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위층 돈 500억원 들고 잠적 파문
인기가수 A씨의 부인 B씨가 최근 부동산 펀드를 조성한 뒤 투자자들의 돈 수백억원을 챙겨 해외로 잠적했다는 소문이 건설업계에 퍼지고 있다. 피해자들은 아직 정확히 파악되지 않고 있지만 30명 정도 될 것이라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귀를 솔깃하게 하는 것은 피해자들의 신원이다. [일요서울]이 파악한 바에 따르면 피해자들 가운데는 전·현직 장관을 비롯해 국회의원 등 고위층인사의 아내들 이른바 ‘사모님들’이 적지 않다. 또 연예인들의 아내들도 다수 포함돼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대부분 유명가수의 아내들이다. 피해자들은 한참 땅값이 급상승하고 있는 H동에 최고급빌라를 사두면 큰 이익을 볼 수 있다는 말에 수십억원의 돈을 투자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B씨는 어디로 사라진 것일까. 이 사건의 전모를 파헤쳐 보았다. A씨는 일련의 사건으로 사회를 떠들썩하게 한 적 있다. 이 사건으로 그는 연예계를 떠나 오랜 공백기를 가졌다. 공백 기간 동안 A씨가 무엇을 했는지는 잘 알려져 있지 않다. 떠도는 소문에 의하면 해외에서 살았다는 말도 있고 강원도 모처에서 칩거 생활을 했다는 소리도 있다.
A씨가 공백기를 깨고 다시 대중들 앞에 나타났을 때 그 옆에는 한 여성이 있었다. 바로 현재 A씨의 아내인 B씨다. B씨가 어떤 인물인지는 거의 알려지지 않았다. 다만 건설시행 사업을 하는 것으로만 알려졌다. 검찰 소식통에 따르면 검찰은 최근 B씨가 500억원대의 초대형 사기사건을 저지르고 해외로 도주했다는 정보를 입수하고 사실여부를 조사 중이라고 한다. B씨는 건설시행사인 M사를 운영하고 있다. M사는 개발호재가 예상되는 서울 몇몇 지역에 투자를 해 큰돈을 벌어들였다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증언이다. A씨와 결혼 후 A씨의 유명세를 타고 B씨의 사업은 번창한 것으로 보인다. 유명 연예인들과 고위층 인사들이 B씨 사업에 많이 투자했다고 한다.
수백억원 어디로?
검찰은 B씨에게 사기를 당했다는 피해자가 없어 아직 본격적인 조사는 하지 않고 있다. 하지만 B씨가 최근 남편에 호화별장을 사주고 부동산을 매입한 점 등을 미뤄 투자금 가운데 일부를 국내에 재투자하고 나머지는 해외로 반출해나갔을 가능성이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검찰의 한 관계자는 “아직 출입국 기록을 살펴보진 않았다. 하지만 회사 관계자로부터 B씨가 해외출장중이라는 말을 들었다”며 “피해자가 확인되면 본격적으로 조사를 시작할 것”이라고 말했다.
[일요서울] 확인한 바에 따르면 M사는 호화빌라를 주로 지은 것으로 드러났다. 서울 D동, H동, J동 등에 호화빌라를 짓고 유명연예인과 고위층인사에 분양해 유명세를 탔다. 이 때문에 수년전에는 A씨가 재벌연예인 반열에 합류했다는 소리까지 나왔다.
당시 A씨는 “내가 재벌이 됐다는 것은 잘못된 소문이다. 아내가 하는 사업에 대해 잘 모르고 과장된 말이 떠돌고 있다”며 항간의 소문을 일축했다.
M사가 지은 호화빌라 가운데 현재 분양하고 있는 곳은 D동의 S빌라다. 이 빌라의 분양을 알선하고 있는 한 중개사에 S빌라에 대해 문의해 봤다. 중개사는 “이 빌라가 한남동 UN빌리지 보다 훨씬 전망이 좋고 고급스럽다”며 매입을 적극 권유했다.
유명인들도 빌라를 구매했냐는 질문에 중개사는 잠시 망설이다 “그런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중개사에 따르면 톱스타 J씨, H씨가 이 빌라를 구매했다고 한다. 하지만 입주했는지 여부는 확인할 수 없었다.
해당 빌라를 지은 회사에 대해 묻자 “연예인 A씨의 아내 B씨가 대표로 있는 시행사 M사가 지은 빌라인데 아는 이들 사이에선 매우 유명하다”고 말했다. 중개사의 말을 통해 분양 마케팅에 A씨가 어떻게 활용되고 있는지 알 수 있었다. 이 빌라는 120평형으로 한 채에 30억원정도라고 한다. 내장재도 수입산 최고급으로 꾸며져 있으며 보안시설이 매우 철저해 집주인이 아니면 절대 침입할 수 없게 돼 있다는 게 중개사의 설명이다.
피해자인 사모님들은 B씨의 행방을 추적하고 있지만 현재 B씨가 미국에 있다는 사실만 전해 들었을 뿐 다른 소식은 듣지 못하고 있다. 사모님들은 경찰에 신고를 망설이고 있는 상태다. 만일 사기사건에 휘말린 것이 세상에 드러날 경우 남편들의 신변에 이상이 생길 수도 있어서다.
한편 연예인 A씨에게 연락을 시도해 봤으나 연결되지 않았다. 그의 휴대폰은 이미 사용정지된 것으로 확인됐다.
[윤지환 기자] jjh@dailysun.co.kr
윤지환 기자 jjh@dailysu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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