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태보고 100분 토로, 페티시 업소 아가씨들에게 들었다
세태보고 100분 토로, 페티시 업소 아가씨들에게 들었다
  • 서준 미디어헤이 대표 기자
  • 입력 2009-12-01 15:46
  • 승인 2009.12.01 15:46
  • 호수 814
  • 54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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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娼女(몸파는 여자)? 죽기보다 싫었다”
성매매특별법의 발효 이후 가장 많은 ‘수혜’를 입은 업소라면 단연 페티시 업소를 들 수 있다. 이곳은 직접적인 성행위가 없기 때문에 별다른 법적 제제를 받지 않고 꾸준히 확산되어 왔다. 특히 이곳은 국내 페티시 취향자들을 ‘양산’해내는 전진기지의 역할까지 해왔다. 그만큼 많은 남성들이 그간 숨겨왔던 페티시 취향을 이곳을 통해 드러냈고, 자신의 쾌락을 만족시켜왔다. 물론 이러한 업소가 활성화되기 시작할 무렵에는 ‘도우미 아가씨’의 수급이 절실한 문제였다. 여성들 스스로가 페티시에 대한 이해가 거의 없었고 이에 적응하기도 쉽지 않았다. 그녀들은 이러한 취향을 ‘변태’로만 보고 있었으며 단지 ‘돈’을 위한 하나의 일로 대할 뿐이었다. 그러니 진심으로 페티시를 원하는 남성들의 마음을 ‘감동’시키기 힘들었다. 하지만 최근에 도우미 아가씨들의 스킬과 노하우는 급속도로 발전했다. 이제는 남성의 마음을 속속들이 파악하면서 그들의 욕망과 욕구를 ‘디테일하게’ 충족시켜주고 있다. 이곳에서 근무하는 아가씨들은 어떤 경력을 가지고 있으며 또 어떤 생각을 하면서 일을 하고 있을까. 그녀들에 대한 심층 인터뷰를 통해서 ‘페티시 아가씨들의 속내’를 직접 들어봤다.

현재 페티시 업소에서 근무한지 2년이 되어간다는 최 모 양(27). 그녀는 이제 스스로가 보다 적극적인 페티시 취향의 여성이 되어 가고 있다. 과거에도 섹스는 무척 좋아했다고 한다. 물론 지금 그렇지 않다는 것은 아니지만 이제는 자신도 ‘페티시 취향’이 플러스가 되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이른바 ‘극치감’이 오르기 쉽지 않다는 이야기. 어느덧 자신도 모르게 서서히 취향이 그렇게 변화됐다고 한다. 그녀의 이야기를 직접 들어보자.

“원래 술은 체질적으로 먹지 못한다. 거기에다 2차를 간다느니 하는 것은 죽기보다 싫었다. 스스로 ‘창녀’라는 것은 용납하기 힘들었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화류계가 아닌 곳에서 일을 하기도 힘들었다. 배운 것도 없고 특별한 기술도 없었기 때문에 화류계가 아니면 필요한 돈을 벌수 없었다. 그래서 선택한 것이 다름 아닌 페티시였다. 술과 2차가 없다는 점이 마음에 들었지만 난생 처음으로 남성들의 그러한 욕망들을 대하다보니 낯설기 그지없었다. 처음 몇 개월만 해도 이 일을 계속 해야 할지 그만두어야할지 무척이나 고민했었다. 업소를 찾아오는 남성들은 모두 변태처럼 생각됐고 결국 나는 그런 변태들을 대해야 하는 직업이었기 때문이다.”

사실 페티시 업소에 근무하는 대부분의 여성이 이와 비슷한 생각을 가지고 일을 한다. 페티시에 대해서는 전혀 모른 채 ‘술과 2차가 없다’는 이유만으로 업종을 선택한다.

초기의 고민도 크게 다르지는 않다. 본인에게 페티시 취향이 없다보니 남성들의 그러한 욕구를 만족시켜주기가 쉽지는 않다. 그런데 중요한 것은 시간이 흐르면서 그녀들도 서서히 그러한 페티시 취향에 중독이 되어간다는 사실이다. 최 양의 이야기를 계속 들어보자.


의외로 높은 근무 만족도

“말 그대로 ‘필’이 왔던 것은 ‘도그 플레이’를 할 때였다. 내가 남성의 목에 개 목걸이를 걸고 마치 개처럼 끌고 다니는 플레이다. 이상하게 그 플레이를 할 때는 희열을 느끼곤 했다. 이유는 모르겠지만 마치 내가 그토록 싫어하던 변태적 남성들을 처벌하는 듯 한 느낌도 들고, 그들이 ‘여왕님’이라고 불러주는 것도 나를 들뜨게 했다. 그때부터는 모든 것이 ‘도그 플레이’의 개념으로 보이기 시작했다. 그러니까 도그 플레이가 아님에도 불구하고 나의 심리 상태는 도그 플레이의 상태로 들어간다는 이야기다. 상대가 내 발 냄새를 맡는다고 하더라도 나는 그가 여왕님인 나의 발 냄새를 맡는다는 것은 당연하다고 생각했고, 그의 엉덩이를 때리더라도 노예가 여왕님에게 맞는 것은 당연하다고 생각했던 것이다. 이렇게 생각하자 모든 것이 편해졌고 오히려 페티시라는 일에 흥미까지 느끼기 시작했다.”

이렇게 시작된 그녀의 흥미는 본인의 섹스에까지 영향을 미치기 시작했다. 사전에 이러한 ‘여왕대접’을 받지 않으면 도저히 성적인 흥분에 이르지 못하는 상황에 이르렀다.

여자의 입장에서 자신이 먼저 나서서 이러한 남성을 찾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결국 그녀가 선택했던 방법은 자신의 손님 중에서 제일 괜찮은 사람을 골라잡기로 결심했다. 이러한 과정을 거쳐 결국 그녀는 현재의 섹스 파트너를 만날 수 있었다. 멀쩡한 직장에 다니고 있는 그녀의 섹스 파트너는 전형적인 노예 취향을 가지고 있다. 그녀와 ‘딱 떨어지는 관계’가 아닐 수 없다.

최 양이 자연스럽게 페티시 취향을 가지게 된 경우라면 이를 공부하고 마음으로 받아들이려는 ‘노력파’도 있다.

박 모양(24)의 경우 페티시 업소에서 일 하는 것을 자신의 ‘젊은 날의 직업’으로 삼았다. 일반적인 눈으로 보자면 너무 어린 나이에 자신의 직업을 정한 것이 아니냐는 생각을 할 수 있지만 그녀의 페티시에 대한 자세와 태도는 매우 확고하다.

“남들은 어떻게 생각할지 모르겠지만 나에게는 페티시가 딱 맞다. 사실 나는 사무직이나 연구직 같은 것은 잘 맡지 않다. 어릴 때부터 노는 것을 좋아했고, 공부에는 별로 관심이 없었다. 머리 감싸고 업무 프로젝트를 하는 것에 아예 관심도 없다. 하다 보니 페티시가 내 천직이라고 생각한다. 편안히 앉아있어도 남자들이 찾아와서 대접해주고 또 버는 돈도 결코 적지 않다. 힘들게 노동을 하는 것도 아니고 상사의 눈치를 볼 필요도 없다. 그래서 아예 페티시를 내 직업으로 삼기로 결심했다. 그래서 열심히 공부했다. 각종 관련 용어에서부터 그러한 행위를 했을 때 남자들이 어떤 감정을 느끼는지에 대해서도 알려고 노력했다. 찾아오는 손님들에게 애교를 떨면서 남모르게 질문을 했다. 이제는 어느 정도 지명도가 생기기 시작하면서 자신감이 붙었다. 그리고 어떤 남성이 오더라도 몇 번 대화만 하면 단번에 상대의 취향을 파악할 수 있다. 하다보면 의외로 재밌는 게 ‘페티시’라고 할 수 있다.”

사실 취재 결과 페티시 업소의 아가씨들은 상당수 자신의 일을 긍정적으로 여기고 있었다. 대개 화류계에서 일을 하는 여성들은 자신의 일에 자부심을 가지지 못하고 하루 빨리 벗어나고 싶어 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하지만 유독 페티시 업계의 아가씨들은 이를 자신의 ‘천직’으로 여기거나 보다 오랫동안 일을 하고 싶어 한다.

한 페티시 업소 업주의 이야기를 들어보자.

“어쨌든 이곳에서 일을 하는 아가씨들의 업무 만족도는 높다. 일단 술을 마시지 않으니 몸이 축나지 않고, 따라서 자신만 원하면 얼마든지 시간이 있고 자기개발을 위한 노력을 할 수가 있다. 거기다가 일반 룸살롱의 경우 손님들에게 무시 받는 경우가 많다. 또 ‘진상’이라고해서 아가씨들을 괴롭히는 경우도 적지 않다. 하지만 이곳에서는 그런 일이 거의 없다. 일단 페티시 취향을 가진 사람들은 폭력적인 경우가 많지 않다. 대부분 자신의 억눌린 성적 취향을 푸는 것 자체에 관심이 많기 때문에 아가씨들에게 매너 있게 대하고 오히려 기분을 맞춰주려고 최대한 노력을 하게 된다. 그런 만큼 아가씨들은 다른 화류계 업소와는 다르게 일종의 ‘대접’을 받으면서 일을 하게 되고, 바로 그러한 것들이 업무 만족도로 이어지는 것 같다”


룸살롱 여성 술·과로 때문에 페티시 업소로 건너와

그렇다면 그녀들은 업주, 혹은 스텝들과 어떠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을까. 이 부분 역시 최대한 아가씨들은 존중을 받고 있다. 또 다른 페티시 업소에서 근무하는 한 실장의 이야기다.

“우리 같은 업소에는 손님이 왕이 아니라 아가씨가 왕이다. 한명의 아가씨를 교육시키고 업소에 적응시키고 결국 손님들이 단골이 되기까지는 적지 않은 노력이 들어간다. 그런 만큼 아가씨가 한번 그만 두면 타격이 크다. 모든 것을 다시 처음부터 새로 시작해야 하기 때문 따라서 웬만하면 눈치도 주지 않고 특별한 문제가 아니면 편하게 일을 할 수 있도록 해준다.

물론 그녀들의 업무 만족도도 높고 손님이나 업소에서도 모두 존중해주기는 하지만 그녀들에게 고민이 없는 것은 아니다. 정상적인 사회생활을 하는 동년배의 여성에 비해 자신의 처지를 비관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그나마 그런 여성들보다는 많은 돈을 버는 것을 자기 위안으로 삼기는 하지만 돈으로도 살 수 없는 것이 있기 때문. 건강한 사회생활에 대한 부러움, 따라서 어쨌든 자신들은 그들보다는 ‘음지의 세계’에 있어야 한다는 것은 늘 그녀들의 마음을 짓누르는 것의 하나라고 할 수 있겠다.


#룸살롱 베스트 진상 - “야야…반말 하지마”

룸살롱에서 아가씨들을 제일 괴롭히는 것은 단연 ‘진상 손님’들이다. 매일 매일 진상의 여부에 따라 그녀들의 희비가 엇갈리는 것은 어쩌면 당연할 일이다. 그렇다면 그런 진상들에는 어떤 부류가 있을까. 우선 아가씨들을 ‘아야!’라고 부르는 건달스러운 조폭들이다. 이들은 대부분 상당한 고가의 명품을 간직하고 있으며 무식하고 ‘가오’를 심하게 잡는다는 특성을 가지고 있다. ‘여자 들어올리기’가 취미이기도 하고 까닥했다가는 재떨이가 날아간다는 특징도 가지고 있다. 두 번째는 ‘또라이파’다. 잘 마시지도 못하는 폭탄주를 많이 먹어본 것처럼 이야기하고 사소한 잘못만 저질러도 ‘이 가게 문 닫아야 하겠네’등의 과장과 허풍을 떤다는 것. 한마디로 제대로 ‘꼬장’을 피우는 졸속들이다. ‘무조건 먹어파’도 아가씨들을 힘들게 하는 부류다. 나도 이만큼 취했으니 너도 꼭 이만큼 취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아가씨들의 옷을 무조건 벗게 하려는 ‘누드파’도 있다. 부끄러움을 많이 타는 아가씨들에게는 ‘쥐약’이라고 할 수 있다. 몸과 입에서 심하게 냄새를 풍기는 남성들도 진상에 속한다. 아가씨들은 술에 취해야 그나마 그 악취를 견딜 수 있을 정도라고 말한다. 심각하게 결벽증을 가진 남성도 있다. 자신이 놓은 딱 그대로 술잔을 줄 세워서 놓아야 하고 한 치의 흐트러짐도 용납하지 않는 부류다. 그 자신이 성병이 걸렸으면서도 아무렇지도 않게 2차를 가는 ‘성병파’도 있다. 그나마 콘돔이라도 써주면 좋으련만 도대체 생각이 있는 건지 없는 건지 분간이 안가는 진상들도 적지 않다.

[서준 미디어헤이 대표] www.mediahey.com


서준 미디어헤이 대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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