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서울 | 김나영 기자] 다음카카오의 카카오택시가 지난달 31일 출범하면서 모바일결제에 이은 모바일택시가 주목받고 있다. 여기에 SK플래닛의 티(T)맵택시와 네이버의 가칭 네이버택시까지 속속들이 서비스를 준비하는 모습이다. 그간 이지택시와 우버 등 해외 기업들이 개척한 모바일 콜택시 시장이 국내 대형 사업자의 출사표에 어떻게 반응할지에 촉각이 쏠리고 있다.
클릭 몇 번에 자동으로 위치 지정…결제는 직접 해야
초기 사업자인 이지택시…인기 끈 우버는 규제에 밀려
카카오택시는 탑승객이 모바일 앱을 통해 현재 위치나 지역을 지정하면 근거리 내 택시가 달려오는 콜택시 서비스다. 일반적인 콜택시는 직접 전화를 걸어 주소나 위치를 말해야 하는 반면 카카오택시는 앱만 실행하면 자동으로 현재 위치를 찾아내 클릭 몇 번으로 부를 수 있다.
또한 안심문자 전송, 1회용 안심번호 서비스 등으로 안전성과 개인정보 보호를 내세웠다. 기존 사업자인 우버와 같이 탑승객과 기사가 서로 서비스를 평가하는 것도 가능하다. 현재는 소위 말하는 콜 비용인 수수료를 별도로 받지 않고 운영함으로써 이용자를 확대해나간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다음카카오는 전국택시운송사업조합 및 서울시택시운송사업 조합 등과 업무협약을 맺었다. 카카오택시 기사용 앱 설명에 따르면 택시기사 회원은 증명사진과 택시자격증 사진을 제출한 뒤 다음카카오 측의 심사를 직접 받아야만 활동이 가능하다.
다음카카오 관계자는 “사용자들이 통화 대신 카카오톡을 하는 것처럼 택시가 필요할 때 앱을 실행시키는 습관이 확산되도록 이용에 장애가 되는 것을 최대한 배제했다”면서 “결제 기능을 뺀 것도 신용카드 등록 등 번거로운 절차나 개인정보 보안에 대한 승객들의 거부감이 크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정식 면허 있는
택시조합과 업무협약
현재 국내 모바일 콜택시 시장에는 최초 사업자인 이지택시를 비롯해 리모택시, 백기사 등이 진출해 있다. 앞서 공유경제를 표방한 미국의 차량공유 서비스 우버는 국내 콜택시 시장에 진출해 인기를 끌었으나 관련 법규 문제로 국내에서는 퇴출 직전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출사표를 던진 다음카카오는 우버와 명확히 선을 그었다. 자기 소유의 차량을 콜택시로 이용하는 것이 아니라 택시면허가 있는 기사만 허용해 안전과 관련된 우려를 잠재운다는 식이다.
이 같은 다음카카오의 움직임에 이어 SK플래닛과 네이버도 모바일택시 사업 진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SK플래닛은 오는 14일 티맵택시 서비스를 선보이고 네이버는 교통안전공단과 전국 택시 통합콜 서비스를 준비한다.
이들 대형 사업자들이 시장의 파이를 키워 가입자가 늘어나고 서비스가 안정화되면 향후에는 부가서비스 등을 통한 수익성 창출이 관건으로 떠오를 전망이다.
시장 과열로
경쟁 난립 우려도
정작 금융투자업계는 다음카카오가 카카오택시로 인한 성장력이 그리 크지 않다고 봤다. 모바일택시가 급부상하면서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또한 현재 사업 중인 카카오페이 등 모바일 결제사업에서도 이 같은 우려를 지속하며 기업의 성장성에 대한 의문을 나타냈다.
이와 관련해 삼성증권은 다음카카오의 택시 서비스가 이지택시나 리모택시 등 기존 콜택시 앱과 차별화 요소가 크지 않다며 투자의견 중립과 목표주가 13만 원을 유지했다.
오동환 삼성증권 연구원은 “다음카카오가 출시한 카카오택시는 간편하고 깔끔한 인터페이스라는 장점이 있지만 서비스에 따른 효과로 반등하기에는 부족하다”면서 “티맵택시 등 경쟁업체가 늘어나고 있고 이용자 확보 이후 수익모델 구축 과제도 남아 있어 마케팅 비용 증가가 불가피하다”고 진단했다.
유안타증권도 다음카카오가 추진하고 있는 카카오페이 및 카카오택시 사업에서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며 목표주가를 20만 원에서 18만 원으로 하향 조정했다. 다음카카오의 1분기 영업이익 역시 479억 원으로 지난해 4분기에 비해 27% 감소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창영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올해 주력 사업인 카카오페이는 삼성페이, 네이버페이 등과의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면서 “카카오택시 역시 네이버택시, 티맵택시 등 경쟁사가 다수 존재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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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나영 기자 nykim@ilyo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