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계는 지금…] 성추행에 벌벌 떠는 기업들 사연
[재계는 지금…] 성추행에 벌벌 떠는 기업들 사연
  • 이범희 기자
  • 입력 2015-03-31 08:39
  • 승인 2015.03.31 08:39
  • 호수 1091
  • 17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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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회사 직원이 ‘불륜야동’ 그 주인공?

[일요서울 ㅣ이범희 기자] 기업들이 긴장한 모습이다. 간통법 폐지 후 남녀직원 간 불미스러운 일이 빈번하게 터져 나와서다. 특히 두 사람이 함께 찍은 음란동영상이 유포되는가 하면 한쪽의 일방적인 폭로로 외부에 알려지면서 홍역을 앓고 있다. 또한 이러한 영상들이 기업명과 함께 거론되면서 기업이미지가 입는 타격도 불가피하다.

   간통법 폐지 후 음란물 유포 늘어…사측도 고민
   사명과 함께 알려져 기업이미지 타격 불가피


모기업 회식자리에 얽힌 에피소드가 재계에 회자되고 있다. 이날 사회를 맡은 한 직원은 유부남만 자리에서 일어날 것을 주문한다. 그러면서 건배사로 “간통법 폐지로 여러분은 자유의 몸입니다"를 외치게했다. 그냥 웃고넘기는 분위기였다. 그런데 이날 웃음이 동석했던 두 직원의 그릇된 행동으로 논란이 되고 말았다. 술에 취한 남녀가 집이 아닌 모텔방으로 향했고 남자 직원이 두 사람 간 사랑행각(?)을 동영상으로 촬영한 사실이 뒤늦게 발각됐다.

처음엔 그저 소문에 불과했지만 이후 남자 직원이 결근하고 여자 직원과 해당 부서 소속팀장이 자리를 비우는 등 팀이 해체되면서 기정사실화 됐다. 특히 남자 직원의 경우 결혼한 유부남이고, 여자 직원은 결혼을 앞두고 있는 상황이라는 점에서 충격으로 받아들여졌다는 전언이다. 이들 직원은 소문이 확산된 직후 모두 퇴사했다. 

해당기업 관계자들의 말을 종합해보면 해당 영상의 시점은 회식 후 남직원은 여직원과 단둘이 술자리를 가진 뒤 관계를 맺었다. 남직원은 당시 상황을 여직원 몰래 촬영해 인터넷에 유포했다.
사랑의 징표 동영상이 일방적인 이별 통보로 폭로되는가 하면 무용담으로 전한 사실을 동료직원이 나쁜 목적으로 이용하면서 세상에 알려진 사례도 있다.

지난해 4월 공기업 홍보실 여직원이 등장하는 음란동영상이 유포되면서 사실관계에 이목이 쏠렸다. 해당 여직원의 평소 행실이 단정해 “설마"라는 반응이 많았다. 하지만 이 영상 속 남자가 전 애인인 사실을 알고 있던 주변 동료의 증언이 이어지면서 사실관계가 확인됐고 촬영된 동영상이 3편이나 된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충격을 안겼다.

이 동영상은 인터넷을 통해 급속도로 퍼져나갔고, 주요 포털사이트 실시간 검색어에 오르기도 했다.
급기야 해당 여직원의 사원카드까지 외부에 유출되면서 결국 해당 여직원은 사직서를 제출했다. 이후 이 여직원의 행적은 불명이다. 다만 동영상을 유포한 남성과 소송을 벌인다는 소식만 전해질 뿐이다.

아빠 고발하는 딸 사연

지난달 27일에는 포털사이트에 ‘회사 내부감사팀에 아빠의 불륜을 고발하려 합니다'라는 글이 올라와 이슈가 됐다. 작성자는 20대 초반 여자라고 밝히며 “저희 아빠는 내연녀랑 5년정도 된 사이구요. 만약 아직 안 헤어졌다면 7년은 되었겠네요"라며 글을 시작했다. 이 여성은 “그 내연녀는 아빠랑은 다른 회사에 다니고 있고 당시 내연녀는 가정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아빠랑 살겠다고 이혼까지 한 상태다"라며 충격적인 사실을 밝혔다.

또한 이 여성은 “엄마랑 아빠랑 갈라서기 전에 제가 그래도 웬만한 건 다 해봤거든요. 울고불고 악쓰고 아빠한테 죽겠다고 협박도 해봤고 마음 돌리고자 편지도 썼고 내연녀한테 연락도 했어요 제가 카톡으로. 그런데도 마음이 딴 데 가있으니까 붙잡을 수가 없더라고요 아빠를"이라며 답답함을 호소했다.
그러면서 엄마가 몇 년 전부터 자영업을 하고 있어 혹시 모를 피해가 발생할까 두려워 쉬쉬했지만 아빠 때문에 속이 뒤집어지는 날이면 저한테 화풀이해서 속상하다며 아빠와 불륜녀의 관계를 직장에 폭로하는 것에 대해 누리꾼의 생각은 어떠냐며 글을 마무리했다. 내연녀는 현재 서비스직종에 일하고 있고 아빠는 대기업에 다니는데 해당 기업 감사팀에 증거랑 메일을 제보할 것이라고 했다.

이에 대해 누리꾼들은 답글을 통해 “대기업이면 바로 짤립니다. 내연녀도 서비스 업종이면 타격이 클 거구요"라는 글과 “불륜은 사생활이라서 회사에서 그로 인해 피해를 입지 않는 한 처벌이 불가합니다"는 상반된 반응을 내놨다. 또 다른 누리꾼은 “다른 대처법은 잘 모르겠고 아빠 회사랑 내연녀 회사에도 싹~뿌렸음 좋겠다"는 글도 상당수였다.

회사 이미지 손상 우려

물론 이런 스캔들이 해당 기업의 잘못은 아니다. 그러나 추문과 회사의 이름이 나란히 입에 오르내리는 건 여간 불미스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익명을 요구한 회사 관계자는 “물론 직원들의 사적인 비위가 회사의 잘못은 아니지만 추문과 사명이 나란히 거론되는 건 기업 입장에서 상당히 부담스러운 일”이라며 “기업이미지에 적지 않은 타격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도 그럴 것이 대부분의 기업 내 불륜동영상이 유포되는 경우 00회사녀, 00기업 00팀 직원 등으로 알려진다. 이런 탓에 해당 사건과 관련해 극도로 말을 아끼며 조심스러운 태도를 보이는 해당기업 대외협력담당자들의 행동이 이해된다. 

skycros@ilyoseoul.co.kr

 

이범희 기자 skycros@ily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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