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본토 정렴한 수퍼루키 김효주 시대 개막
미국 본토 정렴한 수퍼루키 김효주 시대 개막
  • 김종현 기자
  • 입력 2015-03-30 11:16
  • 승인 2015.03.30 11:16
  • 호수 1091
  • 56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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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요서울 | 김종현 기자]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가 미국본토 무대에서 본격적인 막을 올렸지만 한국돌풍은 여전히 가라앉지 않고 있다. 미국무대 첫 경기이자 6번째 대회인 JTBC 파운더스컵에서 슈퍼루키 김효주가 우승을 차지하면서 코리언 돌풍 5번째 주인공이 됐다. 더욱이 김효주는 LPGA 공식 데뷔 3경기 만에 우승을 차지해 김효주 시대 개막을 알렸다.

 LPGA 데뷔 3경기 만에 우승, 세계랭킹 3위 압도
 아놀드 파머 축하메일로 달라진 위상…타이틀 경쟁 돌입

▲ <뉴시스>
김효주는 지난 23일(한국시간) 미국 애리조나 주 피닉스의 와일드 파이어 골프장(파72)에서 열린 LPGA투어 JTBC 파운더스컵(총상금 150만 달러·우승상금 22만5000달러) 최종 4라운드에서 5언더파 67타를 쳐 합계 21언더파 267타로 우승컵을 거머쥐었다.

이로써 김효주는 LPGA 공식 데뷔 3경기 만에 정상에 올랐고 지난해 9월 비회원으로 출전한 에비앙 챔피언십에서 LPGA 첫승을 거둔 후 6개월 만에 통산 2번째 우승컵을 손에 들었다.

이번 경기에서 김효주의 독주를 누구도 막아내지 못했다. 김효주는 2타차 선두였지만 한 순간에도 뒤집어질 수 있는 상황이었다. 더욱이 챔피언조에서 함께 경기를 한 경쟁선수는 세계랭킹 3위인 스테이시 루이스(미국)였다.

하지만 김효주는 강하고 침착했다. 특히 박빙의 승부였던 10번호(파4)에서는 보기를 기록하며 1타차로 쫓겼지만 흔들리지 않고 더 강한 집중력을 발휘해 이후 3개 홀에서 연속 버디를 잡아내는 기염을 토해냈다.

이에 루이스도 쉽게 무너지지 않고 응수했다. 16번홀(파4)에서 버디를 성공시키며 김효주를 1타차로 압박했다. 하지만 추격은 더 이상 허락되지 않았다. 마지막 18번홀(파4)에서 김효주는 두 번째 샷을 홀 부근에 붙였고 루이스의 볼은 버디 찬스로 여기기엔 다소 먼 곳에 떨어졌다. 결국 루이스의 버디 퍼트가 빗나가면서 승부는 갈렸다. 그러나 김효주는 이에 멈추지 않고 버디를 추가하면서 우승을 자축했다.

경기 후 김효주는 “너무 기쁘다. 기대했던 것보다 빨리 우승이 찾아왔다”며 “너무 치열했던 승부여서 우승을 생각할 겨를이 없었다. 10번홀에서 나무 위의 벌집 때문에 잠깐 경기에 영향을 끼치긴 했지만 오히려 이후 더 집중할 수 있었다. (루이스가) 최고의 선수이긴 하지만 어차피 한 타의 승부였고 흔들릴 필요는 없었다. 내 플레이에만 집중했다”고 소감을 전했다.

김효주의 우승소식에 살아있는 골프의 전설 아널드 파머가 이례적으로 우승 축하 메일을 보내와 달라진 김효주의 위상을 확인시켰다.

단숨에 신인왕포인트
3위로 껑충

파머는 “강력한 경쟁자를 상대로 매우 훌륭한 최종라운드 경기를 펼쳤다. 어린 나이에 두 번이나 LPGA투어에서 우승했다는 것에 깊은 인상을 받았다. 올 한 해 행운이 함께 하기를 바란다”고 격려했다.

이처럼 김효주가 데뷔 후 첫 우승을 알리면서 빅4 시대가 개막됐다. 지난해 LPGA투어는 박인비, 리디아고, 루이스의 빅 3체제였다. 하지만 김효주가 세계랭킹 3위인 루이스를 꺾으면서 단숨에 세계랭킹 4위에 올라 4강 체제를 구축했다고 전문가들은 분석했다.

물론 김효주의 세계랭킹 평균 포인트는 6.10으로 3위 루이스(9.30)와 아직 격차가 많지만 루이스가 아직 우승이 없다는 점과 앞으로 2~3승을 추가할 경우 빅 3체제마저 뒤흔들 가능성이 높아졌다.

더욱이 지난 27일부터 열린 KIA클래식에서 지난 한 주 휴식을 취한 세계랭킹 2위 박인비가 출전하면서 빅 4가 모두 출격해 이들의 대결이 골프팬들의 관심사로 떠올랐다. 특히 누가 먼저 2승 고지를 점령할지에 따라 순위가 크게 요동칠 것으로 보인다

이런 가운데 김효주는 진기록을 쏟아내며 타이틀 경쟁에도 돌입했다. 우선 김효주는 현재 평균 스코어 69.0타를 기록 최소타수상 부문에서 리다아고(69.25타)를 밀어내고 단숨에 1위에 올라섰다. 올해의 선수상 부문에선 리디아고가 63점을 1위 자리를 지키고 있고 박인비가 40점(4위), 루이스가 36점(5위), 김효주는 33점으로 7위에 랭크됐다.

상금랭킹에서는 김효주가 25만6372달러로 아직 7위에 머물러 있지만 LPGA투어를 다소 늦게 출발한 점과 상금이 가장 적은 3개 대회에서 번 것이라는 점에서 급상승할 가능성은 충분하다.

더욱이 생애 한번뿐인 기회인 신인왕 자리를 놓고 치열한 경쟁을 예고하고 있다.

우선 선두 주자는 김세영이 앞서고 있다. 김세영은 올 시즌 2번째 대회인 퓨어실크 바하마 클래식에서 우승을 하면서 단숨에 신인왕 후보에 올랐다. 또 이후 성적도 만족스러운 성과를 내고 있어서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김세영은 315점을 획득해 이 부문 1위에 올랐다.

그 뒤로는 태국의 골프 신동 아리야 주타누간이 올라 있다. 그는 평균 드라이브샷 274야드의 장타가 장기다. 주타누간은 올 시즌 5경기에 출전해 벌써 세 번이나 우승경쟁을 한 바 있다.

김효주는 신인왕 포인트 3위(233점)로 껑충 뛰어오르며 신인왕 1위 자리를 위협하고 있다.

이뿐만 아니라 김효주는 데뷔 세 번째 대회 만에 우승컵을 안으면서 역대 세 번째로 최단 기간 우승자가 됐다. 투어 최단 기간 우승 기록은 1951년 데뷔전인 이스턴 오픈에서 우승한 베벌리 핸슨(미국)이 갖고 있다. 2위는 캐리 웹(호주)으로 1996년 데뷔 두 번째 대회인 헤슬사우스대회에서 우승했다. 3위는 김효주를 포함해 신지애(2009년), 에이미 올컷(1975년), 루이즈 프리버그(2008년) 등 4명이다.

이밖에 6라운드 연속 60대타수를 기록 중이다. LPGA투어 최다 연속 60대 스코어를 낸 선수는 안니카 소렌스탐(스웨덴)으로 2005년에 14라운드 연속 60대 스코어를 작성했다.

뛰어난 집중력으로
빅 4시대 개막

김효주는 미국 무대 연착률에 성공하면서 이번 시즌의 돌풍으로 주목받고 있다. 특히 이번 대회의 그의 탁월한 경기력에 높은 평가가 쏟아지고 있다.

LPGA 홈페이지는 “압박감에도 김효주는 당황하지 않았다. 매우 솜씨있는 경기력을 보여줬다”고 극찬했다. 아쉽게 우승컵을 놓친 루이스도 “정말 흔들림이 없었다”고 손사래를 쳤다.

시즌 7번째 대회인 KIA 클래식 1라운드에서도 김효주는 상승세를 이어가며 탁월한 집중력과 경기력을 입증했다.

그는 지난 27일부터 미국 캘리포니아주 칼스베드 파크 하야트 아비아라 골프클러1(파72·6593야드)에서 열린 KIA 클래식(총상금 170만 달러) 1라운드서 버디 5개 1기 1개를 얻어 4언더 68타를 쳐 공동 7위에 올랐다. 특히 김효주는 페어웨이 안착률 85%, 그린 적중률 83% 퍼트수 28개로 샷, 퍼트에서 모두 안정감을 뽐내 특유의 침착함을 드러냈다.

통상 우승을 한 바로 뒤 대회에서 상승세를 이어가기는 쉽지 않다. 우승을 했다는 성취감과 심리적으로 동요되기 때문이다. 이에 우승 뒤에도 꾸준한 경기를 하는 선수는 박인비, 리디아고, 루이스 정도 세계 톱랭커들에 불과하다.

하지만 김효주는 루키시즌에도 불구하고 톱랭커들처럼 흔들림 없는 경기력을 선보이면서 명실상부한 빅 4 입성을 증명해냈다.

todida@ilyoseoul.co.kr

김종현 기자 todida@ily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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