이 조사에서도 문 대표는 31.2%의 지지를 받아 압도적 1위를 차지했다. 리얼미터 조사에서 문 대표가 30%대를 기록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특히 성장, 분배, 국민통합, 민주주의, 통일 등 5대 국가과제별로 본 대선 주자 적합도 조사에서도 전 부문 1위를 기록했다. 대표 취임 후 노년층에 접근하면서 ‘우(右) 클릭’ 행보를 보이고, 경제 문제에 올인하는 효과가 이어지는 것으로 분석된다.
2위는 16.6%를 받은 반기문 총장이었다. 반 총장은 한 때 1위를 기록한 조사 결과도 있었지만 대선 출마에 무게를 두지 않고 있기 때문에 지지율이 하락했다. 김무성 대표는 3위를 기록했지만 문 대표의 3분의 1 수준인 10.2%에 그쳐 한자리수 추락 위기에 몰렸다. 만일 4·29 재보선을 완승으로 이끈다면 지지율 반등의 기회가 될 전망이다. ‘시정 사유화’ 논란을 빚고 있는 박원순 시장은 8.0%를 받아 중위권에 머물렀다. 전면 무상급식 폐지 방침을 밝힌 홍준표 경남지사는 5.6%를 받아 5위에 오르며 대권주자 반열에 안착했다. 안철수 의원은 존재감 과시에 나섰으나 5.4%에 그쳤다. 사정 정국을 주도하면서 안 의원을 따돌리기도 했던 이완구 총리는 이번 조사에선 4.6%에 머물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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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제성 언론인 ilyo@ilyo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