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권 ‘새판짜기’ 스타트
금융권 ‘새판짜기’ 스타트
  • 이범희 기자
  • 입력 2015-03-31 08:43
  • 승인 2015.03.31 08:43
  • 호수 1091
  • 25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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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개 은행장 ‘물갈이’…고강도 개혁예고

[일요서울 ㅣ 이범희 기자] 주요 금융 지주회사들과 은행들이 최고경영자(CEO) 인선을 사실상 마무리하고 본격적인 경쟁체제에 돌입한다.


27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금융지주 등 주요 은행지주회사들과 은행들의 CEO 선임이나 연임 안건에 대한 정리가 마무리되면서 겨우내 어수선했던 조직 기강을 다잡고 수익성 회복을 위한 본격적인 진검승부가 펼쳐질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따라 CEO 인선에 이어 영업력 강화 등으로 인한 ‘은행권 새판짜기’도 속도를 낼것으로 전망된다.

  신한·하나·우리·KB 조직 정비 후 영업 강화
 서금회 논란서 자유롭지 못한 금융사 비난 받아


주요 금융지주회사들과 은행들의 CEO 인선이 마무리됐다.
다음달 취임을 앞둔 김용환 농협금융지주 회장 내정자를 빼고는 4대금융지주 혹은 주력 자회사인 은행의 수장이 대부분 교체되면서 전열정비를 마쳤다.

이에 따라 주요 금융지주들과 은행들은 영업 강화에 최선을 다한다는 입장을 재차 강조한다. 새로운 CEO들 모두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영업력 강화를 최우선 가치로 꼽고 있다.
김용환 농협금융 회장 내정자는 “농협중앙회의 유통망이 매우 넓다. 잘 활용하면 농협금융과의 시너지와 수익창출이 가능하다"이 밝혔다.
윤종규 KB금융회장 겸 국민은행장은 지난해 11월 취임식장에서 “모든 프로세스와 제도를 영업에 집중한다"고 했다.

이광구 우리은행장 또한 취임사에서 “우리은행의 영업력을 키워 스스로의 가치를 높여야 한다"고 했으며, 조용병 신한은행장은 “각 은행이 작년부터 전열을 정비했기 때문에 올해 그 어느 때보다 힘들지만, 작년에1위 했던 힘이 (올해에도) 그대로 가고 있다"고 했다. 
김병호 하나은행장 역시 취임사에서 고객 기반 강화를 주문하면서 “고객 기반이야말로 은행의 지속 가능한 수익창출의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선의의 경쟁 주목

그렇다면 은행사들이 하나같이 영업력 강화를 강조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업계는 우선 국민은행은 지난해 연이어 발생한 정보유출과 주전산기 사태로 대내외적인 신뢰도가 추락한 채 새해를 맞았던 점을 꼽았다. 우리은행과 관련해서는 역시 4번이나 반복된 민영화 실패로 벼랑끝까지 내몰렸다는 분석을 내놓았다.

여기에 연임에 선공한 김정태 하나금융회장이 레이스에 합류하면서 경쟁은 더 치열해졌다. 1조 원이 채 안 되는 하나금융의 순익은 하나-외환은행 조기 통합이 사실상 무산된 김정태 회장에겐 발등의 불인 셈이다.
하지만 은행 영업대전의 방점을 찍은 것은 업계 1위 신한은행이다. 신한금융은 24일 조용병 신한은행장 내정자를 비롯한 경영진이 영업에 팔을 걷어붙이고 나서겠다는 의지를 밝히면서 금융사의 경쟁을 부추겼다.
주주총회 안건에 오른 사외이사 교체도 이 같은 의지에 불을 당겼다. 그동안의 악재를 떨쳐내듯 대부분의 금융사가 사외이사 교체를 상정했다.

27일 KB금융, 하나금융, 우리은행, IBK기업은행 등이 일제히 주총를 열었는데 주요 안건이 사외이사 확대 및 전원 교체, 회장 연임 등 지배구조 관련 건이다.
KB금융지주는 ‘KB사태' 문제로 사외이사가 전원 사퇴한 상황에서 사외이사 제도 운영체계를 개선하고, 이사회 역할을 재정립하는 성격이 강하다. 계열사 경영관리 체계 정비 등도 안에 포함됐다.

하나금융지주와 우리은행은 기존 사외이사 정원 수를 각각 7명에서 8명으로 5명에서 7명으로 확대하는 등 감시기능을 강화했고 절반 이상의 사외이사 교체를 진행했다.

잡음 피할까

다만 이런 노력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일부 인사에 대한 낙하산 논란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그동안 관피아를 배척했던 금융권이 최근들어서는 서금회 논란을 빚고 있다. 서금회는 서강대 출신 금융인모임으로 멤버들이 곳곳에서 요직에 오르며 각 금융사 인사철마다 영향력이 커졌다.

특히 최근 한국금융연구원장 자리를 두고 서강대 경제학부 교수 이름이 거론되면서 서금회 특혜 논란이 또다시 일고 있다. 해당 교수는 서강학파 핵심인물로 박근혜 대통령이 대선을 치를 당시 싱크탱크 역할을 했던 국가미래연구원에서 홍기택 산업은행 회장 등과 함께 활동한 인물이다. 더불어서금회 출신 김병헌 LIG손해보험 사장이 초대 KB손해보험 사장에 내정돼 논란이 가열됐다.

앞서 이광구 우리은행장의 행장 내정설이 퍼질 당시에도 이 은행장이 서금회 출신이라는 점이 부각되면서 논란이 된 바 있다. 당시 이 행장이 서금회는 단순 모임일 뿐 실체는 없다고 했지만 이를 그대로 받아들이는 사람은 적었다. 오히려 그들의 보이지 않는 힘을 믿는 이들이 많아 홍역을 앓았다. 현재도 이덕훈 수출입은행장, 홍성국 대우증권 사장 등이 서금회 멤버로 알려지면서 논란의 중심에 서고 있다.
skycros@ilyoseoul.co.kr

이범희 기자 skycros@ily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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